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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항암 치료에 시너지…양방서도 인정한 이 보약

기자
박용환 사진 박용환

[더,오래] 박용환의 면역보감(101) 

의학의 발달은 ‘고통’에서 벗어나고, ‘죽음’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 욕망의 반영이다. 그런 면에서 암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은 의학의 발달과 궤를 같이한다. 한때 암이라는 단어는 죽음을 바로 의미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바로 죽음에 다다르지는 않는 무수한 방법이 발달했다. 그러니 암 진단을 받아도 예전에 느끼던 끔찍함은 조금 덜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은 여전히 우리를 공포에 몰아넣는 이름이다.
 
암을 치료하는 면에서 한방치료의 역할은 뭘까? 한의학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통계치를 제대로 못 내고 있다는 점은 약점이 분명하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한방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들로 인한 면이 참 크다. 한약은 단일 제재로 처방하는 경우가 드물다. 똑같은 대장암이라고 가정할 때 양방치료는 암 덩어리 자체에 초점을 두는 반면, 한방치료는 사람에 초점을 둔다. 한 사람, 한 사람에 따라 다른 치료를 하게 되면 통계를 낼 수 없고 표준화를 하지 못한다. 한방치료는 A라는 사람의 대장암과 B라는 사람의 대장암에 대한 처방이 다르다. 심지어 A라는 사람에게 처방하는 약조차 상태와 생활방식 등에 따라서 계속 변한다. 개인화 맞춤식 처방을 하는 방면에서는 정말 가치 있는 치료지만, 표준화한 통계를 못 내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안타깝기도 하다.
 
요즘은 이런 면을 극복하고자 특정한 약초 혹은 처방으로 암 치료에 대해 통계화하고 표준화 작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일 약초의 항암효과에 관한 내용은 상당한 수준의 근거자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아마 식재료에 관해 검색해 본다면 ‘항암효과가 있는’이라는 말을 쉽게 발견할 것이다. 음식으로 먹는 것조차도 항암효과를 언급하고 있을 정도지만 음식으로 먹는 양은 미미한 정도라 예방의 의미는 조금 있겠으나 치료로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약효가 훨씬 강한 약초를 고농도로 농축해 투여하게 된다.
 
한방치료는 사람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도 처방이 다르다. 한 사람에게 처방하는 약도 상태와 생활 방식 등에 따라 계속 변한다. [사진 pixabay]

한방치료는 사람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도 처방이 다르다. 한 사람에게 처방하는 약도 상태와 생활 방식 등에 따라 계속 변한다. [사진 pixabay]

 
여러 약초 중에서 예를 들면, 옻이라는 약초는 항암효과에 대해 상당히 많이 밝혀졌고, 임상에서도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옻은 약재명으로 건칠이라고 하고, 어혈을 없애는 효능이 강력해 혈액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 암을 의미하는 적취를 풀어주는 것으로 오랫동안 처방됐다. 암과 관련해 암세포에 대한 항증식효과 및 세포자멸, 혈관내피성장인자에 대한 발현 억제 및 항산화 효과 등이 밝혀져 혈액암,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 폐암, 대장암, 림프암, 담도암, 간암 등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현대적인 방법으로 옻에서 불편한 성분인 우루시올을 제거하면서 아주 고농도로 정제해 처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단일 약초에 관한 연구는 세계적으로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방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약초를 조합하는 복합처방이다. 하나의 약초도 이해하기 어려운 서양 학문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난해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 유명한 처방으로 효능을 입증하려는 노력이 많다. 한방 처방의 대표적인 보약인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인삼양영탕 등은 암 후유증에 투여하는 기본처방이다.
 
이중에서 보중익기탕이 암 환자의 피로와 무력감을 호소하는 암성 피로에 효과를 보였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윤성우 교수팀이 미국의 MD앤더슨 암센터 주관의 국제통합암학회에서 발표했는데, ‘보중익기탕은 한의학에서 기허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 항암 치료와 병행했을 때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항암 치료 효과를 상승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탈리아 통합암치료연구회장인 마시모 교수는 보중익기탕 속의 황기라는 약초를 언급하며 유럽에서도 암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다고 했다. 황기는 기운을 보하여 자신의 힘으로 종양을 없앨 수 있는 효능의 약초다.
 
한방 처방의 효능을 입증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보약 보중익기탕은 암 환자의 피로와 무력감을 호소하는 암성 피로에 효과를 보인다는 논문 결과도 나왔다. [사진 baekhorang on Wikimedia Commons]

한방 처방의 효능을 입증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보약 보중익기탕은 암 환자의 피로와 무력감을 호소하는 암성 피로에 효과를 보인다는 논문 결과도 나왔다. [사진 baekhorang on Wikimedia Commons]

한편 침 치료 효과도 상당하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에 특정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손 저림이 발생하는데 이때 침 치료를 하니까 손 저림이 나아지더라는 발표가 있었다. 침 치료 역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파악하려면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데, 이 논문에선 한쪽 대조군에는 침 치료처럼 보이는 도구를 개발해 이 실험을 완벽히 통제했다고 보고했다. 침술의 효과는 서양의학계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근골격계뿐만 아니라 신경정신과 영역이나 항암 치료 영역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암이라는 진단이 나에게 떨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아마 듣는 순간 수만 가지의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갈 것 같다. 가족이나 사회적인 관계, 인생의 마무리 등을 먼저 생각하겠지만, 이성이 돌아오면 치료방법에 몰두할 것이다. 지금의 한방치료는 더이상 옛날 같은 민간의학 수준이 아니다. 암을 자연적으로 나은 분들이 산이나 바닷가의 요양시설에서 약초 캐 먹고 한방의 일부분인 여러 민간요법으로 효과를 봤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이제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어가고 있는 제대로 된 한방치료로 안심하고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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