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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군인vs목숨 9개 사령관…가자지구 불지른 두 남자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인 가비 아슈케나지. 참모총장 출신으로 외교 수장이 된 케이스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인 가비 아슈케나지. 참모총장 출신으로 외교 수장이 된 케이스다. AP=연합뉴스

 
정상적 외교관계를 유지 중인 국가들의 외교부 장관 회담이 개최 하루 전에 일방의 취소로 개최되지 않는 것은 비정상이다. 이스라엘의 가비 아슈케나지 외교부 장관의 경우는 그러나 예외에 가까웠다. 정의용 장관과 12일 오찬 회담, 이어 중앙일보와의 단독 인터뷰가 예정돼있던 아슈케나지 장관은 11일 새벽 급거 귀국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전운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아슈케나지 장관은 현재 이스라엘의 외교 총 책임자이지만 사실 뼛속까지 군인이다. 
 
이번 무력 충돌이 벌어진 가자 지구는 그가 2011년 참모총장직을 끝으로 전역할 때까지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곳이다. 그의 전역식엔 당시 미국 합참의장이었던 마이클 멀린도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골란 고원을 둘러보는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당시 미 국무부 장관과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이스라엘을 방문해 골란 고원을 둘러보는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당시 미 국무부 장관과 아슈케나지 이스라엘 외교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천상 군인인 그가 지난해 5월 외교부 장관에 임명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이스라엘 사정에 밝은 한 국제통은 중앙일보에 “비비(Bibi,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별칭)가 측근인 아슈케나지를 국방뿐 아나리 외교안보 전반에서 가까이 두고 싶어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의 정적(政敵)인 베니 간츠가 맡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아슈케나지 장관을 외교부 장관으로 삼아 측근 영향력을 키우는 의미도 있는 셈이다. 동시에 아슈케나지 장관을 이스라엘의 외교·안보 전반의 중책을 맡길 인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아슈케나지 장관은 1954년생으로 올해 67세다.  
 
지난 12일 가자 지구를 뒤덮은 화염. 이스라엘 측의 공습이다.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사태가 악화일로다. AFP=연합뉴스

지난 12일 가자 지구를 뒤덮은 화염. 이스라엘 측의 공습이다.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유혈사태가 악화일로다. AFP=연합뉴스

그런 아슈케나지 장관의 군 경력 중 중요했던 순간은 가자 지구와 연관이 깊다. 그가 2008년 2월 ‘뜨거운 겨울’이라는 이름의 작전(Operation Hot Winter)과 2009년의 ‘캐스트 리드’ 작전(Operation Cast Lead) 모두 가자 지구에서 그가 직접 지휘했다. 공격 대상은 이스라엘 측이 ‘테러리스트’라고 부르는 팔레스타인의 강경파 무장세력 하마스였다.  
 
하마스 세력 중에서도 아슈케나지 당시 참모총장이 노렸던 인물은 무함마드 데이프. 하마스 강경 무장파 중에서도 손꼽히는 알 카삼 여단의 현 총사령관이다. 알 카셈 여단은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하마스 세력이 가자 지구를 장악할 수 있도록 하는 존재”라고 꼽았을 정도로 세력이 만만치 않다.
무함마드 데이프로 추정되는 사진. AFP=연합뉴스

무함마드 데이프로 추정되는 사진. AFP=연합뉴스

 
지난 7일부터 다시 불붙은 가자 지구 전운의 드라마엔 주인공이 여럿이다.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갓난아기를 포함한 어린이들, 하마스의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 등은 희생양이다. 아슈케나지 장관과 데이프 총사령관은 이 비극 드라마의 주연급이다.  
 
이스라엘 측은 수 차례 데이프 총사령관의 목숨을 노려 로켓포 공격 등 다수의 공습을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보도했다. 실제 2014년 공습엔 팔레스타인 측이 그의 사망 신고서를 발행했다는 보도가 관련 사진과 함께 나오기도 했으나, 가짜 뉴스인 것으로 판명됐다. 당시 공습으로 목숨을 잃은 것은 데이프 총사령관이 아니라 그의 27세 아내 위다드와 생후 7개월이었던 아들 알리, 갓 세 살이 됐던 딸 사라였다. 데이프는 공습을 피해 달아났다고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등은 전했다.
 
이스라엘 내셔널 타임스 및 레바논 일간지 데일리 스타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데이프 총사령관은 지금까지 최소 5회 이상의 이스라엘 측 작전에서 살아남았다. 그 결과 신체 장애 등을 입었고, 공개 장소에 나타나는 것을 꺼리면서 ‘은둔의 지도자’ 또는 ‘목숨이 아홉개인 고양이 같은 군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스라엘과 가까운 미국 정부로서도 데이프는 골칫덩이다. 미국 국무부는 2015년 그를 “특별 지정 테러리스트(Specially Designated Terrorist)”로 지정했다.  
전운이 짙어지면서 민간인들의 신음만 커져간다. 사진은 지난 12일 공습으로 무너진 집을 망연자실해서 바라보는 가자 지구 주민. AFP=연합뉴스

전운이 짙어지면서 민간인들의 신음만 커져간다. 사진은 지난 12일 공습으로 무너진 집을 망연자실해서 바라보는 가자 지구 주민. AFP=연합뉴스

 
지난 7일 이후 가자 지구 유혈사태가 격화하면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 중엔 데이프 총사령관의 직속 부하 격인 바셈 이사 사령관도 포함됐다.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불굴의 용기를 가진 바셈 이사 사령관이 순교했다”고 밝혔다.  
 
데이프 총사령관은 2014년 가족을 잃은 뒤 “지옥의 문을 열고 이스라엘인들을 보내버리겠다”는 요지의 맹세를 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역시 그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20년 가까이 노리고 있다. 이들이 피의 복수를 언급하는 가자 지구는 이슬람교와 유대교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성지(聖地)다. 무슬림은 선지자 무함마드가 이곳에서 승천했다고 믿으며, 유대교에서는 솔로몬의 성전 터로 꼽힌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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