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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발언 없었다, 文과 사진찍으려 20분 줄선 與초선 68명

“영빈관 리모델링 후 온 첫 손님이라고 하니까 (초선 의원들이) 손뼉 치는 분위기가 있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간담회 분위기를 이렇게 묘사했다. 쇄신과 반성의 쓴소리보단 덕담과 격려가 흐르는 자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초선 의원들만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취임후 이번이 처음이다. 4ㆍ7 재ㆍ보궐선거 참패 후 2030 초선 의원들이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문을 내는 등 쇄신 목소리가 분출되던 무렵(4월28일) 더민초의 제안으로 성사된 자리다. 이 때문에 초선들의 소신 발언과 대통령의 솔직한 답변이 오갈지 관심이 모였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4월 9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20~30대 초선 의원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선거 참패로 드러난 민심에 사과문을 내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4월 9일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등 20~30대 초선 의원들이 국회 소통관에서 4ㆍ7 재보궐선거 참패로 드러난 민심에 사과문을 내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靑 “2분 내외로 말해달라”…기념사진 찍는 덴 20분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간담회는 오후 12시3분에 끝났다. 초선 의원 81명 중 68명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선 문 대통령과 유영민 비서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등이 참여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간담회에선 문 대통령의 모두 발언과 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의 모두 발언 후 의원 10명이 각 2분 내외의 자유발언을 했다. “2분 내외씩 발언해 달라”는 청와대측 요청에 따른 진행이었다. 자유발언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을 했다.
 
자유 발언에 20분이 할애됐고 68명이 줄을 서서 한명씩 대통령과 사진을 찍는 데 20여 분이 걸렸다.“사실상 대통령이랑 사진 찍으러 간 자리였다”(수도권 초선)는 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약 1시간 15분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의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약 1시간 15분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종택 기자

 

文 “혁신 DNA 가진 민주당”…與 “도보 다리 영광 재현을”

 
내용도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은 민주주의와 평등ㆍ복지ㆍ남북평화ㆍ생태ㆍ생명을 추구하는 정당이고, 혁신의 DNA를 가진 역동적ㆍ미래지향적 정당이라는 측면에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했다. “내부를 단합하고 외연을 확장할 때 지지가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이어 더민초 대표 자격으로 모두발언을 한 고영인 의원은 “간담회 요청을 일체의 망설임 없이 수락한 것과 한미정상회담의 큰 성과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진 10명 의원의 자유발언에서도 정책 제안만 나왔을 뿐, 4ㆍ7 재보선 후 경청한 민심을 전하는 의원은 없었다고 한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어떻게 대통령 앞에서 쓴소리를 하느냐”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의 의중에 맞춘 발언들이 이어졌다. 고 의원은 브리핑에서 “기획재정부가 재난 시기에 보다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해야 할 것을 촉구하는 그런 말들이 주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경기의 확실한 반등과 코로나 격차 해소를 위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지만 기획재정부가 국가부채 상승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의원들은 “전시재정을 편성하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대통령의 확장 재정 메시지를 재정 당국이 쫓아가질 못하고 있다”(이탄희 의원)라거나 “기재부 관료들의 보신주의(保身主義)가 심한 것 아니냐. 대통령 임기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것 같다”(조오섭 의원) 등 한목소리로 기재부를 질타했다. 양기대 의원은 “이번 방미 성과를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더욱 실천해서 도보 다리의 영광을 재현해달라”고도 말했다.
 
의원들의 발언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미국도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우리를 최고의 파트너로 생각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며 “초선 의원들이 강한 자신감을 갖고 지지자들과 손을 맞잡아달라”고 주문했다. 
 
간담회 후 청와대와 더민초 측은 각각 브리핑 뒤 다음과 같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통령이 듣기 불편한 질문은 없었나
없었다(청와대 핵심 관계자)
 
조국 전 법무장관 얘긴 없었나
그것을 대통령에게 물을 이유를 의원들이 못 느꼈다(고영인 ‘더민초’ 운영위원장)
 

野 “청와대, 그리고 여당, 변한 게 없다”

브리핑 내용이 알려지자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의욕이 큰 초선 의원들이기에 국민의 애끓는 목소리를 대통령께 과감히 전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68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교언영색(巧言令色)하기 급급했다”며 “청와대, 그리고 여당, 변한 게 없다”는 구두 논평을 했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여러 반응을 보였다. “정책 제안을 한 이유는, 이 정책이 지금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걸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비례대표 초선)는 항변도 있었고, “의원들이 정책 얘길 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건가”(서울 초선)라는 반박도 있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요식행위인 게 뻔해서 가기도 싫었는데, 억지로 가자고 해서 갔다. 가서 나는 그냥 졸다 왔다”고 말했다.
 
김준영ㆍ남수현 기자 kim.junyou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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