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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회사라더니 가족회사 '미쓰비시'…강제동원 무시하고도 한국서 승승장구



[앵커]



전범기업 미쓰비시에 대해 단독으로 추적한 내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미쓰비시는 강제동원에 대해 중국에는 사과하고 배상을 하면서도 한국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의 자산을 압류하자, 다시 항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11일) 이야기의 핵심으로 들어가면, 미쓰비시그룹은 우리나라에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고, 저희가 확인한 매출만 1년에 7천억 원이 넘습니다. 그동안 국내 계열사들은 "전범 행위를 한 일본의 미쓰비시와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추적해 본 결과, 우리나라와 일본에 있는 계열사들은 돈과 사람으로 강하게 연결된 '가족 회사'와 마찬가지였습니다.



먼저 이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미쓰비시그룹은 한국에 여러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기, 엘리베이터, 제약, 상사 등입니다.



감사보고서를 모두 분석했습니다.



전기 3500억 원, 엘리베이터 2640억 원 등 2019년 기준 연 매출 7000억 원이 넘습니다.



전년도보다 매출액이 늘었습니다.



일본 맥주로 유명한 아사히주류 매출액이 반 토막 난 것과 대조적입니다.



일본 불매운동 영향도 없었던 겁니다.



한국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들이 강조하는 게 있습니다.



전범기업 미쓰비시중공업과 전혀 관련 없는 다른 회사라는 겁니다.



[미쓰비시 A한국법인 관계자 : 다른데요. 그룹사 아니에요. 저희하고 중공업은 전혀 다른 회사예요.]



[미쓰비시 B한국법인 관계자 : 지분을 본다고 하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거든요.]



미쓰비시 이름을 쓰고 있는 일본 법인들도 2차 세계대전 이후 그룹이 해체됐다며 '다른 회사'라고 주장합니다.



[미쓰비시 C일본법인 관계자 : 정말 완전히 다른 회사라서요. 미쓰비시 여러 회사들이 있지 않습니까?]



일본 법인들의 지분구조를 추적했습니다.



따라가 보니 '더마스터트러스트뱅크오브재팬'이라는 신탁은행이 등장합니다.



[일본 마스터신탁은행 관계자 : (최대주주가 미쓰비시은행인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관계인가요?) 자회사입니다.]



미쓰비시 계열 은행이 마치 지주회사처럼 그룹 중심에 있었습니다.



주요 회사들은 모두 돈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비상장기업인 미쓰비시캐피탈 주요 주주이기도 했습니다.



무관한 회사들이 아닌 셈입니다.



[미쓰비시UFJ캐피탈 : 비공개 회사라서, 지금 있는 공개 정보 이외의 것을 전해드릴 의무는 전혀 없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그건 답변드릴 수 없네요.]



사람도 공유합니다.



미쓰비시 주요 회사 간 임원진 겹치기 여러 건을 확인했습니다.



중공업 임원이 상사 임원을 맡는 등 곳곳에서 겸직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장) : '독립적이라 책임이 없다' 이런 주장은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봅니다. 사실상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판단하는 게 타당하고요.]



전범기업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 공식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관계사들이 한국에서 큰돈을 벌고 있음에도, 대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피해자 배상과 사과의 뜻이 있는지도 물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 : 특별히 예정된 건 없습니다. 재판은 재판이고,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미쓰비시는 공동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하거나 그룹을 홍보하는 잡지도 발행합니다.



한 달에 한 번, 핵심 계열사 사장들이 모이는 '금요회'란 모임도 운영 중입니다.



[미쓰비시그룹 관계자 : (금요회는) 무언가 명령이 나온다든가 그런 게 아니라 의견 교환을 하는 곳입니다.]



한국과 일본의 미쓰비시는 여전히 강하게 묶여 있는 하나의 그룹이었습니다.



[앵커]



국내 미쓰비시 계열사들은 우리 시민들의 불매운동도 피했습니다. 되레 매출이 더 늘었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아니라 정부나 공기업을 상대로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수원시청 별관 건물입니다.



시청 건물 8층까지 운행하는 엘리베이터입니다.



한국미쓰비시엘리베이터가 만든 건데요, 이렇게 보수를 담당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미쓰비시엘리베이터 한국법인은 일본 미쓰비시전기와 미쓰비시상사 등이 갖고 있습니다.



시청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 2006년 당시 한일 관계가 우호적이었다고 말합니다.



[수원시청 관계자 : 그때 당시는 미쓰비시가 전범기업이다, 뭐다 이런 이슈가 되지도 않은 상태였잖아요. 상당히 일본과 한국이 사이가 굉장히 좋았던 시절인데…]



하지만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1999년과 2000년 각각 일본과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내면서 이후 전범기업 문제가 이슈화됐습니다.



이번엔 구청으로 와 봤습니다.



엘리베이터 곳곳에 미쓰비시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수원시 장안구청 관계자 : 최저가로 낙찰하다 보니까 그 업체가 된 것 같아요.]



취재진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정부나 공공기관 등 전국 주요 건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모두 분석한 결과, 지자체는 물론 서울대와 카이스트 등 주요 대학들도 미쓰비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습니다.



대학들은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전력공사 산하 주요 발전사들은 미쓰비시히타치가 만든 부품 수천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미쓰비시히타치는 핵심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또 다른 전범기업 히타치가 합작해 만든 회사입니다.



지난 2015년부터 6년간 한국서부발전 약 849억 원을 비롯해 발전사 4곳이 모두 2000억 원 넘게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산품을 사들인 액수의 3배가 넘습니다.



LS그룹도 미쓰비시중공업과 거래를 해왔습니다.



[LS그룹 관계자 : 445억이라고 나왔던데 거기서 일부, 수십억 정도 단위라고 하더라고요. 줄이는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이 기업과의 거래를.]



