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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암호화폐 광풍에…보이스피싱, 인터넷은행만 늘었다

지난 3월 A씨는 딸로부터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를 설치해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별다른 의심 없이 앱을 다운로드했지만, 앱은 그의 스마트폰을 원격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A씨의 딸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단은 해당 앱을 이용해 A씨 명의의 계좌 예금 5000만원을 7회에 걸쳐 자신들의 인터넷전문은행 계좌로 빼갔다.
 
지난해 처음으로 보이스피싱이 줄어들었지만,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계좌를 통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의 특성상 계좌 개설 절차가 간단하고, 최근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 인터넷은행 계좌를 여는 사람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17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는 1년 전보다 약 65% 급감했다. 피해금액 환급률도 48.5%로 전년 대비 20%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은행별 보이스피싱 증감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은행별 보이스피싱 증감률.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보이스피싱 피해가 줄어든 배경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정부의 예방 노력이 있다. 곽원섭 금감원 금융사기대응팀장은 “그동안의 범정부적 보이스피싱 예방 노력이 지난해 효과를 나타내 고객의 경각심이 높아졌다”며 “사기조직이 주로 중국에 많은데 코로나19 때문에 활동이 어려워진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점점 잡혀가는 듯했던 보이스피싱이지만, 인터넷은행 계좌를 통한 피해는 점점 늘고 있다. 지난해 금감원에 구제를 신청한 피해액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계좌에서만 각각 27.3%, 170% 급증했다. 다른 주요 은행 계좌는 모두 피해액이 줄었다. 지난 3월 금감원은 지난해 보이스피싱 현황을 집계하면서 전체적인 피해 금액·건수가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인터넷은행을 통한 피해가 증가했던 사실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유독 인터넷은행을 통한 피해 사례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암호화폐 열풍에 힘입어 인터넷은행 계좌 수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고객 수 219만명을 보유했던 케이뱅크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입출금 계좌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달 고객 수가 537만명으로 불어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까지 1444만명의 고객이 계좌를 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계좌 고객 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인터넷전문은행 계좌 고객 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계좌 개설이 상대적으로 쉬운 영향도 있다. 특히 최근 가족이나 은행을 사칭한 메시지를 뿌려 피해자가 스스로 개인정보를 보내게 한 뒤, 비대면 계좌를 열어 피해자의 다른 계좌 잔고와 대출금을 빼내는 피싱 수법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피해 금액이 옮겨지는 데 쓰인 계좌(사기이용계좌)도 지난해 카카오뱅크·케이뱅크에서만 증가했다. 김병욱 의원은 “핀테크 기술의 발전으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앞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인터넷은행도 보이스피싱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 송금·이체를 통한 보이스피싱만 금융사기로 규정하고 있어 피해자가 돈을 직접 인출해 사기조직에 전달하는 ‘인출(대면)편취’ 수법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보이스피싱 중 인출(대면)편취 수법은 493% 증가했지만, 계좌이체형 수법은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현행법의 허점을 악용한 범죄에 대해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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