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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필 데뷔 김선욱 “지휘자·단원·스태프 완벽, 정말 즐거웠다”

5일(현지시간) 베를린 필하모닉과 처음으로 협연한 피아니스트 김선욱. [디지털콘서트홀 캡처]

5일(현지시간) 베를린 필하모닉과 처음으로 협연한 피아니스트 김선욱. [디지털콘서트홀 캡처]

“정말 전혀 긴장 안 했고요, 되게 좋았고 정말 재미있었어요.”
 

“까다로운 진은숙 피아노 협주곡
오케스트라는 처음, 난 열번째 연주
내가 원하는 템포·방향으로 진행”

방금 연주를 마친 피아니스트 김선욱(33)은 전화 인터뷰에서 만족스러워했다. 5일 오후 7시(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 사카리 오라모과 협연한 직후였다. 베를린 필하모닉은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이 거쳐 간 세계 최고의 악단 중 하나. 김선욱의 말처럼 “음악 하는 사람 중 협연을 꿈꾸지 않는 이 없는 오케스트라”다. 김선욱에겐 베를린필 데뷔였다. 2006년 리즈 콩쿠르에 18세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알려진 후 15년 만에 베를린필과 첫 협연했다.
 
“진짜 잘하더라고요. 단원들의 음악에 대한 지식, 좋은 지휘자랑 좋은 연주를 많이 해본 경험이 눈에 보였어요.” 김선욱은 무대에서 까다로운 곡을 연주했다. 한국 태생 작곡가 진은숙의 피아노 협주곡. 4악장에 20여분 되는 짧은 작품이지만 피아노는 음표를 쏟아내며 잠시도 쉬지 못하고, 현악기·관악기·타악기는 경연하듯 까다로운 음정과 리듬을 소화해야 했다. 베를린필의 온라인 사이트인 디지털 콘서트홀에서 유료 생중계됐다.
 
김선욱

김선욱

진은숙은 이번 공연을 소개하는 예고 영상에서 “피아노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전체도 독주자처럼 연주해야 하는 곡이라 어려워서 거의 연주되지 않는 곡”이라고 했다. 베를린필은 진은숙의 곡을 여러 번 연주했다. 위촉곡 ‘코로스 코르돈’(2017년)을 비롯해 첼로 협주곡(2014년), ‘말의 유희’(2011년) 등 진은숙의 작품을 꾸준히 다뤘지만 1997년 완성한 피아노 협주곡은 이날 공연이 처음이었다.
 
김선욱에게는 이번이 열 번째 진은숙 협주곡 연주였다. 2013년 스웨덴에서 처음 연주했고 2014년엔 서울시향과 함께 음반을 녹음했다. 김선욱은 “베를린필과 베토벤이나 브람스를 연주했다 생각해보라. 말도 못하게 부담이 됐을 터지만, 진은숙 작품은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모두 처음인데 나만 연주해본 곡이었다. 내가 원하는 템포, 음악적인 방향, 만들고 싶은 그림을 처음부터 끝까지 주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긴장감 없이 무대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다.
 
‘꿈의 무대’에서 연주하는 김선욱의 얼굴에도 기쁨이 드러났다. “되게 즐거웠다.” 그는 “오케스트라 모든 단원, 지휘자, 스태프들이 완벽하게 준비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전 연주 땐 이 곡을 연습할 때 단원 중 몇 명이 꼭 지휘자나 작곡가에게 와서 ‘이 부분은 연주 못 한다’고 상의하곤 했지만, 베를린필은 그런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김선욱과 베를린필은 20분짜리 곡을 세 번에 걸쳐 6시간 정도 연습하고 무대에 올랐다고 했다.
 
김선욱은 “현존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매력의 정점을 느꼈다”고 했다. “모차르트·베토벤 같은 고전 작곡가는 이미 합의된 지점이 있어 연주가 획일적이다. 하지만 현대음악은 그 기준이 없고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제까지 연주 열 번이 다 달랐다.”
 
앙코르로는 브람스 인터메조(작품번호 118-2)를 들려주며 21세기 음악과는 또 다른 면모를 청중에게 소개했다. 김선욱은 “연주 전 몇몇 단원이 앙코르곡은 뭔지 물어보더라. 현대 음악이 아닌 곡을 어떻게 치는지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베를린필은 이번 연주 등 진은숙의 작품만 담은 음반을 2년 후 발매할 예정이다.
 
김선욱은 “기분이 정말 좋지만, 오늘까지일 듯”이라며 “내일부터 지휘 걱정”이라고 했다. 지난 1월 KBS교향악단과 지휘자로 데뷔한 김선욱은 7월 29일 KBS교향악단을 다시 지휘하며 슈베르트 9번 교향곡으로 두 번째 무대에 오른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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