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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도둑 누명 3년만에 벗었다, 억울한 20대 살린 '전화 한통'

절도 일러스트. 연합뉴스

절도 일러스트. 연합뉴스

“주운 지갑, 기사에게 줬는데도 절도범 몰려”

경찰의 압박 수사로 지갑 도둑으로 몰렸던 20대 취업준비생이 3년여 만에야 누명을 벗었다. 법원은 경찰이 관리 소홀로 영상증거를 삭제한 점과 "주운 지갑을 기사에게 줬다"는 여자친구와의 전화 통화내용 등을 토대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추적] 경찰, 증거영상 실수로 삭제하고도 검찰 송치

15일 대법원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모(25)씨는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최씨가 2019년 8월 버스 안에 떨어진 지갑을 훔친 혐의(점유이탈물횡령)로 1심에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은 지 1년 만이다. 지갑을 버스기사에게 주고도 전과자 신세가 될뻔한 최씨는 무죄확정 판결 후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들을 상대로 경찰청에 진정을 제기했다. 최씨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사건은 2018년 1월 25일 발생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집과 독서실을 오가던 최씨는 버스를 탔다가 한 승객이 두고 내린 지갑을 발견했다. 최씨가 버스 회차 지점에서 승객이 모두 내리고, 혼자 남아있을 때 지갑을 주웠다. 지갑에는 현금 8만원과 신용카드가 들어 있었다. 최씨는 버스 기사에게 지갑을 건넨 뒤 자신의 목적지에서 내렸다.
 
하지만 최씨는 8개월 뒤 황당한 일을 당했다. 2018년 9월 부산 남부경찰서에서 “버스에서 분실한 지갑을 챙긴 혐의(점유이탈물횡령)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출석을 통보했다. 
 
부산 시내버스. [사진 부산시]

부산 시내버스. [사진 부산시]

경찰 “지갑, 기사에게 준 장면 없다…영상은 실수로 삭제”

최씨는 경찰에서 ‘지갑을 주운 뒤 버스 기사에게 줬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경찰은 믿지 않았다고 한다. 최씨가 지갑을 줍는 장면이 찍힌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제시하면서 범인으로 몰았다는 게 최씨 측 주장이다. 경찰은 “최씨가 버스 기사에게 지갑을 주는 장면은 영상에 없었다”는 점에서 최씨가 지갑을 가져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최씨가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영상을 캡처한 사진만 갖고 있다며 공개를 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인 2018년 1월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했지만, 한 달 뒤 관리 소홀로 영상을 삭제했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지갑을 받은 기억이 없다’는 버스 기사의 진술과 최씨를 상대로 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온 점 등을 토대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경찰 의견대로 기소했고, 1심 재판부는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부산 남부경찰서 전경. [사진 부산경찰청]

항소심 재판부 “객관적 증거 없다” 무죄

이에 최씨는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의 손을 들어줬다. 최씨가 새로운 증거물로 제출한 녹취록이 무죄 판결을 내리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녹취록에는 최씨가 지갑을 줍자마자 여자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내가 (주운 지갑을) 돌려줄 방법이 없으니 버스 기사에게 줬다”라는 진술이 담겨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가 지갑을 가져갔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고, 녹취록을 보면 합리적 의심을 하기 어렵다”며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최씨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당시 대학 4학년이던 최씨는 수사와 재판의 부담 탓에 취업을 하지 못하다가 무죄가 확정된 지난해 말에야 수도권의 한 기업에 취직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당시 여러 정황상 유죄로 볼만한 여지가 충분했다”면서도 “영상 관리 소홀로 증거가 삭제돼 1심 판결이 뒤집혔다. 앞으로 수사에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완벽히 하겠다”고 해명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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