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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오늘은 위대한 날"…마스크 벗은 美 지켜보는 한국은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있어 조심스럽긴 하지만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돌아다녀 보니 너무 시원하다. 신세계에 온 듯하다”.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신모(33)씨는 1년 만에 마스크를 벗은 소회를 이렇게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대중교통을 제외한 실내외 활동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새로운 지침을 내놓았다. 지난해 4월 마스크 착용 권고를 내놓은 지 약 13개월 만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으면서 “오늘은 위대한 날이고 대단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명 중반대를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명 중반대를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미국 CDC는 이런 지침을 내린 이유에 대해 확진자 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고 백신 접종 효과가 과학적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미국 내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만6000명대로 1월 중순보다 10분의 1로 줄었다. 백신 접종률도 높은 수준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 대비 1차 백신 접종률은 46.6%, 2차 접종률은 35.8%로 집계됐다. 
 

방역당국, 추석 쯤 마스크 해제 가능성 시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명 중반대를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700명 중반대를 기록한 14일 오전 서울시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스1

그렇다면 한국은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이날 방역당국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예방접종이 신속하게 완료되면 추석 정도에는 실외부터 마스크를 벗는 게 가능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관건은 백신 접종 속도를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최근 1주간(5월 3일~5월 9일) 인구 100만명당 주간 확진자 수를 보면 한국은 79명으로 901명인 미국에 비해 안정적인데 반해 접종률은 1차 7.1%, 2차 0.9%로 매우 느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26일 첫 접종을 시작한 이후 77일째가 흐른 현재 1차 접종을 기준으로 보면 일일 5만명 정도가 접종한 속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속도라면 한국은 2.4년이 지난 후에야 전체 인구의 75% 이상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사 정부가 약속한 2분기까지 1300만명 접종 목표를 달성한다고 해도 전체 인구의 약 25%가 1차 접종을 완료하게 된다. 미국의 현재 2차 접종률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 접종 인프라면 속도보단 백신 수급이 관건

14일 서울 금천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14일 서울 금천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을 하고 있다. 뉴스1

 
실제 정부가 약속한 9월까지 전체 국민 70% 1차 접종이라는 목표를 위해선 약 3600만명의 접종이 완료돼야 한다. 현재 이미 1차 접종을 완료한 370만명을 제외하면 약 3240만명이 4달 동안 접종을 완료해야 하는데 하루에 약 27만명이 접종을 한다면 가능한 숫자다. 3분기 안에 약속된 물량의 백신이 도착한다면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
 

“마스크 해제 권고, 최소 2차 접종자 절반 넘어야”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백신 접종 현황.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다만 전문가들은 1차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된다고 해도 마스크 해제 권고는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사회 복귀를 위한 거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며 “한국의 경우 최소한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 면역이 완전히 형성된 사람이 50%는 넘어야 마스크 해제 권고를 논의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미국은 마스크 착용 준수율 자체가 그렇게 높지 않다. 한국의 경우 마스크 착용에 대한 수용률이 높기 때문에 이를 해제하는 것보단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활동 범위를 넓혀주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이들의 경우 마스크를 쓰고 모임일 수 있도록 하거나 야외 활동을 넓혀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피해가 덜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고령자 접종이 이뤄진 후에 실외에서 마스크를 해제하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실내까지 확대하는 건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6월 1300만명이 1차 접종을 완료한다고 해도 전체의 25%밖에 되지 않는다. 어림없는 수준”이라며 “적어도 국민 절반 이상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고민해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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