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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화장실도 사치"…초장거리 운전 '과로 버스' 타보니

[앵커]



시민들이 잠깐 타고 또 내리는 버스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시간 동안 쉬지 않고 버스를 몰아야 하는 버스 기사들이 있습니다. 한 바퀴 길이가 60km이거나, 한 번 운전하면 다섯 시간 가까이 버스 안에 있어야 하는 이른바 '초장거리' 서울 시내버스 노선 기사들 얘깁니다.



밀착카메라 연지환 기자가 함께 버스를 타봤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이용 인원이 가장 많은 버스 중에 하나인 152번 버스입니다.



지금 시간이 출근 시간이 막 시작된 새벽 6시 50분입니다.



이 버스는 이곳 서울 수유동 차고지에서 출발해서 경기도 안양시까지 운행을 하는데, 그 길이가 총 64km나 된다고 합니다.



버스 기사 분들은 이곳에 한번 앉으면 한참을 운행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없을까요?



함께 돌아보겠습니다.



출근 시간, 버스기사 김순기 씨가 버스를 몹니다.



[김순기/152번 버스기사 : (정류장이 총 몇 개예요?) 120개 정도 되죠.]



순식간에 승객들로 꽉 차고 발 디딜 틈 없어집니다.



[김순기/152번 버스기사 : 5분 배차인데 지금 8분 찍고 가잖아요.]



시간은 가지만 속도는 더딥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반이 지났습니다. 운행 거리 중에 4분의 1을 조금 넘었습니다.



버스가 잠깐 멈춥니다.



[김순기/152번 버스기사 : 죄송한데요. 화장실 잠깐만 다녀올게요.]



갑자기 뛰기 시작하는 김 씨, 용변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김순기/152번 버스기사 : 손님들한테 미안해가지고…]



반환점을 돌아도 쉴 곳은 없습니다.



산 옆에 잠깐 차를 대고 숨돌릴 뿐입니다.



[김순기/152번 버스기사 : 대학교에 들어가서 화장실 용무를 보려고 하는데 안양시에서 아예 버스를 못 들어가게 하는 거예요. 기사들이 여기서 많이 다쳤어요. 내려오면서 미끄러워서 머리 깨진 사람.]



4시간 반 만에 차고지에 돌아왔습니다.



간신히 밥을 먹지만 시계에 자꾸 눈이 갑니다.



[김순기/152번 버스기사 : (식후가) 제일 졸릴 시간이에요. 졸리니까 껌을 씹었거든요. 껌 씹지 말라고도 민원 넣더라니까요.]



이렇게 버스에 두 번 몸을 실은 뒤에야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정상근/152번 버스기사 :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많은 분이 민원을 넣는데, (기사들이) 사람으로서 누려야 되는 기본적인 그게 가장 더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한 번 운행에 운행 시간 319분, 5시간을 넘어가는 기사들도 많습니다.



[정상근/152번 버스기사 : 얘기가 나온 지가 5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개선이 안 된다는 건 불행한 일이죠.]



742번 버스 기사 이성준 씨가 버스에 올라탑니다.



이 버스는 올해 초 운행 거리가 10km 늘어났습니다.



[이성준/742번 버스기사 : 전에도 시간이 밀리거나 그러면 식사나 화장실 문제나 그런 걸 해결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거의 해결을 못 하는 수준이에요.]



배차 간격이 벌어지면 마음은 답답해집니다.



[이성준/742번 버스기사 : 교차로 잘못 걸리면 앞차하고 30분도 40분도 벌어져요. 강남에 갔다가. 민원 많이 들어오죠. 배차 간격 왜 이러냐, 몇 시 차 아니냐. 짜증도 많이 내고.]



노선이 추가돼 운전 시간이 1시간은 더 늘었다고 합니다.



버스가 잠깐 멈춥니다.



[이성준/742번 버스기사 : 앞으로 오시겠어요? 내리실 분들.]



화장실을 가기 위해섭니다.



아직 반환점을 못 돌았습니다.



더 가야합니다.



연장된 회차 지점까지 오는 데 30분이 조금 넘게 걸렸습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깐 멈춰 세운 시간은 3분이 채 안 됐습니다.



차고지에 돌아온 시간은 저녁 5시 50분, 비교적 안 막히는 시간인 오후 1시 20분에 출발했지만, 4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숨돌릴 틈이 없습니다.



[이성준/742번 버스기사 : 다음 시간이 이거예요. 18시 2분이라고 되어 있잖아요. 밥을 못 먹어. (14분 남았는데요.) 또 나가야 해요.]



잠깐 허리 펴는 게 전붑니다.



[이성준/742번 버스기사 : 시간이 없으니까 전 빨리 갔다 갈게요. 수고하셨어요.]



기사들은 운행 시간과 승객 안전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송명/742번 버스기사 : 손님도 봐야 하고 신경 써야죠, 스트레스도 받는데 어떨 때는 앞차가 서 있는지 안 서 있는지도 몰라요.]



742번 버스 기사들은 조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만수/버스기사 :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시간이에요. 그 시간을 충분하게 휴식은 바라지도 않지만 최소한의 화장실이나 이런 기본권도 만들어주지 않고.]



5년 전 서울시는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27개 장거리 버스를 대상으로 노선 조정을 검토 하겠다고 했지만, 올해까지 크게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기존 이용객들 민원으로 조정에 어려움이 있다"며 "올해 안에 5개 노선을 추가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넓어 보일지 모르지만, 버스 운전석은 줄자로 재보면 폭이 78cm 남짓입니다.



버스 기사들은 이 반 평도 안되는 곳에서 10시간 가까이 앉아있어야 합니다.



승객 안전에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인데, 정작 노선을 개선하겠다는 서울시 대책은 제자리걸음입니다.



언제까지 기사들의 고통에만 의지해야 할까요.



(VJ : 박선권 / 인턴기자 : 조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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