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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로나로 인한 학력 격차 방치해선 안 된다

서울 목동 학원가 모습 [뉴스1]

서울 목동 학원가 모습 [뉴스1]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중·고생들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점이 정부 차원에서 공식 확인됐다. 최근 교육부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을 상대로 지난해 말 실시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중3 국어와 영어에서 3수준(보통 학력) 이상인 학생 비율이 2019년에 비해 각각 7.5%포인트, 8.7%포인트 하락했다. 고2도 국어에서 같은 비율이 7.7%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성적 하위층인 1수준(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중3과 고2 모두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에서 늘었다. 중위권이 두꺼운 마름모꼴이 정상이다. 그런데 학교 교육이 차질을 빚으면서 중위권이 줄고 하위권이 많아지는 정삼각형 구조로 바뀌고 있다.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발 중·고생 학력 저하 공식 확인
사교육 쏠림 속 대입서 격차 커질 가능성
대학 교육도 비상,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등교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사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 학교 온라인 강의에 전적으로 의존하는데 불안을 느낀 학부모가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개인 과외나 소규모 그룹 과외까지 성행 중이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등 사교육비 지출 여력이 있거나 학원이 밀집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환경에 처한 지역 사이에 학력 격차도 커졌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해 1학기 학교별 학업성취도 결과를 비교했더니, 강남구 A고에서는 수학 상위권 학생 비율이 2019년 24.5%에서 지난해 57.5%로 되레 급등했다. 반면 도봉구 B고에서는 같은 기간 42.8%에서 33.6%로 줄었다. 코로나 변수 속에 경제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는 현상이 심해진 것이다.
 
학력 격차는 대학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다가 학업 사다리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상위권대 진학에서 학교별·지역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어서다. 한 지방 일반고 교감은 “지방 일반고는 학교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나 교사가 아이들을 이끌고 가는 게 중요한데, 등교를 띄엄띄엄하다 보니 대입 준비에 차질이 크다”고 말했다. 일반고의 수학능력시험 성적 하락이 지난해 대입 때 이미 확인됐고, 정시모집 인원이 늘었지만 사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이나 재수생만 유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돈은 돈대로 쓰면서 가방만 메고 학원을 오가다 되레 성적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2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 중인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력 격차를 줄이고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여건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 부작용을 감안해 대입의 수능 최저기준을 완화하긴 했지만, 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일반고 학생들이 수시나 수능 준비에서 생긴 공백을 채울 수 있도록 돕는 추가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지방 고교 관계자들은 시도 교육청에서 학생이 선택해 참여하는 자율학습에도 제한을 두거나 교사가 제공하는 학력별 심화 프로그램 등의 운영도 못하게 하는 데 불만을 제기한다. 코로나로 인한 대입 양극화를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라도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
 
대학 교육의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공학계열 학과가 많은 한 대학의 교수는 “비대면 수업에선 학생과의 접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 지난해와 올해 입학한 학생들의 학력이 이전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체감한다”고 지적했다. 실습이 필수적인 학과마저 조를 짜 간헐적으로 등교하는 형편이라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학생의 실력 저하는 취업 후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코로나로 인한 학습 손실을 보충하지 못하면 개인 생애소득 3% 하락, 국가 국내총생산(GDP) 1.5%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로 인한 ‘학력 공백’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교사와 학생에 대한 백신 접종을 앞당기는 등 특단의 대책을 서두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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