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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그에게 기회를 준 건 할머니의 계산기였다

[더,오래] 현예슬의 만만한 리뷰(109) 영화 '힐빌리의 노래'

 

사실 전 경쟁을 믿지 않아요. 어떻게 제가 글렌 클로즈 같은 배우를 이기겠어요. 그동안 저는 글렌 클로즈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봐 왔습니다. 후보에 오른 다섯 명의 배우들 모두 승리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영화에서 다른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리 사이에 경쟁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영화 ‘미나리'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 중 언급된 이름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글렌 클로즈인데요. 만만한 리뷰에서는 2년 전 영화 ‘더 와이프'에서 소개해드린 바 있는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죠. 오늘 소개해드릴 ‘힐빌리의 노래'로 올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 후보로 윤여정 배우와 경쟁했습니다.
 
실존 인물 J.D. 밴스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에서 주인공의 할머니 역을 맡았는데요. 연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이전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외모로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영화 ‘힐빌리의 노래'에서 주인공 J.D. 밴스의 할머니 역을 맡은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 글렌 클로즈. [사진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에서 주인공 J.D. 밴스의 할머니 역을 맡은 할리우드 대표 여배우 글렌 클로즈. [사진 넷플릭스]

 
예일대 법대를 다니는 주인공 J.D.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학업을 유지하는 학생입니다. 다음 학기 장학금이 줄어들자 막막해진 그는 로펌의 여름 단기 직원 자리를 노립니다. 많은 로펌 회사의 대표들이 모인 저녁 식사 자리에서 면접의 기회를 잡아야만 하는데요. 긴장되고 떨리는 와중에 누나에게 걸려온 전화. “엄마가 병원에 있어, 다시 약에 손댔대.”
 
어린 시절 엄마는 다정했습니다.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부활절엔 같이 계란 장식을 만들기도 했죠. 그런데 가끔 화를 주체 못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이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J.D.가 무심코 뱉은 말에 흥분하며 “같이 죽자”고 과속하기 시작했죠. 공포에 질린 그는 차에서 내려 인근 집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경찰이 등장하고 곧이어 할머니 내외와 누나까지 도착했습니다. 경찰이 엄마를 연행해 가려 하자 돌연 말을 바꿔 본인 탓으로 돌린 J.D.는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옵니다.
 
어린 시절 J.D. 밴스(왼쪽)와 엄마 베브(오른쪽). 엄마 베브는 아빠 없이 두 자녀를 홀로 키웠다.

어린 시절 J.D. 밴스(왼쪽)와 엄마 베브(오른쪽). 엄마 베브는 아빠 없이 두 자녀를 홀로 키웠다.

 
간호사로 일하던 엄마는 정신적 지주였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약에 손대기 시작합니다. 급기야는 딸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자해까지 시도하죠. 이 사건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엄마는 갑자기 결혼했다며 함께 새 아빠 집에 들어가 살자 말하는데요.
 
집에는 대마를 하는 새 아빠의 아들이 있었고 그에게는 행실이 좋지 못한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과 어울려 할머니 차를 몰래 몰고 나갔다가 큰 사고를 치게 되는데요. 몸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 중이던 할머니는 마침내 결심한 듯 병원을 박차고 나가 J.D.를 본인의 집에 데려오죠.
 
불량한 친구들을 그에게서 분리하고 도둑질한 그에게 한 번 더 그러면 같이 못살 줄 알라며 계산기를 던져주는데요. 그 계산기는 수업 중 필요했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사지 못했던 거였죠. 할머니는 이때 J.D.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기회가 중요한 거야. 노력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도 않아"
 
영화는 J.D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로 보여줍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그는 엄마를 생각해 고향에 돌아오지만  약물에 중독된 그녀를 받아주는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이 없는 틈을 타 다시 약에 손 대려던 엄마, 자신과 함께 있어 달라 하는데요. 다음날 면접이 확정된 J.D.는 과연 면접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요.
 
글렌 클로즈가 표현한 미국 할머니는 희생보다는 ‘정신 차리라'며 애정 어린 독설을 퍼붓는다.

글렌 클로즈가 표현한 미국 할머니는 희생보다는 ‘정신 차리라'며 애정 어린 독설을 퍼붓는다.

 
이 영화 ‘힐빌리의 노래'에서 글렌 클로즈는 ‘미나리’에서 윤여정과 비교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할머니를 표현한 윤여정이 자식들을 위해 희생하는 할머니라면 미국 할머니를 표현한 글렌 클로즈는 희생보다는 ‘정신 차리라’며 애정 어린 독설을 퍼붓는 할머니입니다. 표현 방법이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가족들을 품어내는 할머니라는 점은 공통점이라 볼 수 있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실존 인물인 J.D. 밴스와 가족들의 사진이 등장하는데요. 특히 실제 할머니 사진을 보면 영화 속 글렌 클로즈와 매우 흡사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카데미 분장상 후보까지 오른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가 표현해낸 미국 할머니, 그리고 실존 인물과의 싱크로율을 비교해 보시며 영화를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힐빌리의 노래
영화 '힐빌리의 노래' 포스터.

영화 '힐빌리의 노래' 포스터.

 
원작: J.D. 밴스
감독: 론 하워드
각본: 바네사 테일러
출연: 에이미 아담스, 글렌 클로즈, 가브리엘 바쏘, 헤일리 베넷, 프리다 핀토
음악: 데이브 플레밍, 한스 짐머
장르: 드라마
상영시간: 116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20년 11월 24일(넷플릭스 오리지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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