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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열광한 ‘돈나무 언니’ 위기…기술주 몰락의 전조?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아크인베스트 캡처]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아크인베스트 캡처]

‘돈나무(캐시+우드) 언니’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최근 크게 하락한 탓이다. 월가에 드리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공포가 기술주를 강타한 영향이다.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우드의 대표 ETF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는 전 거래일보다 5.23% 내린 103.9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9일(103.26달러)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지난 2월 12일 연중 최고점(156.58달러)과 비교하면 34%나 하락했다.
하락하는 ‘돈나무 언니’ ETF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락하는 ‘돈나무 언니’ ETF 가격.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서학개미도 사랑한 기술주의 상징

지난 9일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톤에 있는 테슬라 매장의 모습.[AP=연합뉴스]

지난 9일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톤에 있는 테슬라 매장의 모습.[AP=연합뉴스]

ARKK는 기술주의 상징과도 같은 투자상품이다. 고평가 기술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당장 실적이 크지 않아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주식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했다. 
 
테슬라(11.06%)의 비중이 가장 크고, 원격의료 업체 텔라독 헬스(6.28%)와 스트리밍 플랫폼 로쿠(5.27%) 등에 집중 투자했다.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코로나19 이후 주목받고 있는 원격화상회의 플랫폼 업체 줌, 세계 최대 음원 사이트 스포티파이 등도 주요 자산이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들 기업이 주목받으면서 ARKK는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14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우드는 ‘월가의 황금손’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서학 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우드를 ‘돈나무 언니’로 부르며 열광했다. 
 
서학개미의 투자금도 상당하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ARKK는 4억2812만 달러(약 4794억원)에 이른다. 해외 주식으론 15위, ETF 중에서는 2번째로 규모가 크다. 결제 규모로 따져도 ARKK는 서학개미가 올해 들어 9번째로 많이 순매수(2억5055만 달러)한 해외 주식이다.
 

테슬라·줌·코인베이스 급락에 투자자 이탈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코인베이스 직원이 이날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축하하며 타임스스퀘어 광고판에 나온 코인베이스 로고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AP=연합뉴스]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코인베이스 직원이 이날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것을 축하하며 타임스스퀘어 광고판에 나온 코인베이스 로고를 스마트폰으로 찍고 있다.[AP=연합뉴스]

ARKK의 하락세는 지난 2월부터 본격화됐다. 비슷한 시점에 편입한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한 탓이다. 10일 ARKK가격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테슬라(-6.44%)와 텔라독 헬스(-6.61%), 로쿠(-4.92%), 줌(-2.29%) 등의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293.45달러)만 11%나 오르며 그나마 선방했지만 지난달 14일 상장일 마감가격(328.28달러)과 비교하면 10% 넘게 하락한 상태다. 
 
수익률이 미끄러지고 있지만 우드는 자신의 판단이 틀리지 않는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CNBC에 “우리가 투자하는 종목의 주가가 내려가고 있지만, 기분 좋은 조정”이라며 “(주가) 방어력이 있는 애플 주식을 팔아 혁신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최소 5년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며 "목표수익률을 오히려 연평균 15%에서 25~30%로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나와 인터뷰하고 있다. 캐시우드는 ARKK의 하락에 대해 “현 상황이 마음에 든다. 최소 5년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아크인베스트 유튜브 캡처]

지난 8일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가 자사 유튜브 채널에 나와 인터뷰하고 있다. 캐시우드는 ARKK의 하락에 대해 “현 상황이 마음에 든다. 최소 5년을 보고 투자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아크인베스트 유튜브 캡처]

우드의 주장에도 투자자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이번 달에 ARKK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1억 달러가 넘었다. 4월 28일 이후 7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ARKK뿐만 아니라 차세대 ETF 등 우드가 운용하는 4개의 ETF까지 포함하면 20억 달러의 자금이 이탈했다.
 

인플레·금리 인상 공포, 우드도 못 피해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앞을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드 앞에 부는 역풍은 최근 부는 금리 인상의 공포에서 비롯했다. 미국 경제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진다면 성장주엔 큰 타격이다. 기술주는 미래의 기대수익이 주가에 미리 반영되는 특성 때문에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이를 우려한 투자자가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갈아타면서 ARKK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출신 투자분석가 짐 크레이머는 CNBC 프로그램에서 “최근 나타난 경기 회복세에 투자자들은 ‘화려한 주식’(성장주)을 버리고 ‘지루한 주식’(전통 가치주)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지루한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연일 강세다. 10일 292.33 달러를 기록하며 올해 들어 26% 상승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1분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전체 자산의 70%가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코카콜라 등 검증된 기업에 집중돼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기술주가 주목받으면서 펀더멘털이 좋지 않은 종목까지 주가가 상승했지만, 이런 과열이 최근 기술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ARKK의 성과가 부진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더 유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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