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공기업, 문 정부서 영업익 70% 줄고 인건비 21% 늘었다

‘빈(空) 기업’ 된 공기업〈상〉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의 영업이익이 70%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임금·복리후생비·퇴직급여 등 직원들에게 주는 ‘인건비’는 20.6%나 늘었다. 수익은 줄어드는데 돈 쓸 곳은 계속 늘리는 비효율적 경영이 4년간 이어졌다.
 

적자 기업, 5개서 17개로 급증
공기업 인건비는 10조→12조로 증가
채용 늘리고 대규모 정규직화 영향
작년 적자 낸 15곳선 성과급 주기도
“낙하산 CEO들, 노조 눈치보기 급급”

10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문 정부 출범 전인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6개 전체 공기업의 경영정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공기업 실적 악화와 함께 문 정부가 밀어붙인 정규직 전환 정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르면 공기업의 영업이익은 2016년 총 27조6255억원에서 지난해 8조3231억원으로 69.9%나 줄었다. 4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 적자를 낸 공기업 수도 같은 기간 5개에서 17개로 크게 늘었다. 상품·서비스를 판매했지만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과적으로는 손해를 본 공기업이 4년 새 3배 이상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7개 에너지 공기업의 실적이 악화된 여파가 컸다. 2016년만 해도 전체 공기업 영업이익의 3분의 2 이상(69%)을 책임졌던 곳이다.  
 

‘탈원전 직격탄’ 7개 에너지 공기업, 4년 새 영업익 14조 급감

 
하지만 4년 새 영업이익은 19조675억원에서 5조3074억원으로 72.2%나 급감했다. 국제 연료 가격 상승 같은 외부적 요인에 탈(脫)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탓이다.
 
줄어드는 공기업 영업이익.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줄어드는 공기업 영업이익.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관련기사

만성적인 운임 손실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철도공사, 해외 자원 개발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은 대한석탄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해양환경공단 등은 4~5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레저 수요가 줄면서 강원랜드·마사회·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적자로 돌아섰다.
 
부수적인 사업 활동에서 발생한 ‘영업 외 손익’을 포함한 당기순이익은 더 심각하다. 2016년 9조원에 달했던 36개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6000억원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 공시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공기업 인건비는 해마다 늘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기업 인건비는 해마다 늘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반면에 이들 36개 공기업의 인건비는 2016년 9조7730억원에서 지난해 11조7888억원으로 2조15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공기업의 임직원 수가 12만6972명에서 15만79명으로 18.2% 늘어났기 때문이다. 민간의 고용 창출 능력이 떨어지자 공기업이 신규 채용을 늘렸고, 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0)’ 공약대로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 공기업의 부채 규모도 363조원에서 397조9000억원으로 9.6% 불어났다.
 
“문 정부, 공기업 개혁 시늉조차 안 해” 
 
추경호 의원은 “정권의 치적 쌓기에 공기업을 동원한 것이 결국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면서 “탈원전·정규직화 등을 떠안은 공기업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공공 서비스의 질 저하와 국민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이어 “과거 정부에선 계속 공기업 개혁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이 정부에서는 그런 시늉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공기업은 공공성이 강하면서 거액의 고정 자본이 필요한 사업을 위해 정부가 세운 기업이다. 국가가 보장한 독점적 시장지배를 바탕으로 수익을 낸다. 그래야 국민에게 계속 질 좋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손실이 나면 이는 결국 국민의 세금으로 공기업의 적자를 메워야 한다. 정부가 350개 공공기관에서 36개를 떼어내 시장형·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한 배경이다.
 
하지만 문 정부 들어 공기업의 실적은 추세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무리한 정부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 전가와 함께 ‘정권 코드’가 경영 평가의 최대 기준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기업 부채도 증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공기업 부채도 증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기업은 공공성과 경제성을 함께 달성해야 하는 조직인데, 지금 정부는 공기업 경영 평가 시 신규 채용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같은 공공성 지표에 더 많은 배점을 부여했다”며 “이를 잘 따르면 높은 평가 등급을 얻는데, 굳이 실적 개선과 경영 효율성에 신경 쓸 유인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문 정권은 1년 뒤 물러나면 그만이지만 누적된 공기업의 부실은 다음 정권은 물론 미래 세대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실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을 보면 일자리 창출,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등으로 구성된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이 가장 많은 24점의 배점을 차지한다. 이는 문 정부 들어 새로 만든 평가 항목이다.
 
반면에 회사 경영의 기본이 되는 ‘조직·인사·재무관리’는 7점, 방만 경영과 직결되는 ‘보수 및 복리후생 관리’는 8.5점이다. 2016년에는 해당 항목의 배점이 각각 16점·12점이었다. 결국 손실이 발생하고 비용이 늘어나도 ‘사회적 가치 구현’ 항목에서 점수를 잘 받으면 높은 평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경영난이 심화하고 빚더미는 커지고 있는데,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 1조6000억원을 들여 공대를 신설하는 한전,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경영난 심화에도 직원 연봉 매년 뛰어 
 
공기업 직원의 평균 연봉은 2016년 7839만원에서 지난해 8155만원으로 해마다 뛰었다. 기관장 평균 연봉도 계속 올라 2억1512만원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적자를 낸 공기업 15곳에서는 성과급을 임직원 1인당 평균 1408만원 지급하는 일까지 나왔다. 전년도 실적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고 하지만 민간기업에서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김광두(서강대 석좌교수)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코로나19로 기업·가계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을 고려할 때 공기업의 이런 행태는 이해하기 힘들다”고 짚었다.  
 
김 원장은 이어 “낙하산으로 내려온 최고경영자(CEO)는 권력과 노조의 눈치를 보지, 경영에 대한 책임 의식은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공공성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에는 경쟁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적인 인사가 CEO로 임명돼 외부에 흔들리지 않고 자율 경영을 펼칠 수 있게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손해용·조현숙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