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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수박을 한입에 쏙…'광주주먹밥'의 이유있는 변신

5·18을 기억하는 여행법① 주먹밥 투어 

광주주먹밥 전문접 '‘맘스ㆍ쿡’의 대표 메뉴. 노란색의 강황불고기주먹밥, 매웁닭주먹밥, 묵은지불고기쌈주먹밥(사진 아래), 묵은지불고기쌈주먹밥은 2019년 광주시에서 주최한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주먹밥이다. 손민호 기자

광주주먹밥 전문접 '‘맘스ㆍ쿡’의 대표 메뉴. 노란색의 강황불고기주먹밥, 매웁닭주먹밥, 묵은지불고기쌈주먹밥(사진 아래), 묵은지불고기쌈주먹밥은 2019년 광주시에서 주최한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주먹밥이다. 손민호 기자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을 뭘까.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김치? 전문식당 골목도 있는 떡갈비? 무등산 산행을 마무리하는 보리밥? 혹시 주먹밥은 어떠신가.
 
‘광주에선 국밥을 시켜도 반찬이 쫙 깔리는데 무슨 주먹밥이냐’ 하실 분에 계실 테다. 하나 사실이다. 2019년 광주광역시는 주먹밥을 대표 음식으로 선정하고 ‘광주주먹밥’이란 브랜드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레시피를 전파하고, 메뉴를 개발하고, 전문점을 지정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먹밥 어머니

광주 대인시장에서 과일 가게 '계림과일'을 하는 김삼례 할머니. 1980년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던 '주먹밥 어머니'다. 손민호 기자

광주 대인시장에서 과일 가게 '계림과일'을 하는 김삼례 할머니. 1980년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던 '주먹밥 어머니'다. 손민호 기자

광주에서 주먹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다. 5·18의 기억 때문이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의 어머니들이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해서 먹였다. 대인시장, 양동시장, 서방시장의 어머니 상인들이 특히 ‘주먹밥 어머니’로 유명했단다. 대인시장에서 47년째 과일가게를 하는 김삼례(84) 할머니의 증언을 옮긴다. 
 
“각자 역할이 있었어. 밥만 하는 어머니는 두 명 있었어. 나는 주먹밥을 배달했고. 금남로에 시민군 태운 트럭이 다녔잖아. 거기에 막 실어줬어. 다른 뜻이 있었겠어? 거의 다 학생이었는데. 한창 먹을 땐데. 싸움을 해도 먹고 싸워야지.”
광주 대인시장에서 과일 행상을 하는 하문순 할머니. 1980년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전해주던 '주먹밥 어머니'다. 손민호 기자

광주 대인시장에서 과일 행상을 하는 하문순 할머니. 1980년 시민군에게 주먹밥을 전해주던 '주먹밥 어머니'다. 손민호 기자

대인시장에서 과일 행상을 하는 하문순(73) 할머니도 41년 전 주먹밥을 나눠줬던 주먹밥 어머니다. 리어카에 과일과 채소를 싣고 다니며 팔고, 폐지도 모아서 판 지 40년이 넘었다. 시장에선 ‘진이 엄마’로 알려진 나름 유명 인사다.
 
“상인들이 형편대로 돈을 냈어. 1000원, 2000원, 5000원. 그렇게 모은 돈으로 쌀을 사서 밥을 했어. 나도 주먹밥 나눠주러 다녔지. 길거리에서 사람이 보이면 주먹밥을 줬어. 지나가는 트럭에 주먹밥을 던져주기도 했어.” 
 
광주에선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차원에서 5월 18일이 되면 학교 급식에 주먹밥이 나온다. 광주에서 주먹밥은 연대와 나눔의 다른 이름이다. 
 

무등산 수박 닮은 주먹밥도    

광주 동명동 식당 ‘맘스ㆍ쿡’에 유리에 붙어 있는 광주주먹밥 전문점 인증 표시. 손민호 기자

광주 동명동 식당 ‘맘스ㆍ쿡’에 유리에 붙어 있는 광주주먹밥 전문점 인증 표시. 손민호 기자

예쁜 카페와 고급 식당이 모여 있는 광주 동명동. 광주시가 인증한 광주주먹밥 전문점 2호이자 2019년 주먹밥 경연대회에서 1등 금상을 받은 ‘맘스·쿡’이 있는 동네다. 
 
“동명동에 학원이 많거든요. 그래서 2013년부터 학생들 상대로 돈까스·주먹밥 같은 걸 만들어 팔았어요. 광주시에서 경연대회 한다고 해서 ‘묵은지불고기쌈주먹밥’을 개발했어요. 우엉, 살치살, 깻잎, 묵은지가 들어가요. 손이 아주 많이 갑니다.”
 
맘스·쿡 김현경(51) 대표의 말이다. 맘스·쿡에는 금상을 받은 묵은지불고기쌈주먹밥 말고도 다섯 가지 주먹밥이 더 있다. 강황불고기주먹밥, 매웁닭주먹밥, 날치알주먹밥, 김치참치주먹밥. 가격은 주먹밥 한 개에 2500원에서 3500원까지 다양하다. 제법 커서 한 개만 먹어도 든든했다.  
맛도 모양도 색깔도 다양한 광주주먹밥. 사진 광주광역시

맛도 모양도 색깔도 다양한 광주주먹밥. 사진 광주광역시

광주에는 현재 주먹밥 전문 판매점 두 곳과 취급점 15곳이 있다. 모두 광주시에서 심사를 통해 지정한다. 광주시 식품안전과 김서영 주무관은 “전문점과 취급점으로 지정되면 ‘광주주먹밥’ 간판부터 식기, 앞치마, 도시락 용기 등을 무료 지원해준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레시피와 메뉴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강황을 넣어 노란 주먹밥, 비트가 들어가 빨간 주먹밥, 호박잎이나 떡갈비로 싼 주먹밥도 있다. 가장 특이한 건, 무등산 수박처럼 생긴 주먹밥이다. 비트 가루 넣은 밥으로 수박의 빨간 속처럼 만들고 다진 부추 넣은 밥으로 수박 껍질을 표현했다. 

호박입으로 싼 주먹밥 사진 광주광역시

비트 가루를 넣어 빨간 주먹밥 사진 광주광역시
무등산 수박처럼 생긴 주먹밥. 사진 광주광역시
광주주먹밥 모둠 세트, 다양한 종류의 주먹밥이 개발됐다. 사진 광주광역시
최근에는 주먹밥 스낵과 냉동 주먹밥도 개발했다.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 광주주먹밥 사업은 이용섭 광주시장의 의지가 상당하다는데, 코로나 사태로 주춤했다가 올해 다시 탄력을 받았다. 부산에 어묵이 있다면, 광주엔 주먹밥이 있다.  
 
광주=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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