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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총리보단 축구코치!" 육아 택한 40세 女총리후보 남편

독일 최연소 여성 총리를 노리는 베르보크(왼쪽) 녹색당 대표와 남편 홀레플라이슈. [벨트지 캡처]

독일 최연소 여성 총리를 노리는 베르보크(왼쪽) 녹색당 대표와 남편 홀레플라이슈. [벨트지 캡처]

 
부인이 대통령이 되겠다며 남편인 당신이 육아 휴직을 하고 어린 딸 둘 육아를 전담하라는 제안을 해온다면?  
 
한국의 상황은 물론 아니다. 아직 여성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태평양 건너 미국의 얘기도 아니다. 현재도 여성 총리가 집권 중인 독일 얘기다. 퇴임 후에도 존경받을 것이 유력한 앙겔라 메르켈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녹색당의 아날레나 베르보크 녹색당 대표 가족 얘기다. 베르보크 대표가 총리 후보로 나서면서 남편인 다니엘 홀레플라이슈에게 실제로 이런 제안을 했고, 남편은 쿨하게 “오케이”를 했다. 베르보크 대표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빌트암존탁과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국내 유수 매체들은 그의 남편인 홀레플라이슈씨가 “우체국 로비스트”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오역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 빌트암존탁의 보도 원문 및 독일 dpa 통신의 과거 보도 등을 바탕으로 찾아본 결과, 홀레플라이슈 씨는 현재 DHL에서 그룹에서 정치 컨설턴트이자 PR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독일 벨트(WELT) 지 영문판 등에서 그가 도이체 포스트(Deutsche Post)에서 일하고 있다고 표기하고 있기에 벌어진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도이체 포스트가 곧 DHL그룹이다.  
 
DHL의 홈페이지를 살펴보자 그에 대해 “2017년부터 근무 중이며 e커머스와 데이터 보호 및 인사 등등의 정책을 총괄한다”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독일이 낳은 세계적 물류 기업에서 임원급인 남자인 셈이다. 나이는 베르보크 대표보다 8살 많은 48세다.  
 
홀레플라이슈 씨의 것으로 보이는 링크드인 페이지. [링크드인 캡처]

홀레플라이슈 씨의 것으로 보이는 링크드인 페이지. [링크드인 캡처]

 
그 역시 한때 정치인을 꿈꿨다. 2004~2017년에 걸쳐 녹색당에 몸을 담고 친환경 및 진보 정책을 반영하기 위한 정치 활동을 수년간 했다고 한다. DHL에도 녹색당 적인 친환경 정책 등을 도입한 게 홀레플라이슈 씨라고 독일 일간지 베스트도이체 알게마이네 차이퉁(WAZ)은 전했다. WAZ와 dpa 등을 종합하면 둘은 2007년 결혼했는데, 베르보크 대표가 녹색당 인턴십을 하던 시절 만났다고 한다. 홀레플라이슈는 녹색당 합류 이전엔 비정부기구(NGO)에 몸담았고, 관련 경험을 녹여 녹색당 당직자로 기업 및 홍보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겐 별명이 하나 있으니, ‘녹색당의 위르겐 클롭’이다. 축구팬이라면 눈이 번쩍 뜨일 별명인데, 독일 축구의 전설이자 현재 영국 리버풀FC 감독을 맡고 있는 위르겐 클롭과 외모가 똑 닮은 꼴이기 때문이다. 홀레플라이슈 씨 역시 “내가 (네덜란드의 전설적 축구 선수) 루이스 판 할보다는 클롭과 더 닮긴 했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답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그는 축구 광팬이다. 
 
독일 매체가 그에게 “총리직과 축구 대표팀 코치 중 골라야 한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지자 “당연히 축구 대표팀 코치다”라고 답한 적도 있다고 한다. 독일 매체 메르쿠르는 17일 “‘녹색당의 클롭’인 기업 및 홍보전문가 홀레플라이슈에게 닥친 질문은 이제, ‘언제 자신의 경력을 가족을 위해 희생할 것인가’이다”라고 전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FC 감독. 홀레플라이슈씨와 닮은꼴? AP=연합뉴스

위르겐 클롭 리버풀FC 감독. 홀레플라이슈씨와 닮은꼴? AP=연합뉴스

 
베르보크 대표는 홀레플라이슈와 사이에 9세, 5세 딸을 두고 있다. 베르보크 대표는 빌트암존탁과 인터뷰에서 “총리직을 맡는다는 것은 밤낮으로 헌신해야 한다는 의미이기에 남편과 많은 의논을 했다”며 “남편이 육아 휴직을 하고 온전히 육아에 전념하기로 했으며, 두 딸에게 아빠로서 곁에 있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르보크 대표는 또 “남편에게 거부권도 줬지만 오케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새빨간 매니큐어에 역시 새빨간 바지 차림으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자신의 여성성을 감추기보다 더 드러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베르보크 녹색당 대표의 빌트암존탁 인터뷰 사진. [빌트암존탁 캡처]

베르보크 녹색당 대표의 빌트암존탁 인터뷰 사진. [빌트암존탁 캡처]

 
퇴임 후에도 존경받는 국가지도자로 남을 것이 유력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은 오는 9월 결정된다. 베르코브 대표는 어린 시절 부모와 반핵 집회에 참여하며 정치의식을 높였다고 한다. 함부르크대와 런던정경대(LSE)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그의 정치 인생은 최연소 기록의 연속이다. 2013년 33세로 연방 의원에, 2018년엔 녹색당 대표, 지난달엔 녹색당의 최연소 총리 후보에 올랐다. 
 
녹색당의 지지율은 최근 20%대 초반으로, 20%대 후반을 기록 중인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의 연합에 이어 2위다. 녹색당이 사회민주당 등 군소 야당과 연정을 이루면 독일엔 41세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곁엔 육아 휴직을 하고 자신의 경력보다 딸 둘 육아를 앞세울 남편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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