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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G '능라도 영상' 여진…정의용 “실수 매우 유감. 경위조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일 P4G 서울 정상회의 개막식 영상에 평양 능라도의 위성사진이 사용된 것과 관련 “이런 착오 또는 실수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어떻게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P4G 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기 위한 외교부·환경부 합동브리핑에 참석해 “행사 직전까지 영상물을 편집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ㆍ환경부, P4G 성과 브리핑
외주 영상 제작사 실수로만 돌리고
최종검증 못한 구체 경위도 안밝혀
외교부, 언론에 "능라도 질문 말아달라"
사실상 '사전검열'성 요청…부적절 논란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1일 P4G 서울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합동 브리핑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정의용(왼쪽) 외교부 장관과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1일 P4G 서울 정상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합동 브리핑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문제가 된 개막식 영상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의 P4G 정상회의 개회사 직전에 공개됐다. 이번 정상회의의 개최국이 한국이란 점을 홍보하기 위해 영상에 남산타워와 고궁의 모습을 담았는데, 뒤이어 북한 능라도의 모습이 찍힌 위성사진이 등장했다. 해당 위성사진이 줌아웃되는 과정에선 대동강의 모습과 함께 평양·평안남도 일대가 영상에 담겼다. 결과적으로 개막식 영상을 통해 서울이 아닌 평양을 한국의 수도로 소개한 셈이다.
 
P4G 정상회의 개막영상에 담긴 능라도의 모습. 정상회의 개최국인 한국의 수도 서울을 소개하는 영상이었지만, 정작 서울이 아닌 북한의 위성사진을 영상에 담았다. [중앙포토]

P4G 정상회의 개막영상에 담긴 능라도의 모습. 정상회의 개최국인 한국의 수도 서울을 소개하는 영상이었지만, 정작 서울이 아닌 북한의 위성사진을 영상에 담았다. [중앙포토]

정부는 이에 대해 "영상 제작사 측의 실수"라는 점만 강조했다. 전날 P4G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은 해명 입장을 내면서도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다하겠다"고만 했지, 정부 측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선 ‘이번 실수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P4G정상회의)준비기획단에서 끝까지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실수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만 답했다. 외교가에선 통상 '유감' 표시를 사과의 뜻을 표명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다만 정 장관이 실수했다고 한 주체는 '준비단'이었다. 이번 정상회의의 주무부처 장관으로서의 책임 통감이나 관리·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한 구체적인 경위 설명 등은 없었다. 
 
이번 P4G 정상회의는 한국이 개최하는 최초의 환경 분야 정상급 외교 행사였다. 전 세계의 이목이 한국에 쏠리는 빅 이벤트를 준비하며 당국이 영상을 최종점검하지 않은 것은 외교 참사라는 비판을 비하기 힘들다.
 
文 "참석 환영" 메시지에도 바이든 불참
이번 P4G 정상회의엔 각국 정상급 인사 46명과 국제기구 대표 21명이 참석했다. 다만 미·중·일 3국 정상인 조 바이든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주석,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불참했다. 대신 존 케리 기후특사, 리커창(李克强) 총리,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대신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정 장관은 “기본적으로 각국 정상급 인사를 초청했지만 어느 분이 참석하는지는 각국 정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존 케리(화면 가운데) 기후특사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화상으로 정상토론세션에 참석한 케리 특사의 발언을 문재인 대통령이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존 케리(화면 가운데) 기후특사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화상으로 정상토론세션에 참석한 케리 특사의 발언을 문재인 대통령이 듣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P4G 서울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는 것을 환영한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한·미 간 소통 과정의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대통령 발언은) P4G 정상회의에 대한 미국의 참여 결정에 대해 원칙적으로 환영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케리 특사가 참여한 것은 미국도 P4G 정상회의에 큰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P4G 서울 정상회의 합동 브리핑에 참석하는 기자는 각각 외교부·환경부 출입기자 5명과 외신 기자 5명 등 15명으로 제한됐다. 특히 외교부는 브리핑에 참석하는 기자들을 상대로 사전에 질문 공유를 요청했고, 특정 질문에 대해선 이를 삼가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연합뉴스]

P4G 서울 정상회의 합동 브리핑에 참석하는 기자는 각각 외교부·환경부 출입기자 5명과 외신 기자 5명 등 15명으로 제한됐다. 특히 외교부는 브리핑에 참석하는 기자들을 상대로 사전에 질문 공유를 요청했고, 특정 질문에 대해선 이를 삼가달라는 요청까지 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합동브리핑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언론을 상대로 한 외교부의 적절치 않은 요구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브리핑엔 외교부·환경부 출입기자 10명과 외신기자 5명 등 15명의 기자만 참석했다. 코로나19 방역 등의 이유로 참여 인원이 제한됐고, 선착순으로 참여 언론사가 정해졌다. 
 
외교부는 브리핑에 참여하는 기자들에 브리핑에서 할 질문을 미리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외교부는 질문 내용에 맞는 정확한 답변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주무부처 장관이 직접 나서 브리핑을 하는데, 질문을 알지 못하면 답을 정확히 할 수 없다는 뜻이냐'는 반론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사전에 언론의 질의 내용을 파악하겠다는 것 자체가 정부의 P4G 성과 홍보 기조에 맞지 않는 질문은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외교부 관계자는 브리핑 전 P4G 개막식 영상에 북한 능라도가 등장한 것과 관련한 질문을 준비 중이던 기자에 능라도 영상 관련 질문은 삼가달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입장을 전했다. 능라도 영상과 관련해선 이미 전날 충분히 많은 언론 보도가 나오지 않았느냐는 취지였는데, 언론을 상대로 한 사실상의 사전 검열에 해당할 수 있는 요청이었다. 외교부가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기보다 언론 틀어막기를 통해 사태의 파장을 축소하려는 데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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