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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 그린 한국계 감독 저스틴 전, 제2 미나리 도전

저스틴 전(맨 오른쪽) 감독이 각본·주연을 겸한 영화 ‘블루 바유’.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저스틴 전(맨 오른쪽) 감독이 각본·주연을 겸한 영화 ‘블루 바유’. 올해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칸 발표를 라이브로 보며 행복했어요. 이 영화를 만든 이유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게 중요했거든요. 미국에선 9월 17일 극장 개봉하는데 어떻게든 미국 입양아들의 삶을 알려서 관련 정책과 법이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시민권 없어 추방되는 현실 다룬
‘블루 바유’로 칸영화제 초청돼

‘국’ 등 작품서 한인 정체성 추적
윤여정 출연 ‘파친코’ 공동연출도

미국 내 한인 입양아의 아픔을 그린 영화 ‘블루 바유(Blue Bayou)’로 다음 달 열리는 제74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재미교포 2세 저스틴 전(한국 이름 전지태·40) 감독의 말이다. 아내·딸과 하와이에 사는 그를 9일 화상통화로 만났다.
 
올해 한국영화는 한재림·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각각 칸 영화제 비경쟁·칸 프리미어 부문에 호명됐지만, 공식 경쟁부문 진출은 불발했다. 경쟁부문의 하나인 주목할만한 시선에선 재미교포 감독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미국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은 저스틴 전과 코고나다 감독이 생애 첫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코고나다는 콜린 파렐 주연 로봇 SF ‘애프터 양’으로 초청됐다. 두 감독은 윤여정·이민호 등이 출연하는 애플TV플러스 드라마 ‘파친코’도 공동 연출한다.
 
전 감독은 영화 ‘트와일라잇’ ‘무법도시’ 등 배우로 활동하다 2014년 코미디 영화 ‘맨 업’으로 연출 데뷔했다. 1992년 LA폭동을 그린 선댄스 넥스트 부문 관객상 수상작 ‘국’, LA 한인 남매의 아버지 부양 문제를 담은 ‘미쓰퍼플’ 등에서 한인 정체성을 주로 다뤘다.
 
네 번째 장편 ‘블루 바유’는 각본·주연을 겸했다. 한국계 입양아 안토니오(저스틴 전)를 통해, 미국에서 평생 살고도 시민권을 못 얻어 강제 추방되는 현실을 그렸다. 전 감독은 “가까운 친구 중 입양아가 많다. 마음이 너무 아파 4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썼다”고 했다.
 
영화는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서 연인 캐시(알리샤 비칸데르)와 캐시가 데려온 딸까지 함께 가족을 꾸리려던 안토니오가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 내용이다.
 
영화 제목은 미국 가수 린다 론스타트의 1977년 동명 히트곡에서 따왔다. “아기를 두고 온 후 걱정되고 외롭다”는 내용의 가사로 시작되는 곡이다.
 
영화 ‘트와일라잇’에 주인공 벨(왼쪽부터)의 친구로 출연한 전 감독. [사진 판씨네마]

영화 ‘트와일라잇’에 주인공 벨(왼쪽부터)의 친구로 출연한 전 감독. [사진 판씨네마]

“시나리오를 쓸 때 아내가 임신한 상태였어요. 아내는 러시아 백인이죠.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아이 인생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 하며 썼어요. 제가 만든 영화들은 되게 사적이고, 한국하고 미국하고 섞이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제 진심이니까요. 한국인의 정서엔 한(恨)하고 정(情)이 섞여 있지요.”
 
화상통화 간간이 딸 아일라니(한국 이름 예나·3)가 전 감독에게 “아빠 우유 줘!”라며 한국말로 보채는 소리가 들렸다.  
 
“영화는 왜 만드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이번에 직접 주연한 것도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서”라고 했다. 미국에선 2000년 이후 입양 시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하도록 법이 마련됐지만 2000년 이전 입양아들은 양부모가 무관심한 경우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영화가 끝났다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만약 이 영화가 성공하고 제가 법률을 바꾸자고 목소리를 내게 되면 영화의 얼굴인 배우한테도 책임이 생기잖아요. 직접 주연해 제 심장을 100% 쏟고 만약 잘 안 돼도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죠.”
 
그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경영학과 1학년을 마친 여름 실리콘밸리에서 인턴십을 했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이후 2년제 연기 학교에 등록했다. “그간 꼬인 감정들, 동양인으로 미국에서 자라며 받은 상처를 연기로 표현하며 너무 시원했죠. 아버지도 그게 네 행복이면 알아서 하라고, 막진 않았어요.”
 
그의 아버지는 1960년대 충무로에서 아역 배우로 활동한 전상철씨다. 1979년 미국 이민 후 LA에 신발가게를 운영했다. LA에서 신발가게를 하는 한인 형제와 이웃 흑인 소녀의 우정을 그린 그의 전작 ‘국’에는 아버지가 편의점 사장 역할로 나오기도 했다.
 
‘국’에서 주연을 겸한 전 감독(왼쪽부터)과 함께 출연한 아버지 전상철씨. [사진 디아스포라 영화제]

‘국’에서 주연을 겸한 전 감독(왼쪽부터)과 함께 출연한 아버지 전상철씨. [사진 디아스포라 영화제]

‘국’은 “서로 대화하게 만드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전 감독의 작품관이 뚜렷하게 담긴 대표작. 영어 제목도 한국말 그대로 발음한 ‘Gook’이다. 나라를 뜻하는 한자 ‘국(國)’에서 따왔지만, 미국에선 아시아계를 비하하는 은어로 쓰인다.
 
“제가 들은 얘기론 한국전쟁·월남전 때 미군한테 ‘미국’ ‘미국사람’이라 한 걸 ‘미(me·나)국’이라는 줄 알았다는 거예요. 미국에서 한국사람·베트남 사람 공격할 때 ‘유, 국(You, Gook)’이라고 하거든요. 근데 우리나라 말을 왜 창피해해야 하느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에서 흑인 여자애가 ‘국’이라고 낙서하자, 한인 주인공이 ‘나라’라는 한국말 의미를 얘기해줘요. 미국 개봉 당시엔 영화도 안 보고 제목만으로 공격하는 한인들도 있었죠. 백인들도 제목을 말하지 못했어요. 왜 불편한지 우리 대놓고 이야기해보자, 하고 싶었죠.”
 
“1990년대 한국영화 르네상스 때 작품들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감독님도 많다”는 그는 ‘파친코’를 함께한 윤여정에 대해 “정말 훌륭한 배우고 같이 해서 영광이었다”고 했다. “영화 ‘박열’ ‘사냥의 시간’의 배우 이제훈씨와도 같이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한마디로 ‘연기파’라 느꼈어요. 김혜수 배우도 풍기는 인간미가 너무 좋아 같이 해보고 싶고요. 요즘 한국이란 나라, 한국영화가 존경받게 돼서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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