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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남편 잃은 두아이 엄마, 올해서야 기초수급자된 이유

서울의 한 극빈층의 뒷모습. 중앙포토

서울의 한 극빈층의 뒷모습. 중앙포토

경남에 사는 A(32·여)씨는 2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었다. 졸지에 3,4세 두 아이를 키우는 모자가정의 가장이 됐다. 그는 일을 하면서 양육을 병행했다.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다. 주변에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해보라는 권유를 받아 동사무소의 문을 두드렸다. 그의 소득과 재산을 따져보더니 기초수급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급자에서 탈락했다. 서울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모 때문이었다. 부모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선을 초과했다. 
 

부양의무자 폐지되면서 생계비 받게 돼
자활근로 수입 등으로 월 119만원 들어와

부모의 소득인정액(소득+재산의 소득환산액)이 508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왔다. 이걸 넘지 않아야 A씨가 기초수급자가 될 수 있다. 이처럼 기초수급자가 되려면 자녀나 부모의 부양능력을 따진다. 가족의 소득과 재산이 일정선을 넘으면 국가에 의지하지 말고 가족에게 도움을 받으라는 뜻이다. 
 
 A씨는 올해 들어서 기초수급자가 될 수 있었다. 올해부터 A씨 같은 한부모 가구는 부모나 자녀의 부양능력을 따지지 않게 됐다. 소위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폐지했다.  
 
 
 
 A씨는 자활근로를 통해 생계비(최소 119만원)를 지원받는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간 사이에 지역자활센터에서 운영하는 커피 가게에서 자활근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A씨는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다. 
 
 전북에 사는 P(89)씨는 독거노인다. 몸이 아프고 일정한 수입이 없다. 수차례 기초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매번 탈락했다. 아들의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들은 아버지에게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 명절 때 집에 오더라도 잘 데가 마땅하지 않아 마당에 텐트를 친다고 한다. 
 
P씨의 집은 몇 년 전 태풍 피해를 봤다. 잘 데가 마땅하지 않아 주방에서 생활한다. 허리가 심하게 굽어서 일상생활이 어렵다. 장기요양보험의 가정방문(재가)서비스를 받으면 좋지만 돈이 부담돼 신청하지 않았다. 장기요양보험 재가서비스 비용의 15%(3등급 월 22만5000원)를 본인이 내야 한다. 
 
P씨도 올해부터 기초수급자가 됐다. 매달 생계비 지원금을 받고, 집 수리 서비스, 요양보호 서비스를 받는다. 정부에서 쌀을 받는다. 
 
그동안 극빈층이 기초수급자보다 못한 생활을 해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소위 '비수급 빈곤층'으로 불린다. 부양의무자 기준을 엄격히 적용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제한적으로 완화했다. 기초수급자 가정이 한부모 가구이거나 65세 이상 노인이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생계비를 지급한다.
 
이 조치 덕분에 올 1~4월 6만 2618가구가 생계비 지원을 새로 받고 있다. 연말까지 9만 5000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 1~4월 약 2만가구가 부양의무자 폐지와 무관하게 새로 생계비 수급자가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저소득층이다.
 
정부는 2017년 11월 기초수급자나 부양의무자 가구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다 포함됐으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주거비 지급에도 폐지했다. 이후에도 부양의무자 기준 적용을 축소해왔다. 내년에는 기초수급자 대상 가구에 노인이나 장애인이 없는 일반가구의 생계비 지급에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 다만 부양의무자인 직계혈족(부모, 자식) 가구가 고소득(1억 원 초과), 고액 재산(부동산 9억 원 초과)일 경우 부양의무자 기준을 계속 적용한다. 
 
 보건복지부 민영신 기초생활보장과장은 “올해 노인·한부모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부양자가 있으나 실제로 부양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를 많이 해소했다"며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보이면 시·군·구청이나 읍·면·동 주민센터에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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