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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맥주' 2주 기다려야…TV광고도 안했는데 완판된 비결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의 맥주 진열대에 곰표 밀맥주가 텅 비어 있다. 사진 BGF리테일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의 맥주 진열대에 곰표 밀맥주가 텅 비어 있다. 사진 BGF리테일

“오늘도 없어요? 들어오면 꼭 좀 따로 챙겨주세요.”

 
서울 강남구 CU BGF사옥점의 지어진(27) 매니저는 요즘 매일 난감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곰표 밀맥주가 입고되면 챙겨달라”는 단골들의 부탁때문이다. 지 매니저는 12일 "곰표 맥주 입고시간에 딱 맞춰 실내화 차림으로 몰래 찾아온 손님도 있었
다"며 "요즘은 곰표 맥주를 냉장고에 채우자마자 동이 나 따로 빼 둘 타이밍 잡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곰표 맥주 300만개 공급 2주 만에 완판  

곰표 밀맥주가 2주 만에 또 300만개 완판을 앞두고 있다. 곰표 밀맥주를 판매중인 CU는 인기가 치솟자 월 300만개를 대량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월 최대 생산량인 300만개 공급을 시작한지 2주만에 완판되면서 지난 11일 점포에 발주 정지 안내문을 보냈다. CU 관계자는 “국내 첫 수제 맥주 위탁생산으로 물량을 지난해(월 20만개)보다 15배로 늘렸지만 생산량이 판매량을 못 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CU는 공장을 전면 가동해도 발효 등에 2주 정도가 걸리기때문에 이달 말이나 돼야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 5월 초도 물량 10만 개가 3일 만에 완판되면서 '품절템'에 등극했다. 수제 맥주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곰표 밀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가 롯데칠성음료에 대량으로 위탁생산(OEM)을 맡겼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이다. 곰표 밀맥주는 편의점업계에서 새로운 맥주의 판매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국산과 수입 맥주를 통틀어 매출 1위에 올랐다. 지난 30여년간 편의점 맥주 시장에서 단독 판매 상품이 대형 제조사 제품을 제친 건 처음이다. 최근엔 하루 판매량만 17만개, 최고 판매량은 26만개로 지난해 한 달 판매량(20만개)에 육박할 정도다. 
 

‘표곰’이 시선 끌고, ‘맛’에 지갑 열어 

CU가 판매 중인 곰표 밀맥주는 대량 공급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개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 BGF리테일

CU가 판매 중인 곰표 밀맥주는 대량 공급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개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 BGF리테일

TV 광고 한 번 하지 않은 신생 맥주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맥주업계에선 대한제분의 백곰 마스코트인 ‘표곰’ 덕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귀엽고 단순한 ‘표곰’ 캐릭터와 곰표 밀가루 특유의 복고풍 서체 등 개성 있는 디자인이 MZ세대의 시선을 잡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동물 캐릭터와의 협업은 편의점 업계에선 성공 공식으로 통한다. CU는 곰표의 성공에 힘입어 구두약으로 유명한 말표산업과 손잡고 말표 흑맥주를,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캐릭터 두꺼비를 내세운 ‘CU 두꺼비 홈술상’을 내놓고 있다. 말표 흑맥주는 곰표 밀맥주에 이어 수제맥주 2위다. 한 달 전 출시한 두꺼비 시리즈도 무난하게 매출 10위권에 안착했다.
 

표곰이 시선을 끌었다면 밀맥주의 '맛'은 지갑을 열게 했다. 소맥분 전문업체인 대한제분과 함께 ‘우리 밀로 만든 맥주’라는 점이 소비자를 유인했고, 은은한 과일 향과 깔끔한 맛에 특히 젊은 여성들이 호평했다. CU 관계자는 “보통 소형 브루어리들은 마니아층을 겨냥해 개성이 강하고 진한 맛의 맥주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대중적인 트렌드에 강한 BGF리테일 음용식품팀과 세븐브로이는 대중적이면서도 독특한 맛으로 승부를 건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행복' 찾는 MZ세대가 열풍 주도  

곰표 맥주는 ‘핫템’으로 등극하며 입소문도 강하게 퍼졌다. 지난해 1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선 배우 서지혜가 곰표 맥주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 3곳을 헤매는 모습이 방영됐다. 이후 대형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서지혜 맥주’가 올랐다.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희귀템은 사람의 소장 욕구를 더 한다. 이후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곰표 밀맥주 인증샷이 수천 건 올라왔고 유튜브엔 ‘곰표 밀맥주를 마셔봤다’는 먹방 콘텐트가 넘친다.
 
곰표 맥주의 이같은 열풍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올해 곰표 밀맥주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보면 20대(43.0%)와 30대(44.4%)가 대부분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는 미래의 희망을 위해 현재를 희생했다면 MZ세대는 미래가 불안하니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찾아 ‘현재 행복’을 추구하는 성향이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CU가 판매 중인 곰표 밀맥주는 대량 공급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개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 BGF리테일

CU가 판매 중인 곰표 밀맥주는 대량 공급 2주 만에 월 생산량 300만개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사진 BGF리테일

 
수제맥주도 덩달아 인기다. 5월(1~10일) 맥주 전체 매출에서 수제맥주 비중은 35.5%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젠 수제맥주가 오히려 전체 맥주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CU의 4월 맥주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3%였는데, 곰표 밀맥주 대량 공급 이후(4월 29일~5월 10일)엔 맥주 매출 증가율이 35.0%로 뛰었다. 이제 곧 맥주 성수기인 여름, 곰표 밀맥주 흥행이 계속될 지 주목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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