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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데이터사이언티스트 차현나 "데이터가 진짜로 일하게 하려면"

데이터 분석 결과물이 실제 사업에 반영되게 하는 것도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입니다. 그래야만 데이터가 '진짜로' 일했다고 할 수 있죠"

국내 스타벅스 1호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출신이자 지금은 하이브(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데이터랩장을 맡은 차현나 박사의 말이다. 데이터 분석의 최종목표는 시장과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기업은 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차 박사는 "대기업이 데이터 분석 업무를 협력 업체에 외주로 맡기거나, 에이전시가 만든 보고서를 짜깁기 해놓고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를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앞서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쓴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fol:in)이 차 박사를 만나,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법에 관해 물었다. 차 박사는 스타벅스 데이터팀에서 5년 간 일했고 2020년  하이브로 옮겼다.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라이스타일 사업에 관한 데이터를 분석해 하이브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돕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차현나 박사

차현나 박사

데이터가 '진짜로 일하는' 분석을 강조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분석인가요?  
흔히 대기업에서는 분석 업무를 협력 업체에 외주로 내보내거나 에이전시 혹은 팀의 하위 직급이 만든 보고서들을 이어 붙이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사와 붙여넣기, 편집을 해놓고 '자신이 분석했다'고 착각하죠.

하지만 자료 취합에 집중하는 전략 기획이나 컨설팅은 실제 빅데이터 분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는 '분석부터 보고서 작성, 보고까지' 데이터 팀이 직접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석한 데이터가 실무부서에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의미를 설명하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제언을 하고, 그 성과 분석까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함께해야만 진짜로 '데이터가 일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일하는 데이터를 가진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데이터를 중심으로 의사결정 하겠다는 탑(Top·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주 작은 의사결정이라도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노력해야죠. 특히 시장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데이터를 실제로 반영할 줄 알아야,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로 소비자의 행태를 살피고, 여기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실제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는 것이죠.
 
데이터를 분석해가면 의사 결정권자가 얼마나 수용하나요. '설득력 있는' 데이터 분석이 따로 있을까요.
숫자 그 자체보다는 스토리텔링이 의사 결정권자의 수용을 끌어내곤 합니다. 스타벅스 제주 시그니처 메뉴를 예로 들어볼게요. '사람들은 왜 관광지 같은 특정 지역에서는 평소와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일까' '왜 똑같은 제주 지역인데도 매장마다 다른 메뉴를 선택할까' 이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고객 구매 데이터 분석으로 얻어냈습니다. 이를 데이터팀의 최종 제언은 '관광지인 제주에서는 제주 지역만의 특별 메뉴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죠. 

이 분석을 데이터팀은 이렇게 스토리텔링 했습니다. 나는 '차현나'라는 한 사람이지만 어떤 장소에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고요. 회사에서의 차현나와 집에서의 차현나, 관광지에서의 차현나는 모두 다른 사람이고 자연스럽게 장소에 따라 구매 행동도 영향을 받는다, 그러니 '특정 지역 또는 특정 매장에는 특별한 메뉴가 필요하다'라고요. (실제로 스타벅스는 이같은 데이터팀의 제안을 수용해 고객이 선호하는 제주 특산물인 감귤·한라봉·말차·당근 등을 한라산·현무암 등 제주도 지형 키워드와 접목했다. 그 결과 ‘당근 현무암 케이크’ ‘한라봉 오름 데니쉬' 등이 출시됐고 이 특화 메뉴는 현재 스타벅스 제주 매장 전체 푸드 매출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의사 결정권자들은 아주 뻔한 상식은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다 아는 걸 왜 데이터로 가지고 왔냐'는 얘기 듣기 십상입니다.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화두를 던질 수 있는 데이터를 갖고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합니다.  
 
문과 출신입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약점이 되지는 않나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저의 강점과 차별성은 소비자 심리학을 전공하면서 얻은 통찰력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데이터 사이의 맥락을 파악하고, 어떤 목적을 위해 어떻게 데이터를 구성할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인문학적 소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문과 출신 후배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에게도 전공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후회하지 말고, 자신만의 전공과 관점을 소중히 여기라고 조언합니다. 언젠가 그 공부가 자신만의 장점이 될 날이 오기 때문이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상을 본다는 건 어떤 것인가요.
데이터와 세상의 연결점을 찾아내는 과정인 것 같아요.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든 데이터로 흔적이 남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 데이터를 따라가다 보면 숫자로 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고요. 그리고 그 숫자들을 기반으로 다시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하죠. 데이터를 업으로 삼고 있지 않더라도, 일반인들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요. 친구가 말하는 주식에 무턱대고 투자하지 않는다거나, 아주 흔한 일이지만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한 번 더 검색해보고 구매를 한다거나. 이런 것도 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상을 보는 일 중 하나겠지요.  
  
데이터를 다루는 직장인이 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이 이런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문장을 쪼개는 연습을 해보라'고 답합니다. 문장을 쪼갠다는 것은 떠오른 질문을 데이터 단위로 분해하는 것을 말해요. 데이터를 잘 모르는 사람도 연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잘나가는 OO마켓이 있어. 거기서 다른 데보다 저렴하게 팔더라고"라는 문장을 볼까요. '요즘'이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몇주나 며칠로 표현할 수 있는지 봅니다. '잘 나가는'이란 무슨 의미인지, 매출 규모가 크다는 것인지, 어느 집단과 연령층에서 잘 나간다는 것인지 봅니다. '다른 데보다'는 경쟁업체가 어디인지를, '저렴하게'는 평균 가격 대비 싸다는 것인지, 정품 취급 업체 중 저렴하다는 것인지를 쪼개보면서 데이터 분석의 단초가 되는 사고방식을 훈련하는 거죠.
차현나 박사 폴인 세미나

차현나 박사 폴인 세미나

 
차현나 박사가 들려주는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법’은 지식콘텐츠 플랫폼 폴인의 온라인 세미나 〈데이터사이언스, 숫자를 전략으로 바꾸다〉에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다. 오는 5월 27일 목요일 오후 8시 열리는 이 세미나는 폴인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폴인 멤버십 회원은 무료다.  
 
이해진 에디터 lee.ha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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