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이철재 기자 사진
이철재 중앙일보 국방부 출입기자

'中과 혈투' 인도 비장의 무기…한국산 K9 자주포 100문 샀다

 
202X년 히말라야 자락. 인도 육군의 포병 진지로 포탄이 날아왔다. 국경분쟁이 격해지자 중국 인민해방군이 기습한 것이다. 인도군은 자주포인 K9 바즈라를 긴급히 가동했다. 그리곤, 포탄을 먼저 쏜 중국군의 자주포인 PCL-181을 향해 반격을 날렸다.

이철재의 밀담

 
가상 시나리오다. 그러나, 현실에선 곧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히말라야에서 인도의 K9 바즈라와 중국의 PCL-181 사이 대결 말이다.


“인도 육군의 찬디 프라사드 모한티 참모차장이 라다크를 찾아 안보 상황을 점검했다.”

 
인도 육군이 지난달 라다크에 배치한 자주포 K9 바즈라. 인디언 디펜스 뉴스

인도 육군이 지난달 라다크에 배치한 자주포 K9 바즈라. 인디언 디펜스 뉴스



인도의 군사 전문 매체인 인디언 디펜스 뉴스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사진 한 장과 함께 올린 뉴스다. 사진엔 승무원이 자주포 앞에 서있다. 인디언 디펜스 뉴스는 “K9 바즈라가 보였다”고 덧붙였다.
 
 
 

히말라야에서 인도ㆍ중국의 무력 증강

라다크는 지난해 인도와 중국이 국경분쟁을 일으킨 곳이다. 양국군은 몽둥이를 들고 난투극을 벌였다. 자세한 피해 상황에 대해서 두 나라 모두 입을 다물었다. 러시아의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인도군 20명, 중국군 45명이 사망했다.
 
한국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자주포 K9의 기동과 사격. 국방부

한국 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자주포 K9의 기동과 사격. 국방부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씨는 “최근 인도와 중국이 라다크 지역에 무기를 증강 배치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신장군구는 지난달 25일 단거리 대공 미사일인 HQ-17A, 122㎜ 다연장 로켓인 PHL-11, 지뢰방호차량(MRAP)인 CSK181을 공개했다고 영국의 군사 전문 매체인 제인스가 보도했다. 신장은 라다크와 맞닿아 있다.
 
중국이 신장에서 군사력를 키우는 것은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게 인도의 해석이다.  
 
최현호씨는 “라다크는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곳이라 항공기가 뜨기 힘들고, 탱크가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며 “라다크에선 포병이 결국 승패를 가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인도가 중국에 맞불을 놓기 위해 라다크에 가져다 놓은 비장의 무기가 K9 바즈라다.  
 
K9 바즈라는 한국 한화디펜스가 만든 자주포 K9의 인도 수출형이다. 인도는 K9 100문을 도입했다. 바즈라(Vajra)는 K9의 별명인 천둥의 힌디어다. 불교에서 제석천이 아수라를 무찌를 때 쓰는 무기인 금강저란 뜻도 있다.  
 
인도와 중국가 라다크에서 전면 충돌이 일어날 경우 인도 육군의 K9 바즈라는 인민해방군 육군의 PCL-181과 일합을 겨뤄야 한다.
 
 

무겁지만 단단한 K9, 가볍고 빠른 PCL-181

두 자주포를 비교해 보자. 가장 큰 차이점은 K9 바즈라는 탱크와 비슷한 궤도형이고, PCL-181은 트럭에 포대를 올린 차륜형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신장군구에 배치한 자주포인 PCL-181 기동과 사격., 유튜브 dd luciferdd 계정 캡처

중국 인민해방군이 신장군구에 배치한 자주포인 PCL-181 기동과 사격., 유튜브 dd luciferdd 계정 캡처



박찬준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위원은 “인도가 점유하는 히말라야는 교통이 불편한 데 비해 중국은 서부 개발을 한다며 도로망을 많이 깔았다”며 “중국은 유사시 히말라야로 급파하기 위해 기동성을 높인 차륜형 자주포를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9 바즈라는 무게 47t에 길이 12m, 넓이 3.4m, 높이 2.73m다. 승무원은 5명. PCL-181은 무게 25t에 길이 6.5m, 넓이 2.66m, 높이 3.6m다. 승무원은 K9 바즈라보다 1명 더 많은 6명이다. 상대적으로 PCL-181이 작고 가볍다. 최대 속도는 PCL-181(시속 100㎞)이 K9 바즈라(67㎞)보다 훨씬 더 빠르다.  
 
