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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근대던 유부남 상사가 준 시계, 몰카였다…한달반 생중계

[중앙포토]

[중앙포토]

#30대 여성 직장인 A씨에게 어느날부터인가 유부남 상사가 추근대기 시작했다. 하루는 탁상시계를 선물로 줬다. A씨는 선물받은 시계를 침실에 뒀다. 깜빡깜빡 불이 신경쓰였다. 결국 다른 장소로 시계를 옮긴다. 상사는 어떻게 알았는지 시계를 원치 않으면 돌려달라고 했다. A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시계가 몰카임을 알게 됐다. 한달반동안 A씨의 방은 생중계 되고 있었다.
 

HRW, 한국 디지털성범죄 보고서 발표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지난 15일 발표한 보고서에 담긴 디지털 성범죄사례다. HRW는 세계 여러 나라 중 한국만을 콕 집어 90쪽에 달하는 디지털 성범죄 사례 보고서('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를 냈다. 
 
이들은 '디지털 성범죄'를 피해자의 동의 없이 사진·영상을 촬영하거나 무단으로 유포하고, 조작·합성된 영상물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의 표적은 대부분 여성이고,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상대로 민·형사상 대응을 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피해자·전문가 등과 38회 인터뷰하고, 온라인 설문을 받아 사례를 구성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B씨는 사귀던 남자친구의 휴대폰의 사진첩을 보다가 이상한 사진을 발견한다. 여성들의 치마 속이나 엉덩이 등 사진 40~50장이 담겨 있었다. 자신의 사진도 4장이나 들어있었다. B씨는 경찰서를 찾아갔다. 남자친구는 적반하장이었다. 남자친구 측 변호사는 B씨가 휴대폰을 무단으로 뒤졌다며 합의하지 않으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HRW는 한국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유독 많은 이유에 대해 '뿌리 깊은 성 불평등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헤더 바 HRW 여성권리국 공동소장대행은 "한국의 형사사법제도 관계자들은 대부분이 남자이고, 디지털 성범죄가 매우 심각한 범죄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며 "피해자들은 사법제도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한 채 평생 이 범죄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2019년 살인사건과 강도사건의 불기소율은 각각 27.7%와 19%지만, 디지털 성범죄 사건의 불기소율은 43.5%에 이른다"며 "판사들도 낮은 형량을 부과하는데, 지난해 불법 촬영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의 79%가 집행유예·벌금형을, 52%가 집행유예만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대체로 형사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는 피해자들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형사소송이 끝날 때쯤이면 피해자들은 대체로 너무 지쳐 민사소송을 제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고 했다.
 
단체는 "한국 정부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며 여성혐오는 결코 수용될 수 없다'는 분명하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며 대응책을 촉구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여성가족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역할도 강조했다. 센터가 가해자 색출뿐 아니라 불법 촬영물을 지우는 기술적 지원, 피해자의 정서적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HRW는 이 모델을 발전시키면 다른 나라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대표적 '디지털 성범죄' 대응 모델일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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