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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남북관계 협력 얻으려 미국의 대중 압박 호응?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온 문재인 정부가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쪽으로 방향을 튼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불과 두 달 전 한·미 외교·국방(2+2)장관 회의와 비교할 때 워낙 변동 폭이 크기 때문이다.
 

문 정부 외교 급선회 배경 뭘까
정의용 “정상회담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 프로세스 동력 확보한 것”
“대통령 임기 말 조급증 반영” 해석도

지난 3월 2+2 회의 공동성명에는 대만해협이나 남중국해 문제는 아예 없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남중국해에서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 및 항행·상공비행의 자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중요성” 등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정부의 설명도 180도 달라졌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3월 회의에서 중국 관련 내용이 모두 빠진 데 대해 “한·미 간에 성명을 내는데 제3국을 겨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우리 의도를 미국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차관은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나온 뒤 언론에 “우리의 90% 이상 수출입은 배와 항로를 통해 하는 것”이라며 “우리 근접 영내라고 하는 대만의 안정과 평화가 우리 국익에도 직결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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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사이 문재인 정부의 국익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협력 필요성에서 원인을 찾았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임기 내에 남북관계 개선 등을 이루기 위해 ‘중국에 대한 한국의 협력’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협력’을 맞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기 말 정부의 대북 최우선 정책 추진이 한·미 동맹 강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지난 22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정상회담 평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 장관은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확보됐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바이든 대통령의 남북대화 지지 사실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북한과 협력해 나가는 데 정책적 공간, 여유가 그만큼 생겼다”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24일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대화의 기틀이 마련돼 본격적인 협상이 기대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방역, 기후변화, 인도주의적 지원 등 3개 분야를 당장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사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대선까지 약 10개월밖에 남지 않은 데서 오는 ‘임기 말 조급증’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북·미 대화 재개, 남북 간 소통 등이 가장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미국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임기 말 자체가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간 주고받기의 등가성이 안 맞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문제에서 한국이 얻은 것은 성 김 대북 특사 임명, 미국의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합의 존중 약속, 바이든 대통령의 남북관계 협력 지지 확인 등 향후 북한이 남북 및 북·미 대화에 호응할 때만 가치가 있는 내용이지만, 한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에 동참한 내용은 훨씬 중대한 입장 변경이라는 것이다. 외교가 안팎에서 ‘10개월 대 8년’ 교환에서 초래되는 위험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유지혜·강태화·박현주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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