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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회담 나흘 앞두고…바이든 "화이자·모더나 외국과 공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사용 중인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백신을 다른 나라와 나누겠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사용 중인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백신을 다른 나라와 나누겠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사용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다른 나라와 나누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사용 중인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 세 종류다.

美 사용 중인 백신 해외 공여 발표는 처음
수요보다 공급 많고, 리더십 요구에 결심
백신 수출·지원 적극적인 中·러시아 견제
한미 정상회담 4일 전…文 백신 받아올까

 
미국이 사용 중인 백신을 외국에 공여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이다. 
 
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의 해외 공여를 전격 결정하면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 스와프' 성사 가능성도 커졌다. 백신을 지원할 대상 국가는 이 자리에서 발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6월 말까지 미국은 모든 국민을 보호하고 남을 만큼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게 된다"면서 "남는 백신 최소 2000만 회분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황에 따라 백신 해외 지원 물량은 추가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해외 지원을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 회분에 더하면 앞으로 6주 동안 미국이 해외에 지원하는 백신은 총 8000만 회분이 된다. 이는 미국이 6월 말까지 생산하는 백신의 13%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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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백신을 어느 나라에 보낼 지는 앞으로 며칠 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을 "기증(donate)한다"는 표현을 썼다. 판매나 대여(loan)보다는 무상 지원 형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백신 해외 지원 결정은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을 위해 미국이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는 안팎의 비판이 커지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이 민주주의의 무기고(arsenal)였듯이, 코로나19 대유행과의 전투에서 우리나라는 세계를 위한 백신 무기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대유행이 통제되기 전까지 미국은 결코 완전히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 "어느 바다도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만큼 넓지 않고, 어느 벽도 충분히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서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이 늘면 미국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백신 수급 불균형이 변이 바이러스를 만들어내 대유행 종식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지 주장해 왔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것도 바이든 행정부의 결심에 영향을 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일이면 미국 인구의 60%가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것으로 집계된다"면서 "터널 끝 불빛이 점점 더 밝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유행이 시작된 후 오늘 처음으로 50개 주 모두 확진자가 줄었다"고 전하며 미국 상황이 안정적임을 강조했다. 
 
 
미국은 백신 접종률이 오르면서 확진과 사망이 줄었지만, 인도와 남미 등 다른 나라는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면서 미국의 백신 리더십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해외에 지원할 백신 8000만 회분에 대해 "지금까지 백신을 외국과 공유한 어느 나라보다 많다. 5배나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500만 회분을 해외에 지원한 중국과 러시아보다 많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비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국산 백신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판매하거나 제공하는 '백신 외교'에 나선 행보가 바이든 정부의 백신 해외 공여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바이든은 "우리는 전염병 대유행을 종식하기 위해 백신을 세계 어느 곳에라도 공유하겠지만, 다른 나라로부터 특혜를 얻고자 백신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중국과 러시아가 백신을 외교 도구로 사용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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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백신 8000만 회분은 세계가 필요로 하는 충분한 양이 아니라고 시인하면서 동맹국과 협의해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수 있는 글로벌 전략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대유행을 끝내기 위한 다자적인 노력을 조율할 것"이라며 "다음 달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진전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고했다.
 
바이든은 이 자리에서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이 백신 해외 협력까지 맡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에 성공할 수 있게 한 정부 전반의 대응을 국제적인 노력에도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을 향해서는 "12세 이상 모든 국민이 맞고도 남을 만큼 백신이 충분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에서 사용 가능한 백신을 해외로 보내는 데 대한 국내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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