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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살기’가 위기의 호텔 살린다…’장기투숙 상품‘ 전국 확산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부터 서울 시내 4성급 호텔에서 '한 달 살기' 중이다. 경기 부천 집에서 서울 강남 회사까지 출·퇴근만 1시간에 야근이 잦았던 김씨는 우연히 호텔의 장기투숙 프로모션을 보고 지갑을 열었다. 이 호텔의 평소 1박 비용이 10만원 안팎이었는데 30박 특가 상품은 150만원대였다. 김씨는 "해외여행도 못 가는데 '호캉스'(호텔+바캉스)라도 즐기자고 생각했다"며 "지옥철에 있을 시간에 호텔 조식을 먹고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며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1년여가 지나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해 주요 호텔은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공실'(空室)에 시달렸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대기업 호텔도 매출이 반토막났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사람들이 비교적 '안전한 휴식처'로 여겨지는 호텔을 찾기 시작하면서 매출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기투숙 상품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롯데호텔 서울이 지난 3월 한 달 숙박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 롯데호텔]

롯데호텔 서울이 지난 3월 한 달 숙박 상품을 선보였다. [사진 롯데호텔]

1~4주 장기숙박 상품 출시 붐   

롯데호텔 서울은 지난 3월 '한 달(30박) 숙박' 상품을 내놨는데 첫 주에만 20건이 팔렸다. 가격은 1건당 약 280만원. 객실수로 따지면 600여 실이 한번에 팔린 셈이다. 롯데호텔의 럭셔리 5성급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도 1건당 1000만원 하는 한 달 숙박 상품이 최근까지 5건 정도 판매됐다. 롯데호텔 측은 "해외여행 비용을 국내 호캉스에 투자하면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누리는 생활 공간으로서 호텔을 찾는 수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호텔의 청소·세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롯데호텔은 장기숙박 상품을 당초 서울만 출시했다가 호응이 좋자 전국 16곳으로 판매를 확대했다. 호텔로선 장기숙박 상품은 매출에서 효자다. 호캉스가 2~4박 정도에 그치지만 장기숙박은 한번에 1주~4주(한달) 머물러 객실 투숙율을 높인다. 서울 대형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투숙율이 70% 정도 됐는데 요즘엔 40% 넘기기가 쉽지 않다. 장기숙박 상품이 많이 팔리며 호텔업계에겐 가뭄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그니엘 서울의 장기숙박 상품 이미지. [사진 롯데호텔]

시그니엘 서울의 장기숙박 상품 이미지. [사진 롯데호텔]

수원·인천·부산서도 속속 출시 

장기숙박이 인기를 끌면서 수도권의 3·4성급 중견 호텔도 앞다퉈 비슷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호텔의 장기숙박 상품을 중개하는 플랫폼인 '호텔에삶'에는  서울 권역별로 30만원대부터 200만원대까지의 다양한 1~4주 숙박 상품이 올라와 있다. 김병주 호텔에삶 대표는 "올해 초 22개 호텔의 장기숙박 상품 판매를 시작했는데 등록 문의가 빗발쳐 매주 5~10개씩 호텔이 추가되고 있다"며 "서울에 이어 수원·인천·부산에서도 장기숙박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30대 직장인은 업무도 하고 쉴 수 있는 '워케이션(workation)' 수요가 크고, 호캉스를 즐기거나 집 리모델링을 하면서 임시거주지로 사용하는 가족도 있다"고 귀띔했다. 강남 대치동 인근 호텔은 코로나19로 인한 휴교기간에 유명 학원 수강을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중고등학생이 한 달가량 머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비티 서울 판교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모습 [사진 조선호텔앤리조트]

그래비티 서울 판교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모습 [사진 조선호텔앤리조트]

호텔업계는 식음료 매장에도 부쩍 손님이 늘었다며 반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그래비티 서울 판교호텔은 올해 들어 점심·저녁 뷔페 레스토랑이 늘 만석이다. 인근 분당지역 학부모들이 자녀 등교 후 브런치나 모임을 위해 자주 들르면서다. 웨스틴조선, 신라호텔 등 주요 도심 고급호텔 상황도 엇비슷하다. 웨스틴조선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식당 출입이 꺼려지면서 위생·방역에서 심리적으로 나은 호텔 식음업장을 찾는 것 같다"며 "특히 주중엔 업무 미팅차 오는 비즈니스맨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학부모부터 20대까지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몇몇 호텔은 MZ세대를 겨냥해 판매채널도 라이브방송·카카오 등 이커머스로 확대하고 있다. 일부 호텔은 객실 대비 식음료 장사가 잘되자 주말 중·석식 뷔페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연말 1인당 10만원선이던 뷔페 가격이 요즘은 11만~15만원대로 올랐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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