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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계급사회 무너졌다…코로나 생지옥 인도의 역설

인도 뉴델리의 우마 프라카시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남편 람 프라카시(53)를 잃었다. 빈민가 출신이었던 남편은 수십 년간 기업에서 세금 컨설턴트로 일해 중산층에 합류한 성실한 가장이었다. 최근 집과 차를 사고, 16살 딸을 사립학교에 보낸 그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회계사를 준비 중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코로나19로 산산조각이 났다. 우마 프라카시는 “우리의 삶은 잘 되어가고 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면서 “지금은 음식을 얻고, 생활비를 벌어 생존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산층 밀집 고급 아파트 단지서 확산
빈민층은 항체보유율 높아 확진률 낮아
중산층 피해 더 심각한 '인도 패러독스'

인도 가지바드의 한 사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가지바드의 한 사원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이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의 중산층이 쓰러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덮치면서다. 인도 경제를 떠받들던 주요 소비 계층이 무너지면서 앞으로 경제 회복도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지난해 9월 빈민가를 덮쳤던 1차 유행과 다르게 2차 유행은 중·상류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금융 중심지인 뭄바이와 산업 도시인 마하라슈트라주의 푸네가 대표적인 피해 도시다. 지난 3월부터 확진자가 급증한 뭄바이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사례가 3월 1일 이전과 비교해 140% 이상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중산층이 주로 거주하는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랐다. 현지 매체 인디아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마지막 주 뭄바이의 코로나19 확진자 90%는 고층 빌딩 입주자였다. 반면 뭄바이 내 빈민 거주지의 감염 사례는 10% 이하로 집계됐다. 방역과 의료에서 취약한 빈민층보다 중산층이 더 타격을 입고 있는 '인도 패러독스'다.
지난 4월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 뭄바이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이 텅 비어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봉쇄령이 내려진 인도 뭄바이의 한 아파트 단지 앞이 텅 비어 있다. [AP=연합뉴스]

 
이를 놓고 블룸버그 통신은 “1차 유행 때 빈민가를 휩쓸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제 도시의 중산층과 상류층으로까지 빠르게 확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중·상류층에서 2차 유행 피해가 큰 원인으로 항체 보유 여부를 꼽았다. 1차 유행 때 코로나19가 한 차례 휩쓸고 간 지역의 주민들은 항체가 형성되었지만, 당시 피해가 적었던 지역은 항체 보유율이 낮아 표적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뭄바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빈민가 주민의 50%가 항체를 가졌지만 부유한 지역의 항체 보유율은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민간병원 의료 시스템 붕괴가 중·상류층을 더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LA타임스는 “인도의 계급 사회도 코로나19 앞에서는 평등했다”고 전했다.
 
경제 전문가 사이에서는 2차 유행이 중상류층을 무너뜨려 장기적으로는 인도 경제까지 수렁에 빠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FT에 따르면 인도에서 중산층은 늘어난 수입을 기반으로 소비를 주도하면서 인도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돼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생활 경제에 타격을 입은 중산층은 최근 다시 빈민층으로 밀려나고 있다.
지난 3일 인도 뭄바이의 한 야전 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 가족이 슬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일 인도 뭄바이의 한 야전 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 가족이 슬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산층의 붕괴 조짐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1년 이후 중산층에 합류한 이들의 절반 이상인 3200만명이 지난해 중산층에서 빈민층으로 밀려났다. 올해 중산층 이탈은 이보다 한층 심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을 잃은 프라카시 가족도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우마 프라카시는 현재 딸의 교육비와 주택 마련 대출 등 당장 한 달에 408 달러(약 47만원)를 홀로 감당해야 한다. 우마 프라카시도 인도어 교사로 일하고 있지만, 하루 평균 수입이 10~20달러(1~2만 원)가 안 돼 역부족이다. 결국 그는 차를 팔고, 다시 작은집으로 이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딸도 계속 학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산층이 무너지면서 인도의 경제 회복도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탄비 굽타 자인 UBS 글로벌리서치 경제학자는 “인도 경제 발전은 결국 소비가 주도한다”며 “지난해 1차 유행의 피해를 복구하지 못한 채 2차 유행으로 진입해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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