전문가들은 더 나은 대체재가 있음에도 세금을 쓰는 정부나 공기업이 전범기업에 대한 고려 없이 계약을 맺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합니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일본 기업 입장에서 '우리가 사과를 안 해도 우리한테 판매나 매출에는 영향이 없구나' 이렇게 해서 배상이나 사과할 필요를 못 느낀다는 거죠.]



[앵커]



미쓰비시그룹의 중심에 있는 이 신탁은행은 다시 여러 기업에 자금을 대면서 힘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게임기로 유명한 닌텐도부터 캐논, 야마하, 무인양품의 최대 주주가 바로 이 신탁은행입니다. 자금력을 토대로 한 미쓰비시는 이렇게 폭넓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품절사태를 빚었던 닌텐도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주도하는 캐논과 니콘, 생활용품 등으로 인기를 끄는 무인양품, 야마하와 아식스, 아사히까지 모두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일본 브랜드입니다.



국내에서 잘 나간다는 이들, 일본 본사의 최대 주주가 누군지 지분 구조를 따라가 봤습니다.



또다시 더마스터트러스트뱅크오브재팬이 등장합니다.



미쓰비시그룹 지분의 중심에 있는 신탁은행입니다.



이들이 최근 한 해 동안 올린 매출액만 16조 원이 넘습니다.



브랜드 사용료나 배당금 등 다양한 형태로 일본에 보내집니다.



이들은 미쓰비시 계열 신탁은행이 최대 주주인 건 맞다면서도,



[일본 A회사 관계자 : 대주주로서 일본 마스터트러스트신탁은행 주식회사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습니다만…]



경영엔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일본 B회사 관계자 : 주주총회 의안에 대해서는 찬반을 정하지만, 그 외의 경영을 한다든가 하는 일은 일절 없습니다.]



"마스터신탁은행이 주식을 많이 보유한 것에 대해 회사가 컨트롤할 수 없다"며 "우리는 미쓰비시그룹이 아니다"라고 알려온 기업도 있었습니다.



마스터신탁은행 측도 돈을 맡긴 주인은 따로 있다며 자신들은 의결권 대행 등 관리만 한다고 했습니다.



[일본 마스터신탁은행 관계자 : 저희가 판단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확히 누가 얼마를 맡겼는지 등 자금 출처는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주식의 실질적 주인으로 볼 수 있는 고객 정보는 비밀이란 겁니다.



취재진은 미쓰비시중공업이 마스터신탁은행을 통해 미쓰비시상사 지분 2.18%를 보유 중이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미쓰비시 관련 자금이 신탁은행 계정을 통해 여러 일본 회사에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우리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에 강제동원 피해자 1인당 최대 1억5천만 원을 배상하란 판결을 내렸습니다.



미쓰비시는 한국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가면서도,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는 철저히 무시하고, 또 외면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내용을 취재한 이윤석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우선 미쓰비시그룹은 전쟁 후에 겉으로는 해체됐다, 이런 얘기가 나왔던 거 아닌가요?



[기자]



그래서 일본 언론조차 미쓰비시그룹의 정확한 실체는 베일에 감춰져 있다고 평가를 합니다.



일본 유력 경제 주간지 동양경제가 지난해 미쓰비시그룹을 자세히 분석한 기사를 내놓은 적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150년 명문 재벌'이라고 표현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미쓰비시가 일본 최대 규모 그룹이라면서 연결된 회사가 비상장 기업 제외하고 모두 4500여 개고 총 매출액은 69.3조 엔, 우리 돈 약 710조 원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앵커]



계열사 대표들이 모이는 금요회도 있다면서요? 여기에 우리 법원이 배상 책임을 지운 미쓰비시중공업의 계열사 대표도 참여를 합니까?



[기자]



맞습니다. 주요 27개 계열사 대표들이 모이는 자리인데요.



특히 중공업과 상사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힘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미쓰비시 주요 계열사들은 하나같이 금요회는 경영과 무관하다면서도 구체적인 질문에는 답변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앵커]



지금 경제주간지도 들고 나왔는데요. 아무래도 정보가 일본 언론들이 더 많을 텐데 혹시 접촉을 좀 해 봤습니까?



[기자]



저희가 공식 인터뷰를 요청했는데 거절당했습니다.



동향경제가 보도한 내용은 '미쓰비시가 알려진 것보다 정말 규모가 큰 재벌 그룹이다'라는 일종의 칭찬 기사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희가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취재하고 있다고 하자 인터뷰를 거절했는데요.



다만 이메일로 답변을 하나 보내왔습니다.



미쓰비시는 재벌 해체 이후 현재도 인적, 자본적인 관계가 있는 그룹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이사진들의 이동이 있는 등 짬짜미 의혹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구조를 좀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강제 동원의 배상 책임이 있는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에 있는 다른 미쓰비시 계열사들과 연결이 돼 있고 또 그 계열사들은 한국에 지금 법인을 두고 있잖아요. 그러면 배상 책임을 한국에 있는 법인들에게는 지울 수가 없는 겁니까?



[기자]



법적으로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법률 전문가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허종선/변호사 : (미쓰비시그룹이) 도의적으로라도 책임을 지면 좋겠지만 이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법률상 강제집행은 오로지 미쓰비시중공업 소유 재산에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이 관련된 국내 자산을 더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내일도 혹시 후속 보도가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입수한 CIA 미국중앙정보국 기밀 문건을 토대로 미쓰비시가 단순한 전범기업이 아니라 전범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내일 보도할 예정입니다.



(제작지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VJ : 서진형·최준호·박상현·남동근 / 영상디자인 : 최석헌·정수임·조성혜·배장근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김초원·정아임 / 취재지원 : 최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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