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존재감 낮추는 '유령외조'···전용기도 마다했던 메르켈 남편 [G7 배우자 열전②]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가 2021년 G7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가 2021년 G7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환영식에서 특히 주목받은 한 남성이 있었다. 김정숙 여사와 미국의 질 바이든 여사, 최근 결혼한 캐리 존슨 영국 총리 부인 등 퍼스트레이디들 곁에 선 퍼스트 젠틀맨, 요아힘 자우어(72)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로 꼽히는 앙겔라 메르켈(67) 독일 총리의 남편이다.
 
외신이 그의 등장에 주목한 건 각국 정상 배우자 중 홀로 남성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메르켈이 약 16년간 총리직을 수행하는 동안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 서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메르켈의 퇴임이 확실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자우어의 몸낮추기 기조가 바뀔 일은 없어 보인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는 “메르켈의 남편이 이례적으로 부인과 국제적 행사에 동행했다”고 보도했고, BBC도 “자우어가 메르켈 총리의 퇴임 전 함께 하는 마지막 행사일 것”이라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왼쪽 두 번째) 독일 총리와 캐리 존슨(왼쪽 세 번째) 영국 총리 부인이 인사하는 모습. 그 뒤에 요아힘 자우어와 보리스 존슨 총리(맨 오른쪽)가 서있다. 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왼쪽 두 번째) 독일 총리와 캐리 존슨(왼쪽 세 번째) 영국 총리 부인이 인사하는 모습. 그 뒤에 요아힘 자우어와 보리스 존슨 총리(맨 오른쪽)가 서있다. AFP=연합뉴스

 
행사에 참석은 했지만, 외신이 전하는 G7 관련 장면들에서 자우어의 뚜렷한 행보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배우자 동반 공식 환영식이나 캐리 존슨 여사가 주최한 배우자 프로그램 같은 필수 코스에만 등장했다.
 
이번뿐이 아니다. 자우어는 부인의 정치 활동과 관련해 잘 나서지 않기로 정평이 나 있다. 저명한 양자 물리·화학자이자 독일 훔볼트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자신의 연구와 관련된 것이 아니면 언론 인터뷰도 일절 하지 않는다. 정치 관련 질문을 받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G7 참가국 정상 배우자들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아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하이콘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남편, 김정숙 여사,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 아멜리 데르보드랑기앵 EU 이사회 상임의장 부인, 캐리 존슨 영국 총리 부인. [영국 총리실]

G7 참가국 정상 배우자들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아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하이콘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남편, 김정숙 여사,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 아멜리 데르보드랑기앵 EU 이사회 상임의장 부인, 캐리 존슨 영국 총리 부인. [영국 총리실]

 
부부가 함께 공식 석상에 함께 하는 경우도 드물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자우어가 1년에 딱 한 번 바이로이트의 오페라 축제에만 참석하는 것을 비꼬아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G7 정상회의에 함께한 것 역시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자우어는 종종 독일 언론의 비판 대상이 됐다. 특히 그가 부인의 총리 취임식에 불참했을 때 언론들은 “보이지 않는 분자 같은 사람”이라고 평할 정도였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005년 메르켈의 첫 취임식 날 그는 “너무 바빠 TV로 행사를 보겠다”고 했다고 한다. 언론들은 그의 성 ‘자우어’가 독일어로 ‘짜증 나게 하는’이란 뜻을 지닌 점에 착안해 비꼬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독일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에 함께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 부부. EPA=연합뉴스

지난 2017년 독일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에 함께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 부부. EPA=연합뉴스

 
하지만 실제론 메르켈과 이른바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 이상적인 배우자라고 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메르켈은 남편을 ‘생명과 같은 사람’ ‘최고의 조언자’ 등으로 불렀다. 두 사람은 독일 축구와 오페라, 음악가 바그너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부부를 아는 지인들도 자우어를 “재치있고 똑똑한, 메르켈에게 가장 이상적인 상대”라고 평했다고 한다. 
 
특히 그의 검소한 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메르켈 총리와 이탈리아로 함께 떠날 때 정부 전용기 대신 저가 항공사 비행기를 따로 타고 간 일화도 유명하다. 로이터통신은 “부인이 유로존의 경제 위기를 타개할 오랜 싸움을 했기 때문에, 자우어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영역에 남는 것을 선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는 독일 축구와 오페라, 음악가 바그너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남편 요아힘 자우어는 독일 축구와 오페라, 음악가 바그너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자우어는 메르켈의 두 번째 남편이다. 메르켈은 1977년 같은 대학을 다니던 물리학자 울리히 메르켈과 결혼했다가 82년 이혼했다. 전 남편의 성인 메르켈을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자우어와는 베를린의 국립 과학아카데미에서 근무하던 중인 81년에 처음 만났고, 98년에 결혼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