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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최태원 통역기 안썼다…재계에 숨은 '영어통 실력자'

미 상무부 회의에 통역기 없이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연합뉴스]

미 상무부 회의에 통역기 없이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 열린 이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을 초청한 지나 러먼도 미 상무부 장관이 인사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한국 측 참석자 대부분은 동시통역이 제공되는 헤드폰을 쓰고 러먼도 장관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런데 러먼도 장관 앞에 앉은 최태원(61)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통역기 없이 인사말을 들었다. 미국 측 다른 참석자 발언이 이어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모습이 담긴 회의장 사진이 행사가 끝난 뒤 공개되면서 최 회장의 영어 실력에 대한 얘기가 경영계에서 다시 나왔다. 이어진 열흘간의 미국 일정도 통역 없이 진행됐다.
 
최 회장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는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비즈니스 서밋(B20) 기자회견이다. 이 자리에서 “녹색성장 (기조를) 확산시키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최 회장은 답변에 앞서 "In Korean or English?"(한국말로 할까요 영어로 할까요)라고 말했다. 여유 있는 모습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졌다. 
 
이후 최 회장은 2분 동안 본인 생각을 영어로 말했다. 최 회장이 말하는 동안 한국어 동시통역이 제공됐다. 이 행사 식사 자리에서는 영어로 “건배사를 한국식으로 제안하겠다. 제가 ‘글로벌’ 하고 선창하면 여러분은 ‘하모니(harmony·화합)’라고 큰 목소리로 답해 달라”고 말해 분위기를 띄웠다.
 

외교 자리에선 한국말

최 회장 영어 실력은 1983~1989년 미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한 데서 나온다. 신일고와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유학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지난해 말 유튜브 SK채널에 출연해 “유학 시절이 길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경제학 기본기부터 익히기 위해 학부 과정 수업까지 추가로 들은 것도 그의 영어 실력에 영향을 줬다. 1993년엔 SK아메리카(미주 법인)의 이사로 일하며 실무에도 활용했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최근 미 상무부와의 회의에선 한국어로 본인 생각을 말했다고 한다. 외교 행사 성격상 회의에서 각자 자기 나라말로 대화하는 걸 원칙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2014 WEF에서 토론하는 김동관 현 한화솔루션 대표. [사진 유튜브 캡처]

2014 WEF에서 토론하는 김동관 현 한화솔루션 대표. [사진 유튜브 캡처]

 
김동관(38) 한화솔루션 대표도 경영계의 대표적인 영어 실력자다. 미 세인트폴고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2014년 11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패널로 나와 통역 없이 토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공군 통역장교로 군 복무를 수행한 것도 그의 영어 실력을 키웠다. 현재 김 대표가 영어로 회사 소개를 하는 모습은 유튜브 등에 공개돼 있다.
 
이재용(53) 삼성전자 부회장도 해외출장 때 현지 주재원의 가이드 없이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췄다.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부회장은 2015년 4월 서울에서 열린 삼극위원회(The Trilateral Commission) 콘퍼런스에 참석해 “삼성을 애플과의 경쟁사로만 알고 있는데 사실 애플도 삼성의 주요 고객”이라며 “양성평등 채용에도 앞장서고 있는 회사가 삼성”이라는 내용의 만찬 영어 연설을 대본 없이 소화했다. 삼극위원회는 세계적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국제 모임이다.
 
2015년 한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 [사진 두산그룹]

2015년 한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 [사진 두산그룹]

 

“문법보다는 의사 표현 중시”

이 밖에 박용만(66) 전 대한상의 회장은 두산그룹 회장 시절 애틀랜타 법인과의 화상 회의 모습을 방송에 공개했다. 여기서 박 회장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식사했느냐”는 한국식 인사를 영어로 건네고, “(식사하려면) 얼른 회의 끝내야겠다”는 농담도 자신감 있게 하는 모습이었다.
 
영어 공부 유튜브 채널 ‘온갖영어문제연구소’의 진행자 ‘박 소장’은 “영어 구사 모습이 공개된 오너 일가 경영인들은 발음·억양이나 완벽한 문법 구성에 집중하는 한국식 영어 교육이 아닌, 본인의 의사 표현을 자신감 있게 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배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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