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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짊어진 日젊은세대, 어른 조종해서라도 원하는 것 얻는 힘 갖길"

지브리 최초 풀 3D 컴퓨터그래픽(CG)에 도전한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사진 리틀빅픽처스]

지브리 최초 풀 3D 컴퓨터그래픽(CG)에 도전한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사진 리틀빅픽처스]

 
“아마 이 영화가 완성될 때까진 3D CG(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에 대해 지브리 스튜디오의 여러 분들도 그렇게 와닿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D 애니메이션만 쭉 해와서 어떤 형태로 완성될지 감이 안 잡혔을 테니까요. 하지만 완성 후엔 많은 분들이 호응했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재밌다고 평가해줬죠.”

10일 개봉 애니 ‘아야와 마녀’ 감독
日애니 명가 지브리 첫 3D CG 도전
"아버지 하야오 감독은 2D 작업 중
3D든, 2D든, 지브리 정신 이었죠"


 
10일 개봉하는 ‘아야와 마녀’로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 최초 풀(Full) 3D CG 애니메이션에 도전한 미야자키 고로(54) 감독의 말이다. 그의 아버지이자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모노노케 히메’ 등을 만든 세계적 거장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특유의 상상력과 손맛 묻어나는 2D 그림체로 애니메이션 명가가 된 지브리로선 파격적 시도다. ‘추억의 마니’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기도 하다.  
 

"지브리도 3D CG애니 해냈다, 도전 의의"  

지난해 지브리 사상 처음 칸영화제 공식선정작에 포함됐고, 일본에선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개봉 없이 지난해 12월 NHK를 통해 방영됐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2014년 NHK스튜디오가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산적의 딸 로냐’를 통해 3D CG 작업을 경험한 바 있다. 2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3D CG가 저 자신에겐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의외일지 모르지만 지브리도 보수적인 면과 혁신적인 면을 다 갖고 있다”면서 “지브리도 3D CG 애니메이션을 할 수 있지 않느냐라는 도전의 의의가 제일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작품은 지브리 대표작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원작자 다이애나 윈 존스의 소설 『이어위그와 마녀』(가람어린이)가 토대다. 고아원의 말괄량이 열 살 소녀 아야가 괴팍한 마녀 벨라, 마법사 맨드레이크에게 입양되며 겪는 모험을 그렸다. 어떤 상대든 마음을 사로잡는 재능을 타고난 아야는 말하는 고양이, 벽과 벽 사이 마법의 방 등 비밀 가득한 집에서 마녀지망생으로 거듭난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소설에 반해 다섯 번 정독하고 애니메이션 기획을 맡아 아들에게 연출을 권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마녀 배달부 키키’ ‘붉은 돼지’ 등을 함께한 스즈키 토시오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고령화 사회 짊어진 젊은이들 숨통 틔길

미야자키 고로 감독 [사진 대원미디어]

미야자키 고로 감독 [사진 대원미디어]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원작에서 가장 마음에 든 점을 주인공 아야의 캐릭터로 꼽았다. “아야는 전형적인 착한 아이가 아니라 사람을 조종해 본인의 바람을 이루려는 힘이 있다”면서 고령화된 일본 사회에서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는 젊은 세대의 고충을 언급했다. “사회에 나온 젊은이들이 많은 노인을 짊어져야 하는 힘든 시기”라며 “이 작품에도 어린 아야가 마녀의 집에 가서 어른 두 명을 혼자 상대해야 하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어른을 조종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그런 힘을 갖추길 바랐다”고 했다.  

 
극중 마계 록그룹 ‘이어위그’를 통해 1960~1970년대 영국 록음악 감성을 불어넣은 OST도 파워풀하다. 우리말 더빙판에선 밴드 ‘자우림’ 보컬 김윤아가 마녀인 아야의 생모 목소리와 함께 한국어 버전 OST에 참여했다. 
 

36주년 지브리 새 도전, 해외 평가는 '글쎄'  

3D 애니메이션에 처음 부딪힌 어려움도 있었다. 머리카락 한올까지 섬세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관객에겐 플라스틱 인형처럼 구현된 비주얼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야기의 배경이 주로 집안인 것도 원작에 맞춘 결과지만 “CG 초심자였던 저희에겐 작품의 품질을 지켜내기가 여러 곳을 여행하는 이야기보다 훨씬 용이했다”고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털어놨다.  
지브리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사진 대원미디어]

지브리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사진 대원미디어]

 
아야의 새 집 적응기가 큰 고난 없이 해결되는데다 열린 결말로 끝난다는 점에서 완결된 한편의 독립 작품이라기보다 시리즈의 1편 같은 인상도 준다. 공개 후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가 관객 68%, 평단 32%에 그친 것은 미야자키 고로 감독에겐 아픈 지점이다. 원래 건축분야에 몸담았던 그는 지브리 후계자로 주목받으며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2006)로 애니메이션 감독 데뷔했지만 원작을 훼손했다는 혹평을 들은 바다. 이후 항구마을 소녀의 첫사랑을 그린 ‘코쿠리코 언덕에서’(2011)로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차지했지만 ‘아야와 마녀’로 다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지브리 '원점'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지브리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사진 대원미디어]

지브리 애니메이션 '아야와 마녀'. [사진 대원미디어]

 
그는 이번 작품의 숙제로 “충분치 못했던 제작 시스템 개선”을 들며 “앞으로 가능성을 어떻게 넓혀갈 수 있을까”를 자문했다. “저는 앞으로도 3D CG로 만들어가겠지만 아버지는 현재 2D 애니메이션을 작업 중이다”라면서 “3D든 2D든 지브리 정신은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이 열여덟 살이던 1985년 설립부터 지켜본 지브리의 가장 의미 있는 애니메이션으론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를 꼽았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자신의 연재 만화를 바탕으로 극장판을 만들며 제작사 지브리의 토대를 닦은 작품이다. 유독물질이 뒤덮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미래 인류를 통해 환경 문제를 다뤘다. 
 
미야자키 고로 감독은 “요즘 코로나 환경에서 이 스토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일본인이 많다”고 했다. “지브리 설립의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고 몇십 년이 지나도 그 주제의식이 변함없이 다가오는 작품이죠. 운명이란, 인간이란 무엇일까, 하는 무거운 주제를 어린이의 시점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지브리의 ‘원점’으로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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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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