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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 빨라진 초격차, 美는 투자 압박…삼성전자의 고민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 [뉴스1]

삼성전자 서울 서초동 사옥. [뉴스1]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3조3700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대비 16% 줄었다. 반면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업체인 대만 TSMC는 지난해 1분기보다 17% 늘어난 6조원을 벌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 칩을 비롯한 첨단 제품 양산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술 초격차 자존심에 상처 

메모리 분야에서도 세계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향세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2016년 46.6%였던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1.7%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도 2017년 38.7%에서 지난해 33.9%로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업체 1분기 실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요 반도체 업체 1분기 실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른바 초격차 기술 자부심에도 상처가 났다. 경쟁업체의 추격이 빨라서다. 한때 매각설까지 돌던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176단 낸드플래시를 세계 최초로 만든 데 이어, 올 1월엔 10나노대(㎚, 1㎚=10억 분의 1m) D램 양산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양산 소식만 발표하고, 제품 사진은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지금까지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했지만, 기술 첨단화로 난도가 높아지며 신기술 개발 속도가 늦어지는 반면 추격자는 이미 개발된 기술을 좇기 때문에 기술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팹리스(설계)를 기반으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4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나 러만도 미 상무부 장관은 오는 20일(현지시간) 반도체 제조업체와 자동차 메이커, 정보기술(IT) 업체 등을 불러 회담을 연다. 한·미 정상회담(21일) 하루 전이다. 업계에선 “포장은 ‘회의’지만, 속은 미국 본토 투자 압박”이라고 본다.  
 
삼성전자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잇달아 ‘몸값 올리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엔 세계 최초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지난 11일 세계 최초로 차세대 인터페이스(시스템을 잇는 장치)인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기반의 D램 기술 개발을 발표했다. 대용량 SSD(저장장치)에 적용되는 폼팩터(제품 외형)를 적용해 기존 시스템의 D램과 공존하면서 시스템 메모리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고객사 의식해 기술 드러내는 듯”

지난 2월엔 세계 최초로 차세대 융합기술인 인공지능 HBM-PIM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해 성능과 시스템 에너지 효율을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일일이 기술 개발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고객사를 의식해 기술력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고민은 크다. 우선 미·중 무역 전쟁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섣불리 미국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해서다.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지난달 백악관 회의가 열린 다음 날 ‘3년 안에 미국에 공장 5개를 추가로 늘리겠다’, ‘중국 업체와 거래하지 않겠다’며 미국에 화답했다. 
 
종합반도체업체인 삼성전자는 입장이 다르다. TSMC는 주요 발주처가 모여 있는 팹리스 강국인 미국 의존도가 매우 높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디지털TV 등 반도체를 탑재한 제품도 직접 만든다. 중국은 반도체뿐 아니라 이들 제품을 사들이는 주요 고객이다. 중국 손절매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주요 국가의 반도체 지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주요 국가의 반도체 지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업계에선 오는 20일이나 21일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에 170억 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오스틴시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도 경기도 평택시에 300억 달러(약 33조원)를 들여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생산 라인을 보강할 계획이다.  
 

다음주 50조 넘는 투자계획 발표 전망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차량용이나 AI 반도체 등에서 미래 먹거리를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 국내 업계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메모리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망도 밝다. 가령 현재 대당 300개가 필요한 차량용 반도체는 앞으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대당 2000개로 늘어난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AI와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미국도 모든 생산을 대만 업체에만 의존할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시장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메모리 파운드리나 메모리 기반의 AI 반도체 개발 같은 새로운 시도도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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