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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달까 말까” 국힘 “뗄까 말까” 둘 다 기본소득 갈림길 섰다

여권 대선주자 1위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술렁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여권 대선주자 1위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술렁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론은 여야 모두에 적잖은 파문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기본소득을 향후 대선공약 내지 당론으로 내걸지를 놓고 술렁인다면, 국민의힘은 당 정강·정책 1호로 명시된 ‘김종인표 기본소득’의 간판을 떼느냐 마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민주당의 기본소득 논쟁은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가 선명하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기본소득은 당론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재원대책 없는 기본소득은 허구”라는 이낙연 전 대표 역시 당론 채택은 시기상조란 입장이다. 박용진·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도 전면실시에 대해선 반대 입장이다.
 
지난 1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0 혁신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민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혁신위는 국가비전위를 설치해 정당 중심의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지난 1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0 혁신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민 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이날 혁신위는 국가비전위를 설치해 정당 중심의 공약을 개발해야 한다는 내용의 혁신안을 발표했다. 오종택 기자

‘당 중심’으로 대선 공약을 마련하자는 민주당 일각의 주장도 들여다보면 이재명표 기본소득에 대한 견제구 성격이 짙다. '친문'계 김종민 의원이 이끌던 민주당 혁신위에서는 ‘국가비전위’를 설치해 정당 중심으로 공약을 개발하자는 혁신안을 지난 1월 발표했다. 5·2 전당대회에선 친문 후보들이 ‘김종민 혁신안’에 힘을 실었고, 현 지도부에선 강병원·김영배 최고위원이 이런 입장이다. “집권 여당으로서 정책의 연속성을 당이 뒷받침해야 한다”는 게 근거다.
 
학계에선 민주당 강령 내 ‘중산층과 서민 소득증대’, ‘생애 맞춤형 소득지원정책’ 규정이 기본소득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진(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만약 이 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다면 당 강령도 수정해야 되는 것”이라며 “반면 국민의힘 정강·정책엔 기본소득이 서구에서 논의돼 온 문구 그대로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 당 정강정책에 명시된 '기본소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 일각에선 "오해를 살 수 있는 기본소득이란 용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최근 나온다. 중앙포토

국민의힘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 당 정강정책에 명시된 '기본소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당 일각에선 "오해를 살 수 있는 기본소득이란 용어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도 최근 나온다. 중앙포토

국민의힘 ‘기본소득 강령’으로 거론되는 건 김종인 전 위원장이 지난해 8월 만든 정강·정책 1조 규정이다. “국가는 국민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내용인데, 이 지사는 이 조항을 “설렁탕집을 욕하려면 설렁탕집 전문이라는 간판부터 내리라”(7일 페이스북)는 공격의 근거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 대선 주자와 윤희숙 의원 등 당내 경제통 의원을 중심으로 ‘반 기본소득’ 진용이 갖춰지고 있다. 이들은 당 정강·정책이 기본소득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성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도 당시 기본소득을 당장 도입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다만 보편적이란 인상을 줄 수 있는 기본소득이란 용어를 쓰면 안 됐고, 향후 용어 변경을 검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희숙 의원 역시 13일 통화에서 “정강·정책에 담긴 기본소득의 지향점이 전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퍼주는 방식이 아닌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향후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의힘의 스탠스를 가를 최대 변수다. 만약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정강·정책과 공약 등에 그의 생각이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아직 경제·복지 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통화에서 “무차별적인 선심성 복지에는 윤 전 총장이 선을 그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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