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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이 내 직업이었으면…" 인제 등산객 살해범의 끔찍 욕망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중앙포토]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중앙포토]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사람을 죽이는 일이 세상 어떤 일보다 쉬워 보이고, 이를 직업으로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이래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살해 욕구를 키웠으며, 정신감정 결과 정신과적 진단도 없다."

 
강원도 인제의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등산객을 흉기로 살해해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 대해 재판부가 그의 '심신장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박재우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모(23)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 11일 인제군 북면 한 등산로 입구에서 등산객 한모(58·여)씨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가 '연쇄살인'과 '연속살인'을 꾀한 것이 사법당국 조사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적개심이 있던 그는 "한 번의 거만함이나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며 이른바 '한강 몸통시신 사건'으로 불린 '장대호 사건'을 획기적인 표본이라고 롤모델로 삼았다. 또 살인계획과 방법을 일기장에 상세히 기록하고, 살인 도구로 쓸 총기를 사기 위해 수렵면허 시험공부를 했으며 샌드백을 대상으로 공격 연습을 하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미리 준비한 흉기로 목 부위를 여러 차례 찌르고 피해자가 범행 이유를 물으며 저항했음에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잔혹하게 살해했다"며 "범행 직후에도 아무런 충격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채 계속해서 살인 범행을 결심하는 등 믿기 힘든 냉혹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뒤늦게 피해자와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표시했으나 진정으로 속죄하고 참회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수감 기간 교화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만에 하나 살인 욕구와 충동을 유지한 채 사회로 복귀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이씨와 검찰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 때 "할 말이 없다"던 이씨는 항소심에 이르러서야 "피해자분과 피해자 가족분들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검찰은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사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으나 판결은 바뀌지 않았다. 
 
1심 재판부도 이씨의 일기장에 쓰인 '100명 내지 200명은 죽여야 한다'는 등 살해 의지와 계획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며 "오로지 자신의 살해 욕구를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고,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무기징역형을 내린 바 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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