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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5·18 보상금 받았어도…'정신적 손해'는 별도 배상해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 위헌제청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광주민주화운동보상법 위헌제청 선고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1

5ㆍ18민주화운동 관련자보상법으로 보상을 받은 관련자들이 국가에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5·18민주화운동보상법 전원일치 '위헌' 결정

헌법재판소는 27일 구 광주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법(5·18보상법) 제16조2항 중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5·18보상법 제16조2항 “보상금 등 지급 결정은 신청인이 동의한 때에는 5ㆍ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입은 피해에 대해 민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라는 조항을 두고서다. ‘피해’ 중 ‘정신적 손해’까지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처럼 보는 것은 과잉금지지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앞서 2018년 8월 30일 구 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법 위헌소송에서 같은 조항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정신적 손해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된다"고 위헌 선고를 한 바 있다. 
 

보상금 받은 5·18 관련자, 국가에 손해배상 제기

신청인 A씨 등은 앞서 1990년 제정된 5·18보상법에 따라 대한민국으로부터 보상금 및 지원금을 받았다. 이후 2018년 12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광주지법에 낸다. 5·18 당시 군 수사관 등에게 가혹 행위를 당했고,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정신적 손해를 입었으니 국가가 배상하라는 취지의 소송이다. A씨 등은 광주지법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고, 광주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2019년 5월 28일 헌재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다.  
 

‘정신적 손해’ 고려하지 않은 보상법

헌재는 ‘국가배상청구권’이 헌법이 보장하는 특별한 권리임을 먼저 설명했다. 헌법 제29조 제1항은 일반적인 국민의 재산권 규정과 별도로 국가배상청구권을 명시했다.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입으면 국민이 국가에 대해 정신적·재산적 손해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규정한 것이다.
 
통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는 적극적·소극적·정신적 손해를 따진다. 적극적 손해는 어떤 사고로 지출한 비용을 말하고, 소극적 손해는 그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예측되는 이익을 말한다. 정신적 손해는 정신적 고통을 배상하는 것으로 위자료에 해당한다.  
 
5·18보상법상 '보상금'은 보상금과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으로 구성된다. 보상금은 사망이나 행방불명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의 월급이나 평균임금 등을 따져 장래 취업 가능 기간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이 경우 소극적 손해에 대한 배상에 해당하는 셈이다. 의료지원금은 적극적 손해에 대해, 생활지원금은 소극적 손해나 사회보장적 목적으로 지급되는 돈이다. 결국 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적극적·소극적·정신적 손해 중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부분은 5·18보상법에 전혀 고려되지 않은 셈이다.
 
헌재는 이를 근거로 “보상금이 지급됐더라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헌재는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적절한 배상이 없는 상태에서 보상금 지급 결정에 동의했다고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마저 금지하는 것은 국가배상청구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결정했다.  
 

과거 헌재 결정례는 어땠나

앞서 헌재는 2018년 8월 30일 민주화운동관련자보상법에 포함된 같은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했다. 당시 헌재는 재판관 7대2의 의견으로 해당 조항이 정신적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고 결정했다. 당시 위헌의견을 냈던 이선애, 유남석 재판관은 이번 결정에서도 같은 취지의 의견을 냈다.
 
이날 헌재 결정으로 광주지법에서 진행 중인 A씨 등의 손해배상 청구 재판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5·18보상법으로 이미 보상을 받은 피해자들도 국가를 상대로 추가적인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생겼다.
 
광주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낸 원고 5명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구금 및 가혹 행위를 직접 당했던 피해자들이다. 이들을 대리한 송기석 변호사(법무법인 감동으로)는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피해자들이 겪은 후유증이나 정신적 손해와 비교하면 보상은 한참 뒤에 이뤄졌을 뿐 아니라 충분하다고 볼 수 없었다"고 소송을 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송 변호사는 "이번 결정으로 국가의 불법구금 및 가혹 행위에 대해 정당한 배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비슷한 피해를 본 100여명의 피해자도 추가로 손해배상 소송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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