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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건영 지시한 허위 인턴 약정서, 檢 갖고 있더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 연합뉴스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국미래발전연구원(미래연) 허위 인턴·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만에 윤 의원을 서면 조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박태호 부장검사)는 최근 윤 전 의원의 미래연 기획실장 재직 당시 관련 의혹들에 대한 서면 진술을 받았다. 고발된 지 근 1년만 에 이뤄진 조사다.그마저 소환 조사 아닌 서면 조사여서 "대통령 최측근을 의식한 면피성 수사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미래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8년 세운,진보진영의 싱크탱크다.
 

[강찬호 논설위원이 간다]
윤건영 미래연 회계부정 의혹 폭로한 김하니의 격정토로
고발 1년만에 윤 서면조사한 검찰
김 "일하지 않고 5개월치 월급받아"
횡령 공소시효 10년 만료 가까워져
물증인 약정서 확보는 성과

사건이 불거진 건 미래연 회계 직원으로 근무했던 김하니(35)씨가 2011년 5월 당시 미래연 실장이던 윤 의원의 지시로 ▶본인 명의 차명계좌를 개설하고 ▶'무자료 거래'로 미래연의 지자체 용역 대금 수천만 원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다. 김 씨는 2011년 여름, 윤 의원의 요청으로 백원우(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당시 국회의원실에 자신을 인턴으로 등록했으며, 일하지도 않고 국회 사무처에서 지급되는 급여를 5개월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지난해 6월 백 전 비서관과 윤 의원을 횡령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이 참고인 조사조차 하지 않자 김하니 씨는 지난해 9월 미래연 근무 당시 서류 등이 포함된 16장 분량의 진술서가 담긴 자수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그런데도 검찰은 윤 의원에 대한 수사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근 8개월 만에 서면으로 한 차례 조사한 것이다. 김 씨를 인터뷰해 전말을 들어봤다.
 
 "이거 김하니씨 서명 맞죠?"
자수한 데 대해 검찰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지난해 9월 남부지검에서 두 차례 조사받은 게 전부다. 궁금해서 지난해 말 담당 수사관에게 전화했다. 그랬더니 '조사를 마치고 검사실에 송치했다'며 더는 상황은 모른다고 하더라. 담당 검사에게도 전화했더니 '수사 진행 중이라 얘기 못 한다'고 하더라. 이어 지난 1월 6일 다른 검사가 미래연에서 내 후임으로 회계를 맡은 김 모 씨 연락처를 물으려고 전화해왔다. 그게 전부다."  
 
지난해 9월 조사받을 때 검찰은 뭘 중점적으로 수사했나.
"2011년 여름 윤 의원(당시 미래연 실장)이 나의 허위 인턴 등록을 위해 작성케 했던 '인턴 약정서' 사본을 구해 보여주더라. 내가 '이게 남아있네요?'라고 하니 수사관은 웃으며 '서명이 김하니 씨 것 맞느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다."
 
약정서는 뭔가. 
"2011년 7월 윤 의원(당시 미래연 실장)이 내게 국회 인턴 취직을 제안했다. 미래연에서 계속 일하되 월급만 국회에서 받는 것이라 했다. 고민 끝에 응하자 윤 의원은 백원우 의원(당시)에게 받은 거로 보이는 '인턴 약정서' 파일을 내게 이메일로 전달했다. 이 파일에서 약정서 서식을 뽑아 작성하고, 미래연 사무실 옆 사진관에서 얼굴 사진까지 찍어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 국회 사무처가 그 약정서를 바탕으로 나에게 5개월간 월급을 준 것이다. 10년 전에 작성된 그 약정서는 내 허위 인턴 취직의 확실한 물증인데 이를 검찰이 확보해 보여준 것이다."  
 
검찰이 수사 의지는 있어 보였나.
"물증을 확보한 걸 보면 수사관 차원에선 의지가 있어 보였다. 그는 내 사건 기사도 출력해 철해놓았는데, 두께가 7~8cm는 됐다. 그는 '우리가 외부 이미지는 나쁘지만 사명감 갖고 열심히 한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개운하지 않다. 공소시효(10년)가 다 돼가는 인제야 윤 의원을 서면 조사한 걸 보니 보여주기식 수사로 손을 털 것 같아 걱정이다."  
 
