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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교장 상대 소송…"문자 학폭징계 무효" 학생 이겼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학교폭력(학폭)에 연루돼 징계를 받은 여중생이 학교장을 상대로 "문자메시지 징계처분은 무효"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 학생은 학생회 임원 선거에 나가려 했지만, 징계 이력이 있을 경우 출마를 제한하는 학칙을 알게 된 뒤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인천지법 행정1-1 재판부는 12일 중학생 A양이 인천 모 중학교 교장 B씨를 상대로 낸 서면사과 처분 무효확인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해 학교 측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통보한 징계 처분은 행정절차법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고, 소송비용도 B교장이 모두 부담토록 했다.
 
지난 2019년 인천 한 중학교에 다니던 A양은 같은 반 친구 6명과 함께 '학폭 사건'에 연루됐다. 이듬해 1월 학교 측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 학생에게 서면으로 사과하라'는 처분을 내린다. 당시 학생부장은 B교장이 의결한 징계처분 결과를 A양 등 학생 7명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 '이번 학교 폭력과 관련된 학생 7명의 조치는 모두 동일하게 1호 서면사과로 나왔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같은 해 6월 A양이 학생회 임원선거에 출마하며 이 징계 이력이 문제가 됐다. '징계를 받은 경우 출마하지 못한다'는 학칙이 그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
 
A양은 결국 학교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는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서면사과 처분이 적법하게 고지되지 않았다"며 "행정절차법에 따라 문서로 통보한 게 아니어서 명백하게 무효"라고 주장했다.
 
B교장 측은 "대다수의 학생과 학부모가 처분을 문자로 빠르게 받길 원하고 당시 사건도 모든 과정을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진행했다"며 "묵시적으로 사전에 동의가 있었다"고 대응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양의 손을 들어줬다. 학교 측이 서면사과 처분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문서가 아닌 휴대전화를 이용한 것은 행정절차법에 위배된다는 것. 행정절차법 제24조에 따르면 행정청은 처분을 할 때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에게 문서로 통보를 해야 하며, 전자문서로 하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처분을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는 말이나 다른 방법으로 통보할 수 있다.
 
재판부는 "행정절차법의 취지를 고려하면 묵시적인 관행만으로는 전자문서(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처분하는 것을 원고가 동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통상 서면으로 통보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2~3일에 불과하고 원고가 서명 통보를 거절할 사정도 없었다"고 판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처분을 신속히 처리할 필요가 있거나 사안이 경미한 경우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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