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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피고인 중앙지검장 이성윤, 여당서도 “거취 결단을”

이성윤

이성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수사팀(팀장 이정섭 부장검사)이 12일 이성윤(사진) 서울중앙지검장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8대 4라는 압도적 표차로 이 지검장 기소를 권고한 지 이틀 만이다. 현직 중앙지검장이 기소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김학의 출금 수사 방해 혐의 기소
이 “외압 없었다, 명예 회복할 것”
검찰 내 “기소되고도 부끄러움 몰라”
지검장 직무서 배제 요구 목소리

이날 기소는 이정섭 팀장이 조남관 검찰총장 대행으로부터 중앙지검 검사 직무대리 발령을 받은 뒤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이 지검장 주거지와 범죄 발생지가 모두 중앙지검 관할지라는 이유에서다. 중앙지검(직무대리) 검사가 현직 중앙지검장을 기소한 것도 초유의 일이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안양지청 수사팀에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 수사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6쪽 짜리 공소장에 2019년 6월 20~7월 4일 이 지검장이 안양지청 지휘부에 연락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당시 안양지청이 불법 출금 요청자인 이규원 검사와 관련해 ‘6월 19일자 검사 비위발생 보고서’를 제출했으나 반부패부가 수원고검 등 상부에 대한 보고를 막았다는 내용도 적시됐다. 7월 3일 자 수사결과 보고서에 없던 ‘더 이상 (불법 출금 의혹 관련) 진행 계획 없음’ 등의 문구가 반부패부 지시로 다음 날 작성된 최종 보고서에 추가됐다는 내용도 적혀있다.
 
이 지검장은 입장문을 내고 “수사외압 등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며 “향후 재판에 성실히 임해 진실을 밝히고, 반부패부의 명예회복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개인 사정’을 이유로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여야 정치권과 검찰에서는 이 지검장 퇴진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본인이 요청한 수사심의위 결과 기소 권고가 나왔기 때문에 결단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누구보다도 법을 엄격히 지켜야 할 중앙지검장 자리에 형사 피고인이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인사권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날 “전날 다 말씀드렸다. 그것으로 갈음하겠다”고만 밝혔다. 박 장관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소된다고 해서 다 징계 되는 건 아니다. 기소돼 재판을 받는 절차와 직무배제 또는 징계는 별도의 제도라 별개의 기준이 있다”며 인사 조처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는 “정의와 엄중함의 상징이 돼야 할 중앙지검장이 중대 혐의로 기소되고도 부끄러움을 모른 채 그 직을 유지하려 하는 모양”이라며 “수사 및 재판 중인 판·검사를 수사 및 재판 사무에서 배제하는 것은 법조계의 불문율”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재판받고 수사받는 법무·검찰 간부들을 인사 조처하지 않거나 심지어 영전시키는 것이 현 정부가 말하는 검찰개혁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법무부는 추미애 전 장관 시절 폐지했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장관은 이런 내용의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해 “수사권 개혁의 구조 아래에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검토할 것”이라며 “주가조작이나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염려를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수민·정유진·하준호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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