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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억 날린 유령청사 미스터리···깐깐한 기재부 왜 확인 안했나

관세청이 관세평가분류원의 세종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 부처 간 엇박자로 인해 혈세 171억원이 낭비되고, 텅 빈 청사만 남았다. 관세청의 무리한 추진 과정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의 예산 편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의 건설 허가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지 않은 것은 관가 내부 시각으로도 미스테리다. 
 
관세청이 2015년 관세평가분류원 세종 이전 안을 추진할 당시, 관세청과 관평원 모두 행정안전부의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고시(2005년)에 이전 제외 기관으로 명시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8일 최근 언론에 보도된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세종시 청사 신축 관련 의혹에 대해 해당 사안을 엄정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날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과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이같이 지시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 전경.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는 18일 최근 언론에 보도된 관세평가분류원(관평원)의 세종시 청사 신축 관련 의혹에 대해 해당 사안을 엄정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김 총리는 이날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과 공직복무관리관실에 이같이 지시하고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수사 의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세종시 관세평가분류원 청사 전경. [연합뉴스]

그러나 관세청은 관평원은 ‘시험ㆍ연구 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대통령령인 현행 정부청사관리규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청사 이전 예산은 기획재정부와 논의했고, 관련 인허가 절차도 행복청과 협의해 결정한 사안”이라며 “결과적으로 행안부와 법 해석 차이로 이전이 무산됐지만, 처음부터 우리가 법을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추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부처의 한 고위 관료는 “200억원에 가까운 청사 신축사업을 추진하는 실무자라면 당연히 청사 관리 담당부처인 행안부에 협의 대상인지를 확인했을 것”이라며 “관세평가분류원이 연구시설이라 행안부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관세청 해명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할 기재부는 이를 확인하지 않고 2016년 8월 신축 예산을 2017년 예산안에 반영했다. 기재부는 관세청이 행안부와 협의를 마치고 예산을 요구한 것으로 판단하고 예산을 편성했다고 권 의원실에 답변했다. 
 
다른 정부부처 관계자는 “기재부가 평소 신규 예산 심사는 매우 깐깐하게 하고, 반영되더라도 삭감이 일쑤”라며 “그런 기재부가 관세청에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은 의외”라고 말했다. 당시 기재부 2차관을 지낸 송언석 의원(무소속)은 연합뉴스에 “예산안은 예산실장과 담당 과장 정도가 알 수 있다”며 관세평가분류원 이전 예산 편성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행안부의 ‘이전 불가’ 방침 알고도 건축 허가를 내준 행복청도 의문투성이다. 행복청은 “청사건물 신축 허가는 토지매입 등 건축법 제11조 구비조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며 “허가 과정에서 관세청으로부터 관계기관 협의 내용을 수령했으나 건축허가를 불허할 만한 요소는 없었다”고 국회에 답변했다. 관세청이 예산을 받아 토지를 샀기 때문에 청사 관리 담당부처의 반대에도 건축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기재부와 행복청은 행안부 고시가 개정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몰랐거나 무시하고 건축 허가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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