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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의 결자해지 가능할까…도덕성 검증 비공개하자는 與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임혜숙 과기정보통신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뒷줄 왼쪽부터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임혜숙 과기정보통신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김부겸 국무총리. 뒷줄 왼쪽부터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임혜숙ㆍ노형욱ㆍ박준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로 곤욕 치른 여권에서 청문회 제도를 손질하자는 주장이 다시 일고 있다. 
 
2019년 '조국 사태' 직후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했다 가라앉은 주장이 재부상한 것이다. 당시 "당리당략 정치공세, 인신공격의 장으로 청문회가 전락하는 상황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조정식 정책위의장)는 분위기 속에 관련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야당의 반발 속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무안 주기식 청문회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이 재론의 불씨가 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은 제쳐놓고 흠결만 따지는 청문회가 되고 있다”며 정책·능력은 공개,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로 하는 ‘투트랙’ 청문회를 제안했다.  
 
그러자 여당에서도 “정책과 능력 검증은 공개적으로 하고, 신상과 국가기밀·외교안보 질의는 비공개로 진행해야 한다”(김병주 민주당 원내부대표, 지난 20일)며 호응하는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국회 운영위원회에는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같은 취지의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3건 계류돼 있다. 홍영표 의원은 지난해 6월 인사청문회를 ‘공직윤리청문회’와 ‘공직역량청문회’로 분리하고, 윤리청문회는 비공개로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성호·김병주 의원이 대표로 낸 법안도 비슷한 내용이다. 민주당은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가 끝나면 이들 법안을 논의 테이블에 올릴 계획이다.  
 

“장관도 청문회 해야”…與 16년 전 주장 

2000년 6월 인사청문회법 제정 당시 국무총리·감사원장·헌법재판소장 등으로 한정됐던 청문회 대상을 국무위원으로 확대한 건 노무현 정부였다. 2005년 1월, 이기준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각종 도덕성 논란으로 취임 닷새 만에 자진 사퇴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국무위원도 국회에서 청문회를 거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능력 중심의 인재 발탁이 어려워질 것 등을 우려해 “청문회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반대했지만, 노 대통령은 밀고 나갔다. 여기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호응하면서 2005년 7월 장관도 인사청문회가 도입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여야 공수 바뀔 때마다 “도덕성은 비공개로”

2014년 9월 새누리당 인사청문제도개혁TF 장윤석 위원장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인사청문제도개혁TF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9월 새누리당 인사청문제도개혁TF 장윤석 위원장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인사청문제도개혁TF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도덕성이 논란이 될 때마다 청문회 제도를 손보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거대 양당의 입장이 여야가 바뀔때마다 180도 달라져 제도는 바뀌지 않았다. 2014년엔 여당이었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안대희,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이후 인사청문제도개혁TF를 꾸려 정책검증과 도덕성 검증을 분리를 추진했다. 그러나 야당이던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청와대와 여권이 책임론을 피해가기 위해 제 눈의 대들보를 감추려 한다”(박영선 당시 원내대표)고 맞섰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국민의힘이 시큰둥한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제도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엉뚱한 데 (인사 실패) 책임을 전가하는 호도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 소속 조수진 의원도 20일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 때 청문회 대상이 장관으로 확대됐는데, 그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부가 청문제도를 무력화했다”며 “정략적인 제도 개선 논의엔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 합의가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1년도 안 남은 가운데 추가 개각 예고가 없어 ‘차기 정부용’이라는 여당의 말에 설득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민주당 원내 핵심인사는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검찰총장 후보자 이후 더는 청문회가 열릴 일이 없다”며 “야당도 다음에 집권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 논의할 적기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역대 정부 낙마 장관 후보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역대 정부 낙마 장관 후보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여론·전문가는 회의적

 
여야가 공감대를 이루더라도 ‘도덕성 비공개 검증’에 반대하는 여론이 벽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도덕성과 정책능력을 모두 공개로 검증해야 한다’고 답했다.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 정책능력은 공개’를 택한 응답은 19%에 그쳤다.  
 
전문가들 사이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이 우선이라 지적도 적잖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학)는 “청와대가 사전검증을 철저히 해 심각한 도덕성 문제가 발견되면 인선을 포기해야 한다”며 “약간의 도덕적 흠결이 있지만, 꼭 필요한 후보라면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대통령이 설득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미국에서 정책능력 중심 청문회 실시가 가능한 이유는 도덕성에 대해선 백악관이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기 때문”이라며 “청문회를 이원화하려면 청와대가 사전 검증 자료를 일체를 국회에 넘기는 게 전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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