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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취임날 떠나는 고검장들 '박범계식 검수완박' 때렸다

김오수(사법연수원 20기) 검찰총장이 취임한 1일 고검장들이 잇따라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리며 여권의 검찰 개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과거 검찰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자는 취지에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개혁 방안들이 미성숙한 탓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고 있다’는 취지다.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인서 수원고검장이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스1

오인서 수원고검장 “수사구조개편, 불완전·비효율”

오인서(연수원 23기) 수원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에 ‘사직 인사’를 올리며 “과거의 업무상 잘못과 일탈, 시대에 뒤떨어진 법제와 조직문화 등을 개선하는 데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나”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 법령은 불완전함과 비효율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초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등 검찰 개혁의 부작용을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여권이 추가로 시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등을 통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도 같은 시각이다.
 
평소 오 고검장은 “여권이 ‘검찰의 힘 빼기’에만 집중하며 개혁을 밀어붙인 탓에 국가의 전체적인 수사 기능이 약화했다”는 의견을 나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에 노하우가 있는 검찰이 대형 비리 수사에서 배제되면서 수사 차질, 정의의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찰이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스크리닝 없이 수사를 종결할 권한을 얻은 점도 비슷한 문제를 낳는다는 게 오 고검장의 입장이라고 한다. 사건마다 어느 수사 기관의 관할인지 등을 따지느라 시간을 허비해야 하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오 고검장은 졸속으로 만들어진 공수처 제도의 부작용을 자주 맞닥뜨린 인사로 꼽힌다. 그는 최근까지 수원지검의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지휘하며 공수처와 수사·기소 권한 등을 두고 의견 대립을 보여왔다. 오 고검장은 “불완전한 공수처법 탓에 해석을 두고 검찰과 공수처 사이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檢 내부 진단에 성급한 일반화, 교각살우 살펴야” 

오 고검장은 “(문제 해결을 위한) 내부 진단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처방에 교각살우(矯角殺牛,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그때 그때의 정치적 이익에 따라 검찰을 규정하는 관행에 대해서도 오 고검장은 쓴소리를 했다. 그는 “한때는 수구 꼴통 검사라고, 다른 때는 빨갱이 검사라는 소리를 들어봤다”며 “그럴 때마다 씁쓸한 감정은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LH 사태, 정의 공백 대표 사례”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이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직을 떠나며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성범 법무연수원장이 지난해 1월 서울중앙지검장직을 떠나며 이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성범(연수원 23기) 법무연수원장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갈수록 치밀해지는 부패, 경제범죄 등에 대한 검찰의 대응역량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고, 검찰의 수사 인프라는 계속 약화되어 왔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를 배제해 정의의 공백이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의 불법 투기 의혹 사건을 지목했다.
 
중수청 설치안과 더불어 검찰 수사권을 축소시키는 최근 조직 개편안도 비판 대상이다. 배 원장은 “수십 년 동안 힘들여 축적해온 전문수사 부서들을 일거에 폐지하는 것”이라며 “조직범죄, 경제범죄, 국제 외사범죄는 더욱 대형화하고 정교해지는데 검찰의 전문 수사 시스템은 오히려 위축되는 사법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총장·장관 개별 수사 승인…檢 중립성·자율성·독립성 훼손”

그는 또 “검찰총장이나 법무부 장관이 개별 사건의 수사 개시를 일일이 승인하는 안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수사 자율성, 독립성 등을 심하게 손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 원장은 2019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일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수사를 이끈 장본인이다. 이때 수사를 맡은 검사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점도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배 원장은 “많은 뛰어난 후배 검사님들이 정치적 논란이 불가피한 사안의 수사, 공판에 임해야 하는 부담과 고통을 짊어졌다”며 “주어진 사건에 최선을 다한 검사들이 특정 수사팀의 일원이었다는 이유로 인사 등에 부당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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