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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의 코멘터리] ‘1호 공약’공수처의 초라한 ‘1호 사건’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5.13/뉴스1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5.13/뉴스1

 

공수처 1호 사건..진보교육감의 '전교조 해직교사 특채의혹' 등록
여권 일제히 공수처 비난..공수처의 '정치적 독립성' 존중 안보여

 
 
 
1.공수처가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전교조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을 1호 사건으로 등록하자 여권에서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13일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까지 SNS에‘중대범죄도 아니며 보통사람의 정의감에 반한다’고 비판하면서 ‘공수처의 칼날이 향해야할 곳’으로 ‘검사들의 죄’를 지목했습니다.  
 
2.사실 여권의 비판은 공수처의 아픈 대목입니다.  
-‘소 잡는 칼을 닭 잡는데 써서는 안된다’(민주당 이수진 의원)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처단하는 곳인데..사실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채는 공수처에 어울릴만큼 큰 비리가 아닙니다.

-‘감사원이 고발한 사건이다. 기소여부만 결정하면 될 사안을 기소권도 없는 공수처가?’(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감사원에서 경찰에 고발한 사건입니다. 감사원에서 이미 조사를 다 했습니다. 그러니까 기소만 남은 상황이나 마찬가지인데..정작 교육감은 공수처의 기소대상이 아닙니다. 결국 검찰에 기소를 맡겨야 하는데..그럼 공수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별 역할이 없습니다.

 
3.그럼 공수처는 왜 이런 사건을 1호로 내세웠을까요? 공수처는 늦어도 출범 100일(4월30일)엔 1호 사건을 내놓아야한다는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공수처는 떠들썩한 사건을 맡을만한 능력이 없습니다.

첫째. 정치적 논란이나 기대와 무관하게 조직이 초라합니다. 검사 정원이 25명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검사 2500명의 1%에 불과합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 수사하는 기관을 크게 만들 이유가 없죠.

둘째.그나마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검사 13명을 겨우 뽑았습니다. 예상됐던 일입니다. 정치에 휘둘리고, 여전히 막강한 검찰과 각을 세우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지원할 리가 없습니다.

 
4.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수처는 ‘1호 사건’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성공’이란 통상 재판에서 이기는 겁니다. 유죄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수사는 거의 안해도 되지만, 재판에선 이길 수 있는 사건이 필요합니다. 조희연 사건이 그렇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5.조희연 사건은 단순합니다. 조희연 교육감이 2018년 지지세력인 전교조로부터 해직교사 5명 복직을 요구받았습니다. 부교육감과 담당 국장 과장이 ‘불법’이라며 반발하자..조희연은 이들을 모두 업무에서 배제합니다. 대신 전교조 출신 비서에게 채용절차를 맡깁니다. 비서는 가까운 사람을 심사위원에 포함시켜 5명을 복직시킵니다.

 
6.감사원은 조희연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 44조(임용에 관해 고의로 방해하거나 부당한 영향을 주는 행위)’의 금지에 해당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조희연은 ‘특별채용은 교육감의 재량’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특별채용 과정에서 특정인물을 ‘콕 찝어 뽑았느냐’ 여부가 관건인듯 합니다.  
 
7.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이라는 공수처의 현주소가 이렇게 초라합니다. 
여권 정치인들이 진보교육감에 대한 수사를 공표하자 여러가지 이유로‘안맞다’며 일제히 공격합니다. ‘이럴려고 공수처 만들었나’(민주당 안민석 의원)는 배신감이 대단해 보입니다.

 
8.국민의힘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교육감 자리 앉겠다고 교사 자리 거래한 교육감이 안 부끄러우면 도대체 부끄러운데 뭔가’(윤희숙 의원)라며 공수처를 응원합니다. ‘본인들 입맛에 맞는 수사만 해야한다는 유아적 생떼’라며 여권을 공격합니다. 
 
9.공수처의 정치적 독립성은 이미 출범과정에서 많이 손상되었습니다. 막상 출범해보니 더 위태롭습니다. 여권 정치인들은 독립성을 존중해줄 마음이 없어 보입니다. 
물론 예상했던 일입니다. 검찰개혁? 도로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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