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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공개행보 나선 시점에 수사, 야당 “묘하기 그지없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한다. 지난 9일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윤 전 총장. 우상조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한다. 지난 9일 우당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한 윤 전 총장. 우상조 기자

본격 대선 행보를 눈앞에 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라는 복병을 만났다. 공수처가 지난 4일 윤 전 총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정식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10일 알려진 것이다.
 

송영길 최근 “검증파일 모으고 있다”
공수처 수사에 정치적 배경설도
야당 “윤석열 죽이기, 우리가 지켜야”
윤, 국민의힘 입당 빨라질 지 관심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수사 착수 소식이 알려진 뒤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입건 대상인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이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등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이 법률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인 까닭이다. 한 전 총리 관련 사건은 지난해 12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로 징계위원회가 열렸을 때 이미 무혐의로 결론났고, 징계 사유로 적시됐던 재판부 불법 사찰 의혹은 지난 2월 서울고검이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런 만큼 윤 전 총장 측이 나서서 공식 대응을 해봐야 오히려 논란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의원은 “시민단체가 고발했으니 당연한 절차로 입건한 것으로 보인다”며 “윤 전 총장과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있다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충돌했을 때 이미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수처의 수사 착수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윤 전 총장을 고발한 건 각각 지난 2월 8일(옵티머스 사건 관련)과 3월 4일(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인데 왜 지금 공수처가 나서냐는 의문이다.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윤 전 총장은 3개월여 잠행을 하다가 지난 9일 사실상 처음으로 공개 정치 행보를 했다.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의 기대를 경청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며 앞으로 활동을 늘려가겠다는 암시를 했다. 그런데 다음 날인 10일 공수처가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10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김진욱 공수처장. [연합뉴스]

10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김진욱 공수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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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공개적으로 “윤석열 검증 파일을 모으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송 대표는 이날도 라디오에서 “파격적으로 승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발탁돼 은혜를 입었다. 그런데 배신하고 야당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은 도의상 맞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런 일련의 흐름으로 봤을 때 공수처 수사에 모종의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공수처가 별건수사에 나설 경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수사가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에선 이미 “‘윤석열 X 파일’이 있다”는 식의 다양한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최근 주간지에 “여의도 정가에 ‘윤석열 파일’이 등장했다고 한다”며 “‘검사 윤석열’의 비위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기고문을 쓰기도 했다.
 
이날 수사 착수 소식에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죽이기다. 우리가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1호 사건 하나 선정에도 세 달 넘게 걸렸던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이 모습을 드러낸 지 하루 만에 수사에 나선다고 밝혔다니 묘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공수처 수사 착수를 계기로 그간 입당설이 돌았던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성이 더 가까워질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앞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한 여권의 공세는 계속 이어지지 않겠느냐”며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나가려면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본인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대변인 역할을 할 공보 담당자로 이동훈(51)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선임했다.  
 
허진·김기정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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