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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인과 못밝혀도 1000만원? 그렇게해도 인정받는건 3%뿐

17일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접종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 백신 접종센터에서 접종한 시민들이 이상반응 모니터링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벌써 아내 치료비에 1000만원 가까이 들었다. 금액적인 것뿐만 아니다. 정부의 관리도 미흡하다. 지금까지 보상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은 언론을 통해 접하고 있다.”

 
지난 3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 후 사지마비 증상이 왔던 40대 간호조무사 A씨의 남편 이모(47)씨는 17일 이렇게 하소연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한 경우 백신과의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아도 최대 10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키로 했다. 5월 이전 접종자도 소급적용 된다. A씨 가족도 대상이 됐지만 그는 냉소적이었다.  
 
이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금액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지원 대상으로 인정받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무늬뿐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A씨 사례를 통해 정부의 새로운 치료비 지원사업의 문제점 등을 따져봤다.
 

① “지원 대상 인정 자체가 어려워”

17일 오전 비가 내리는 날씨에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17일 오전 비가 내리는 날씨에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줄지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현재 정부의 보상 관련 기준은 크게 다섯 가지다. ①인과성이 명백할 때다. ②인과성에 개연성이 있거나 ③인과성 가능성이 있을 경우다. 이전까진 이 세 가지 경우에만 보상금 지급이 이뤄졌다.
 
그간 ④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움(④-1 근거자료 불충분, ④-2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경우)과 ⑤명백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는 보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이번에 ‘④-1’도 새롭게 보상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중환자실에 입원하거나 이에 준하는 질병이 발생했지만, 피해조사반 결과 백신과의 인과성 인정근거가 불충분하다고 판정된 경우다. 
 
이에 대해 이씨는 지원 대상 범위부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④-1(근거자료 불충분)로 인정받는 것 자체부터가 어렵다면서다. 실제 방역 당국의 접종 후 사망 및 중증 사례 198건 심의 결과 이런 경우로 인정받은 건 A씨 사례 등 6건(3.1%)에 불과했다. 추정 진단명은 생소하다. ▶급성파종성 뇌척수염(1명) ▶길랑-바레증후군(2명) ▶전신염증반응증후군(1명) ▶심부정맥혈전증(1명) ▶급성심근염(1명)이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았다.
 
이씨는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것”이라며 “AZ 백신 접종 후 뇌척수염 진단을 받은 인천 20대 환자의 경우는 아예 포함되지도 못했다”며 “누굴 믿고 백신을 맞겠냐”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외적으로 관련 사례가 적고 연구도 진행 중이라 판정 근거가 애매한 상황은 맞다”고 설명했다. 
 

② 지원 범위 “간병비는 제외”

17일 서울 용산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용산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제한적인 지원 범위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백신 접종 후 발생한 잘환의 진료비만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간병비·장제비는 제외된다. 이씨는 한달도 되지 않아 진료비만 700~800만원이 나왔다고 했다. 진료비는 긴급지원비 등을 신청해 마련했지만 240만원의 간병비(하루에 10만원씩 24일)는 직접 부담해야 했다.
 
이씨는 “아내가 1~2주 정도 더 치료받아야 하는데 간병비 부담이 너무 커 퇴원할 수 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1~2년 정도는 재활이 더 필요한데 1000만원 한도를 넘어가면 지원을 못 받게 되니 벌써 걱정”이라고 답답해했다. 
 
이에 질병청 관계자는 “원래 긴급복지나 재난적 의료비 사업도 치료비만 지원되지 간병비는 안 된다”며 “다른 복지 사업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준을 동일하게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처럼 이미 긴급지원비를 받았을 경우에도 중복된 진료비가 아니라면 1000만원 한도 내에서 추가로 진료비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③ 지원 절차 “그동안 정부로부터 설명 못 들어”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사망 사례 등은 접종과 인과관계 확인 필요)]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질병관리청 (사망 사례 등은 접종과 인과관계 확인 필요)]

이씨는 지원 절차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들었다. 방역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A씨의 경우가 새 지원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지만, 이씨는 정부 관계자에게 직접 설명을 들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문재인 대통령이 “A씨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후 질병청과 지자체 관계자들이 A씨를 직접 찾아와 지원 대책을 논의했지만, 그때 이후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는 게 A씨 가족 측 주장이다.
 
이씨는 “그때만 잠깐 반짝할 뿐이다. 지난 10일에 아내 사례가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발표가 됐는데 그것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며 “지금까지 (보상과 관련해) 방역당국이나 지자체의 연락을 먼저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이상반응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보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멀쩡하던 사람이 (백신 맞고) 하루 아침에 거동을 못 하게 됐는데 ‘인과성을 찾지 못했다’는 말만 되풀이하면 누가 정부를 믿고 백신을 맞으려 하겠냐”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인정한 6건의 사례의 경우 바로 치료가 되는 병은 아니다. 앞으로 좀 더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1~2년 정도 병원을 다녀야 할 수도 있어서 지원 폭과 기간, 금액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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