K9 바즈라와 PCL-181의 구경은 모두 155㎜다. 최대 사거리는 40㎞다. PCL-181이 사거리 연장탄을 쏠 경우 70㎞까지 날아간다고 제조사인 노린코(中國北方工業)가 주장하고 있다.
 
K9 바즈라는 30초 안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다. 15초 안에 3발을 재빨리 쏠 수 있고, 분당 6~8발을 사격할 수 있다. PCL-181은 분당 4~6발 사격이 가능하다.
 
K9 바즈라는 1문으로 일제사격(TOT)을 할 수 있다. 고각(高角)을 달리해 연속사격하는 방식으로 여러 발의 포탄이 동시에 목표를 타격하는 사격 방식이다.
 
K9 바즈라는 인도는 물론 터키ㆍ폴란드ㆍ핀란드ㆍ노르웨이ㆍ에스토니아로 수출됐다. 파키스탄은 PCL-181을 SH-15라는 제식명으로 수입했다.
 
 

실전 기록에서 K9이 앞서

이 두 자주포가 실전에서 어떻게 싸울까. 물론 인도와 중국은 국경분쟁의 확전을 막기 위해 실탄을 쏘지 않는다는 약속을 암묵적으로 맺었다. 하지만, 사소한 충돌이 전쟁으로 불이 붙는 사례는 역사에서 많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에서 해병대 K9 자주포가 북한군의 방사포 공격 속에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전에서 해병대 K9 자주포가 북한군의 방사포 공격 속에서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



스펙으로 보면 K9 바즈라가 PCL-181을 압도한다. 박찬준 위원은 “PCL-181이 먼저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방어력이 더 뛰어난 K9 바즈라가 이를 막아내고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K9 바즈라는 수가 적어도 TOT 사격으로 PCL-181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전 기록이 K9 바즈라의 우수성을 말해준다.
 
한국 해병대의 K9은 2010년 연평도 포격전에서 북한 인민군의 122㎜ 방사포 포격을 견뎌냈다. 당시 연평도에 배치된 해병대 K9은 6문이었다. 이 중 1문은 불발탄 처리 문제로 정비를 받고 있었다. 나머지 5문 가운데 2문이 방사포탄에 일부 피해를 입었다. 1문은 바로 수리를 끝내고 반격에 참여했다. 해병대는 K9 4문으로 북한군을 타격해 큰 손실을 입혔다.
 
2019년 인도는 파키스탄과 국경 분쟁에 K9 바즈라를 동원해 파키스탄의 SH-15와 상대했다. SH-15는 PCL-181의 수출형이다. 정확한 전과는 불분명하다. 다만 인도는 K9 바즈라에 대해 만족해 추가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SH-15를 더 사들인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진 않는다.
 
 

자주포 성능 제외 인도가 열세

하지만, 무기의 성능이 늘 전투의 승리를 이끄는 법이 아니다.
 
K9 바즈라에 올라 탄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인도 총리실

K9 바즈라에 올라 탄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 인도 총리실

관련기사

최현호씨는 “인도의 K9 바즈라가 우수하지만, 효율적인 운용을 위한 작전 체계나 서로 다른 국가에서 도입된 무기간의 데이터링크 문제, 현대 포병전략에 필수적인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표적 확인 등에선 인도가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찬준 위원도 “히말라야와 같은 산악 지역에선 보급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보급에선 전반적으로 인도를 앞선다. 국경분쟁이 길어진다면 K9 바즈라의 우세가 바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ㆍ박용한 기자 seajay@joonang.co.kr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이철재의 밀담

이메일 받기를 하시면
기사 업데이트 시 메일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기자들의 연재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