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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정인아 미안해, 바꿀게"…행동 나선 '엄마들'



[앵커]



내일(14일) 법원은 정인이를 학대한 양부모에 대해서 1심 선고를 내립니다. 정인이가 숨진 뒤 여러 허점과 문제점들을 앞장서서 해결하려 했던 사람들은 '정인이 엄마'를 자처한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움직이게 했는지 밀착카메라가 만나봤습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새벽 6시 반,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제이 씨가 지하철로 향합니다.



메신저를 확인하는 제이씨의 프로필 사진은 정인이입니다.



[박제이/서울 신대방동 : 정인이가 아무래도 둘째랑 동갑이라 그랬는지 그냥 계속 밥을 먹일 때도 (생각나고) 그랬고 잠을 재울 때도 그랬고…]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 도착한 곳은 회사가 아닌 법원, 출근 전 40분씩 2주째 1인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박제이/서울 신대방동 : 너무 속이 답답하더라고요. 선고 전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해서…]



대부분 시선을 주지 않고 지나치지만,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박제이/서울 신대방동 : 세 번의 학대 신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그 지옥 같은 곳에서 죽어서야 나올 수 있었단 것에서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고…바뀔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늦게 알아서 미안해. 늦게 알아서 정말 미안해. 꼭 바꿔줄게.]



정인이가 잠든 곳은 경기도 양평의 한 수목장입니다.



수목장 근처에는 정인이를 위한 작은 추모 공간이 이렇게 마련돼있습니다.



한 쪽에 스케치북이 놓여 있는데요. 넘겨 보니까 사람들이 정인이에게 쓰고 간 편지입니다.



또 안쪽에는 정인이 사진 앞에 많은 인형과 장난감 등이 놓여있습니다.



처음부터 많은 사람이 찾아온 건 아닙니다.



세 아이 엄마 수진 씨는 정인이의 묘를 처음 본 날을 잊지 못합니다.



[최수진/경기 하남시 망월동 : (작년) 11월 19일이었던 걸로 기억을 하고 있고요. 오후 늦게 주소를 알고 그냥 정신없이 뛰어왔던 거 같아요. 오래돼서 방치된 화분 두 개와 물에 다 젖어서 얼룩진 (정인이) 사진이…]



남은 가족이 없는 정인이를 위해 수진 씨는 꾸준히 수목장을 찾아와 주변 정리를 했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여전히 마음은 무겁습니다.



[최수진/경기 하남시 망월동 : 매번 올 때마다 아직 정인이에게 해줄 말이 없어요, 바뀐 게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있어서도 안 되지만 일어났을 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진다면…]



사건 직후부터 사건 공론화를 주도했던 시민단체는 7개월 간 수사와 재판을 지켜보며 정인이 보호자를 자처했습니다.



[김경옥/서울 등촌동 : (선고 날) 경상도에서 오신다는 분도 있고, 지난 공판 때는 제주도에서 비행기 타고 오신 분도 계셨거든요.]



강남역과 명동 시내, 버스 정류장 등 곳곳에 정인이 얼굴을 띄운 것도 이들입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잠깐 멈춰 바라봅니다.



[이새롬/서울 갈월동 : 사람들 머릿속에서 점점 사실 잊혀 가고 있는데 저렇게 지나가다 가끔 한 번씩이라도 보게 되면 그래도 마음속에서 다시 리마인드(상기)가 되는…]



정인이를 통해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게 된 아이 엄마 현주 씨의 눈은 이제 다른 아이들에게도 향합니다.



[김현주/서울 상계동 : (정인이) 사진도 공개가 됐잖아요. 아기가 살아서 옹알이하는 영상까지 보고 나니까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저도 아기 엄마라서…]



지난 3월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하면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는 정인이법이 시행됐지만, 아동학대 사건은 계속 들려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펜을 들었고 그렇게 지금까지 100통 넘는 진정서를 법원에 보냈습니다.



[우체국 직원 : 하나, 둘, 셋, 네 개요. 접수된 거예요. 됐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김현주/서울 상계동 : 정인이 (진정서)를 쓰다 보니까 다른 아기들도 있어가지고 멈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이걸 안 쓰면 죄책감 때문에…]



이들은 '정인이 엄마'를 자처했지만, 무엇보다 공공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여전히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거나, 학대 이후 분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개인의 역할은 상당히 한계가 있습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거나 피해 아동을 보호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관은 정부입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가. 너무나 답답합니다.]



내일이면 정인이 사건에 다시 관심이 모일 겁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분노했고 법도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사건은 끊이지 않습니다.



정인이가 숨지고 오늘로 딱 7개월이 지났습니다.



순간적인 분노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아동을 잘 보호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계속 관심을 갖는 것, 어른들의 역할입니다.



(VJ : 최효일 /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인턴기자 : 이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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