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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중 안쓰러워 입양" 해놓고…입양 후엔 운다고 때렸다

두 살 입양아를 학대해 의식 불명에 빠트린 혐의를 받는 양부 A씨가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뉴시스

두 살 입양아를 학대해 의식 불명에 빠트린 혐의를 받는 양부 A씨가 11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뉴시스

“아이에게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두살 된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트린 양부는 11일 "아이에게 안 미안한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이같이 답했다. 양부 A씨(38)는 이날 오후 구속영장 청구에 따른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수감 중인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섰다.
 
A씨는 부인도 학대에 가담했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아이를 언제부터 학대했는지 등을 묻는 말엔 응하지 않고 경찰 호송차에 올랐다.  
 

“자주 울길래 때렸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양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수원지법 오대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의 우려가 인정된다"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에 따르면 A씨는 “딸이 자주 울고, 달래도 칭얼거리는 등 말을 잘 듣지 않아 때렸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A씨는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입양한 두 살짜리 딸을 때려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지난 8일 긴급체포됐다.
 
B양은 같은 날 오후 6시쯤 집 인근 병원으로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갔다가 인천 가천대 길병원으로 이송됐다. 두 병원 의료진은 B양이 뇌출혈 증상을 보이고 얼굴과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자 아동학대를 의심해 각각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A씨는 지난 4일과 6일, B양이 병원으로 이송된 8일까지 손이나 나무 재질의 구둣주걱 등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A씨는 “딸이 칭얼거려 오전에도 손으로 몇 대 때렸는데 이후 일어나질 않아 병원에 데려갔다”고 말했다. A씨의 부인(37)도 남편이 딸을 때리는 것을 보고 말리지 않고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지 않는 등 보호에 소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로 불구속 입건됐다.
 

봉사 활동하다가 입양한 딸

A씨 부부는 초등생부터 유치원생까지 4명의 친자녀를 양육해오다 지난해 8월 B양을 입양했다고 한다. A씨 부인이 평소 여러 보육원 등에서 봉사활동을 했으며 2019년엔 B양이 있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B양을 돌봤다. 그는 “안쓰러워서 입양을 결정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당시 A씨도 입양에 동의했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B양을 입양한 이후 화성시로부터 입양축하금 100만원을 받았고, 매달 양육보조금 15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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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후 사후관리를 맡는 입양기관은 지난해 10월 A씨 집을 방문하고 올해 1, 4월 전화와 이메일 상담을 통해 B양의 상태를 살폈다. 하지만, “부모·형제 등과 애착 관계가 형성되는 등 특이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화성시는 올해 초 가정을 방문해 상담을 진행했는데 "양육환경 양호"라는 결과를 냈다. 이들 부부가 B양을 입양한 이후부터 이번 폭행 사태 이전까지는 학대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양의 몸에서 오래된 멍 자국이 발견됐다는 의료진 등의 의견에 따라 이들 부부가 5월 이전에도 B양을 확대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또 B양 학대에 부인이 가담했는지, 이들의 다른 자녀들도 학대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B양은 현재 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며 아직 의식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최모란·채혜선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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