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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일대일로에 맞설 '바이든표 B3W'…"유럽은 생각 다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2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콘월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2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영국 콘월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계획에 맞서는 새로운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 구축을 제안했다. 

바이든, G7에 저개발국 인프라 지원 제안
中 일대일로에 美 처음으로 직접 도전
"유럽 일부 국가 같은 생각인지 불분명"
독·EU, 中 수출·투자 계약 깨질까 우려

 
미·중 간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이 민·관 파트너십을 통해 개도국에 개발자금을 지원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아보자는 구상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해 미국이 직접적인 도전 의사를 밝히고 서방 동맹과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하지만 G7 내에서 완전한 합의에 이르렀는지는 불분명하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글로벌 인프라 구상인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 출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독일과 이탈리아, 유럽연합(EU) 등 일부 G7 회원국은 미국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견해를 재빨리 지지한 나라로 영국, 캐나다, 프랑스를 꼽았지만, 다른 나라 입장이 무엇인지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대일로, 2013년 출범 시진핑 역점 사업 

일대일로는 중국 정부가 전 세계 저개발국에 새 도로와 철도, 항만, 통신망 건설을 위해 수천억 달러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부터 중국과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해상 실크로드사업으로 추진한 해외 대출·투자 프로젝트다.
 
중국은 이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유럽까지 세계 100여 개국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G7 일원인 이탈리아가 2019년 중국과 일대일로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다.
 
미국은 중국의 사업 운영 방식이 불투명하고 강압적이며, 민주적이고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중국으로부터 자금과 기술을 지원받으면서 경제와 안보를 중국에 의존하게 되고, 중국 국영기업들이 불공정한 방식으로 사세를 키우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에 맞설 대안으로 B3W를 전격 제안한 것이다.  
 
B3W는 시 주석의 대표 사업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은 사업명을 대선 공약인 미국 내 인프라 건설 사업 '더 나은 건설(Build Back Better)'에서 따왔다. 약자 B3W는 일대일로의 영문명 'Belt-and-Road Initiative'의 머리글자를 딴 BRI를 연상케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중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했다. [AFP=연합뉴스]

중국, 파트너냐 안보 위협이냐 의견 갈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제안이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G7 국가들이 중국의 급부상과 행동에 대한 우려는 공유하지만, 대응 방법에 대해 의견 대립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들은 대체로 중국이 국영기업을 키우고, 항만 네트워크를 만들고, 화웨이를 통해 상당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통신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해외 투자전략을 이용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중국을 파트너로 볼 것인가, 또는 경쟁자나 안보 위협으로 인식해야 하는가를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고 한다.
 
NYT는 이날 오전 세션에 참석했던 미국 관료를 인용해 "중국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미국과 유럽 국가 간 분명한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 EU는 중국과의 막대한 무역 및 투자 계약을 위태롭게 하는 것과 새로운 냉전 구도가 만들어지는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언론 "자동차 수출 독일, '이웃' 일본 미온적"

중국에 자동차 수백만 대를 수출하는 독일은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이 역효과를 나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2019년 중국과 일대일로 참여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G7 가운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지난 4월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이 같은 우려를 전달했다고 WP는 전했다.
 
AP통신은 "모든 유럽 강국이 바이든 대통령만큼 중국을 냉혹하게 본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중국에 대해 좀 더 철저한 검토를 하려는 의향이 있다는 신호는 있다"고 평가했다.
 
당장 B3W가 어떻게 작동하고 궁극적으로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뤄질지는 당장 분명하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B3W를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재정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신장 위구르 강제 노동 규탄도 촉구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중국 신장 위구르족과 소수민족을 이용한 중국의 강제노동 관행에 대해 공개적으로 규탄하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반영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 유럽 국가는 중국과 분열을 우려해 주저한다며 G7 차원에서 이런 조처를 할지는 불분명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는 민주주의 국가와 독재국가 간 대립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러시아 같은 권위주의 정부에 맞서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게 바이든 외교 정책의 골자다.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3일 발표되는 공동 선언문에 중국에 대한 대응이 어떤 표현으로 담기느냐가 바이든의 서방 동맹 외교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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