윤 "월급 모자라면 차명계좌서 메우라" 
윤 의원은 허위 인턴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과정을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 
"윤 의원은 내 허위 인턴 취업 과정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 인턴 약정서에 월급 수령 계좌를 쓰는 난이 있어 윤 의원에게 '어떻게 할까요'라 물으니 '무자료 통장(윤 의원은 차명계좌를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계좌 번호 쓰면 되죠'라고 답하더라. 허위 인턴 월급이 미래연 월급보다 모자라면 '무자료 통장'에서 메우면 된다고도 말했다. 실제로 내가 허위 인턴으로 등록한 뒤 첫 월급을 받아보니 109만 640원으로 미래연 월급 158만원보다 약 49만원 부족했다. 민망함을 무릅쓰고 이 사실을 보고하니 윤 의원은 '무자료 통장에서 입금해 메우면 되죠. 대충 맞춰 지급해요'라고 했다. 그런데 기억이 안 난다니…. 그에겐 큰일이 아니라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지 몰라도 난 지난 10년간 늘 마음에 걸렸다. 백원우 의원실이 몇호인지조차 모르면서 그의 인턴으로 5개월간 월급을 받았으니 말이다."   
 
윤 의원 측은 차명계좌에서 받은 돈은 못 받은 인건비와 미래연에 빌려준 차입금 상환액이 전부라는데. 
"윤 의원이 2011년 하반기 작성한 미래연 수뇌부 정기회의 자료를 확보해 검찰에 제출했다. 미래연에서 추진한 용역 현황과 예상 수입액이 명기돼있다. 나중에 이 용역들의 비용은 미래연 법인계좌에서 지출됐지만 대가는 차명계좌로 들어왔다." 
 
윤 의원 측은 미래연 후원자 일부가 공식 계좌로 후원금을 처리하는 걸 원치 않아 차명계좌를 운영했다고 하는데. 
"말도 안 된다. 윤 의원 이전에 다른 분이 미래연 실장을 맡았을 때 내가 그분 지시로 노무현 청와대 인사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하는 전화를 돌렸다. 돈은 다 법인(공식계좌)으로 들어왔다. 미래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든 조직이니 후원금 관리는 더욱 투명했어야 한다. 그 정도 도덕성도 없는 걸 보니 씁쓸하다."  
  
검찰, 인사철 임박해 돌연 조사
전직 검찰 수사관은 "남부지검의 행태는 명백한 늦장 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하니 씨를 조사한 수사관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말 검사실에 송치된 상황"이라며 "그러면 검찰은 원칙대로 3개월 안에 처리를 완료해야 했는데 최근에야 윤 의원을 서면 조사하는 데 그쳤다. 수사 의지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달 검찰 인사가 임박한 시점에서 느닷없이 윤 의원을 서면 조사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했다. "남부지검이 대통령 최측근 윤 의원을 조사했다는 뉴스를 흘려 청와대에 긴장감을 유발함으로써 인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과 관측에 대해 남부지검 측은 "일체의 다른 의도나 고려없이 원칙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건영 의원 측 “백원우에게 인턴 채용 요구한 적 없다”
윤건영 의원실 관계자는 차명계좌와 허위 인턴 의혹에 대해 “윤 의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김하니씨는 윤 의원이 허위 인턴 등록을 지시한 정황을 세밀하게 진술하는데 윤 의원은 “구체적인 과정은 모른다”고 하니 엇갈린다.
“인턴 채용은 주체가 미래연도 있고 백원우 의원(당시)도 있으니까 누가 누구와 상의해 어떻게 결정됐는지 알지 못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말한 듯하다. 적어도 윤 의원이 백 의원에게 ‘우리(미래연) 직원을 인턴으로 채용해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는 게 확실하다.”
 
검찰이 중요 물증인 ‘인턴 약정서’를 확보했다는데.
“(그게 물증이 될지는) 수사 기관이 밝힐 일이다.”
 
국민 혈세로 미래연 직원 김씨에게 5개월간 월급을 준 건 문제 아닌가.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이다. 우리가 답할 성질이 아니다.”
 
차명계좌는 왜 만들었나.
“원래는 무크지 창간을 위해 종잣돈 용도로 만든 것이라 한다. 그런데 그 작업이 잘 안된 가운데 미래연을 도우려는 분들이 보낸 돈이 쌓이게 된 것이다. 공식 계좌에 넣어 후원금 처리하는 걸 원치 않는 분도 있을 수 있어 그런 것 같다.”
 
후원금을 차명계좌로 받았다면 탈세 의도는 아니었나.
“그러기엔 액수가 작지 않은가. 몇천(만원) 수준으로 안다.” 
윤건영
문재인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과 정무특보를 맡았고 2012·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일정기획팀장과 상황실 부실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초반 2년 8개월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 국정 상황과 남북관계를 챙긴 ‘복심 중 복심’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 구로을에서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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