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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된 이유" 송영길의 '누구나 집' 오아시스인가 신기루인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주거 정책 공약인 ‘누구나 집’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누구나집 5.0 및 누구나주택보증 시스템 도입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누구나집 5.0 및 누구나주택보증 시스템 도입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누구나 집'은 집값의 6~10%만 내면 장기 임대가 가능하고 10년을 살면 소유권을 최초 분양가에 살 수 있도록 하는 민간임대 제도다. 세입자가 주택을 살 돈을 모으지 못했다면 무제한 임대로 살아도 된다.

 
집값의 6%만 내고도 살 수 있는 비밀은 복잡한 대출 구조에 있다. 집값의 50%는 세입자들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명의로 장기주택담보대출(장기모기지론)을 받아 조달한다. 법인 명의라 LTV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남은 집값 중 10%는 시행사·시공사가 투자하고, 10%는 임대사업자가 개발이익을 재투자한다. 남은 집값 24%를 세입자가 전세보증금 담보대출을 받아 입주한다는 게 '누구나 집'의 골자다.
송영길의 '누구나 집 5.0' 프로젝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송영길의 '누구나 집 5.0' 프로젝트.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부동산특위에서 송 대표는 화성·안산·시흥·파주·광명·고양 등 기초단체의 시장들을 불러서 '누구나 집' 사업을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인천시장 때부터 8년간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서민과 신혼부부 등이 집값의 6%만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 저렴한 보증을 통해서 집을 살 수 있다는 시범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부동산특위 위원장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오는 10일 쯤에 '누구나 집' 방식으로 지역별로 몇 호를 어떤 조건으로 분양할 것인지 상세하게 브리핑 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특위 회의를 마친 뒤 백브리핑에서 김 의원은 “3기 신도시가 많이 분포돼 있는 경기 서부권을 중심으로 누구나 집에 참여할 것”이라며 “지자체들 반응이 굉장히 긍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부동산특위 회의에 이어서 민주당 박정, 유동수, 이병훈 의원은 ‘누구나집 5.0 및 누구나주택보증 시스템 도입 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박정, 유동수 의원은 민주당 부동산특위 간사를 맡고 있다.  
 
박 의원은 “'누구나 집' 시스템은 주거 정책판 이익공유제 모델”이라며 “그동안 임대주택의 이익을 시행사, 시공사, 공급기관이 독점해왔는데 거주자에게도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구나 집은 무주택 서민, 청년세대 등이 10%의 지분만으로 집을 마련하게 하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며 “의견을 듣고 종합해 정책으로 다듬겠다”고 밝히는 등 당 내엔 긍정적 호응도 있다.
 

송영길 “‘누구나 집’ 하려고 당대표 됐다”

 
지난달 25일 송 대표는 ‘국민소통 민심경청 프로젝트’ 자리에서 “송영길이 왜 당대표가 됐느냐고 하면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해보려고 됐다고 해도 될 정도”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보였다. 
 
'누구나 집' 사업 뒤엔 버전이 표시되는데 현재 민주당이 제안하는 버전은 5.0이다. 민주당 대표실 관계자는 “송 대표가 8년 전 인천시장 시절에 1.0으로 시작해서 5.0까지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누구나 집 1.0 인천 도화지구 계획도

누구나 집 1.0 인천 도화지구 계획도

 
'누구나 집 1.0'은 2014년 인천 도화동의 옛 인천대 부지에서 시작했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당시 공공임대주택을 지으면 결국 시세차익을 LH가 다 가져가고 임대료도 높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 대표, 유동수 의원, LH 관계자 등이 머리를 맞댔다”고 말했다.

 
전세금이 부족해 이사를 다녔던 송 대표의 가족사도 영향을 줬다고 한다. 송 대표와 가까운 한 관계자는 “전세금이 자꾸 뛰자 낼 돈이 모자라서 월세로 내다가 이사를 여러 번 다녔다는 말을 송 대표가 여러 번 했다”며 “그래서 집 없는 서민의 서러움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25일 “공공임대주택은 일시적으로 돈이 없을 때는 살 수 있지만 보조적 수단”이라며 “누구나 자기 집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해소해주려 하는 게 '누구나 집'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송 대표는 현재 무주택자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71.17㎡짜리 아파트를 전세로 임대해 살고 있다. 그는 2000년 아파트 1채를 샀다가 2002년 팔았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학생 운동을 함께 한 아내 남영신씨가 ‘집에 얽매여 살지 말자’고 해서 무주택자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집값 내려가면 위험한 모델”

 
전문가들은 누구나 집 모델이 실현 불가능하진 않지만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이 10% 넘게 빠지면 남은 돈은 대출밖에 없는 ‘깡통’ 주택이 되는 모델”이라며 “손해가 발생하면 세입자의 거주가 불안정 해지고 피해 보상을 위해 정부 기금이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협동조합 방식의 전형적인 문제인 자금 조달, 부지 확보 등의 문제가 생겨 주택 공급이 무기한 미뤄질 수 있다”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세차익을 얻을 수 없는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 민간 업자는 별로 없다”며 “가능성은 있는 모델이지만 이걸로 주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3기 신도시 25만호를 공공주택으로 특별공급하자”는 기자회견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 “누구나 집은 집값이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나는 모델”이라며 “금융위기 때처럼 집값이 폭락하면 서민들이 노마드(유목민)가 되는 매우 위험한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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