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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당뇨 치료 중 과로로 합병증, 산재 인정받을까

기자
정세형 사진 정세형

[더,오래] 정세형의 무전무죄(43) 

 
지난 2월부터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백신을 접종한 이후 이상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30일까지 이상반응 신고는 1428건에 달한다. 그중 사망까지 이어진 경우도 59건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신규 백신이라 접종 후 이상반응이 백신 때문에 생긴 것인지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인과성이 불충분한 경우에도 중증환자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의료비지원사업이 지난 5월 17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이상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그 인과성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인과관계 입증은 사건이나 분쟁의 해결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사진 pixabay]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이상 반응을 보이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만, 그 인과성을 밝히기는 쉽지 않다. 인과관계 입증은 사건이나 분쟁의 해결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사진 pixabay]

 
어떤 일이 있고 난 뒤 특정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해서 결과의 원인이 그 일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즉, 선후관계와 인과관계는 엄연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인과관계 입증은 사건 내지 분쟁의 해결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인과관계 인정 기준을 획일적으로 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과관계는 개개의 사안에 따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실무에서는 인과관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대법원 판례를 통해 살펴보자.
 
우선, 흔히 산재라고 부르는 산업재해. 이러한 산업재해에 대비해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사망하면 유족에게는 유족급여와 장의비가 지급된다. 그런데 업무 중 사고로 인한 경우에 비해 질병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에는 아무래도 그 인과관계 판단이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 과중 등의 원인으로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여부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는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질병’의 경우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업무상 질병을 통상적으로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합병증도 이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 그 합병증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다.
 
질병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 업무와 인과관계 판단이 쉽지는 않다. 대법원에서는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과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 pixabay]

질병으로 인해 사망한 경우 업무와 인과관계 판단이 쉽지는 않다. 대법원에서는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과 겹쳐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 pixabay]

 
다음으로, 교통사고를 살펴보자.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문제 중 하나다.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하게 되는 경우 입원비도 당연히 손해배상의 범위에 포함된다. 만일 일반병실이 아니라 특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경우는 어떨까.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를 살펴보자. 교통사고 피해자가 일반병실에 입원하지 않고 특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음으로써 추가로 부담하게 되는 입원료는 다른 환자들에 대한 감염의 위험성이 높다는 담당 의사의 진단소견에 따라 부득이 특실로 옮겨 진료를 받게 되었다거나 당해 치료행위의 성질상 반드시 특실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아야만 할 필요성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그 교통사고와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
 
교통사고의 경우 1차 사고에 그치지 않고, 뒤따라오던 차량에 의해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선행차량이 사고 등의 사유로 주행차로에 정지해 있는 사이에 뒤따라온 자동차에 의해 추돌사고가 발생한 경우 선행차량 운전자의 과실과 2차 사고로 인한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문제된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선행차량 운전자가 정지 후 시간적 여유 부족이나 부상 등의 사유로 자동차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거나 표지의 설치 등 안전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선행사고로 주행차로에 차량이 정지되게 한 데에 그 운전자의 과실이 있다면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후행 추돌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도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가해자의 가해 행위, 피해자의 손해 발생, 가해 행위와 피해자의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증명 책임은 청구자인 피해자가 부담한다. 그런데 대기오염이나 수질오염 등에 의한 공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의 경우는 다르다. 이러한 경우까지 피해자에게 사실적인 인과관계의 존재에 관해 과학적으로 엄밀한 증명을 요구하는 것은 공해로 인한 사법적 구제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경제적으로 피해자보다 가해자에 의한 원인조사가 훨씬 용이한 경우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는 손해발생의 원인을 은폐할 염려가 있다. 이와 같은 사정 때문에 대법원에서는 가해자가 어떤 유해한 원인물질을 배출하고 그것이 피해 물건에 도달해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가해자 측에서 그것이 무해하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가해행위와 피해자의 손해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경우에 적어도 가해자가 어떤 유해한 원인물질을 배출한 사실, 유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한도를 넘는다는 사실, 그것이 피해물건에 도달한 사실, 그 후 피해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가 여전히 부담한다.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다. [사진 unsplash]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다. [사진 unsplash]

 
마지막으로, 불법행위와 변호사 비용과의 인과관계가 문제되는 경우가 있다.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상대방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변호사를 선임할 일도 없었을 테니 변호사 비용 역시 상대방의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채무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해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은 채권자가 자신의 권리 보호를 위해 부득이하게 외국에서 소송을 제기하고 변호사 비용을 지출한 경우 상당한 범위 내에서의 변호사 보수액은 상당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있다. 또 상표권 침해로 인해 피해의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부득이 상표권침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지출한 변호사 비용 중 일부에 대해 상표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손해라고 인정한 대법원 판결도 있다.
 
하지만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 법제 아래에서는 손해배상청구의 원인이 된 불법행위 자체와 변호사 비용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할 수 없다. 변호사 비용을 그 불법행위 자체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원칙적인 대법원 판례라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불법행위와 변호사 비용 지출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을 진행하고 승소한 경우에는 변호사 비용을 일정 부분 돌려받을 수 있다. 즉 어떤 사건에서 판결이 선고되는 경우에는 변호사 비용을 비롯한 인지액, 송달료 등의 소송비용을 소송 당사자 중 누가 얼마만큼의 비율로 부담하는지도 판결 내용에 포함되는데, 이를 기초로 소송비용액확정 신청을 하면 대법원 규칙 등이 정한 기준에 따라 변호사 비용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변호사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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