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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요” 농장 탈출 반달곰, 보호시설 없어 다시 철창 갇혀

울산 울주군에서 불법 사육 농가를 탈출한 반달가슴곰이 포획된 뒤 보호시설이 없어 다시 해당 사육 농가로 돌아간 사연이 알려지면서 동물보호단체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소방, 신고 5시간 만에 곰 포획
소유권 주장 농장에 곰 돌려보내
불법 사육 적발해도 돌볼 곳 없어
3년 뒤 구례에 첫 보호 시설 생겨

박은정 녹색연합 녹색생명팀 팀장은 2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탈출한 곰은 경기도 용인에서 불법으로 증식한 곰으로 울주군에서 개인이 임대해 키우고 있었다”며 “이 농가 또한 불법으로 지난해 한차례 고발됐던 곳인데 곰을 결국 다시 그곳으로 돌려보냈다”고 지적했다.
 
반달곰

반달곰

사연은 이렇다. 지난 19일 오전 10시 54분쯤 울산소방본부에 “범서읍의 한 농가에 반달가슴곰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까만 곰이 나무를 타고 오르거나 텃밭을 이리저리 돌아다닌다”고 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반달가슴곰에게 다가가 과자와 과일을 건넸다. 곰은 배가 고팠는지 소방대원이 건넨 과일과 카스타드 2박스, 초코파이 1박스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이후 소방대원들은 곰의 경계가 느슨해진 틈을 타 마취총을 쐈다.
 
울산소방본부는 신고 5시간 만에 곰 포획에 성공했지만, 이내 고민에 빠졌다.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을 통해 곰이 불법 사육 농가에서 탈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 곰을 보낼만한 마땅한 시설이 없어서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보통 야생동물을 구조하면 울산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로 보내는데 반달가슴곰은 이곳에서 보호하기 어려운 데다 농가에서 소유권을 주장해 결국 다시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국내에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두 종류의 반달가슴곰이 있다. 바로 ‘복원을 위한’ 지리산 반달가슴곰과 ‘웅담 확보를 위한’ 사육 곰이다. 현재 지리산 일대에 사는 반달가슴곰 50여 마리는 환경부에서 종 복원을 위해 지리산에 방사한 곰이다. 반면 이른바 ‘몸보신용’으로 웅담(바람에 말린 곰의 쓸개)을 판매하기 위해 불법 증식된 반달가슴곰도 있다.
 
사육곰 농가 및 개체수 현황

사육곰 농가 및 개체수 현황

국제적 멸종위기종을 인공증식하기 위해서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곰 사육 농가의 환경은 동물원 등에 비해 열악해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아 결국 불법 증식이 이뤄진다는 게 녹색연합 측 설명이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환경부에 적발된 불법 증식 개체는 36마리에 달한다.
 
그렇다면 환경 당국은 왜 웅담 판매를 허용하는 것일까. 과거 정부는 1981년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해 곰 사육을 권장했다. 하지만 불과 4년 뒤 곰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되면서 수입과 수출이 금지됐다. 이미 곰을 들여온 농가들은 반발했고, 정부는 곰을 죽여 웅담을 얻는 것을 허용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에서 키워지는 전체 사육 곰은 407마리다.
 
불법 농가들은 고발이 되더라도 “곰을 몰수해 보호할 시설이 없다”는 이유로 200만~300만원의 벌금형에 그쳐왔다. 동물보호단체의 실태 고발로 지난해 12월에야 국회 본회의에서 사육 곰 및 반달가슴곰 보호시설을 만들 예산이 확정됐다.
 
국내 첫 보호시설은 9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4년 전남 구례군에 들어선다. 박 팀장은 “보호시설이 생기기 전까지 반달가슴곰은 우리에서 고통받으며 웅담을 채취당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 관계자도 “사육 곰 농가의 전·폐업 유도 등 사육 곰 산업을 종식할 정부의 로드맵이 있어야 보호시설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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