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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가 벤츠 몰고 햄버거 배달…배달원 모집 17만명 모였다

지난 3월 2일 서울시내에서 오토바이 기사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 배달 음식 시장이 3년 새 6배 이상 커졌다. 온라인 주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7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78.6% 늘었다. 2017년 2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6.4배 수준이다. [연합뉴스]

지난 3월 2일 서울시내에서 오토바이 기사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 배달 음식 시장이 3년 새 6배 이상 커졌다. 온라인 주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7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78.6% 늘었다. 2017년 2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6.4배 수준이다. [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에서 디저트카페를 운영 중인 임지은(가명·29)씨는 지난달 말 카페를 쉬는 휴무일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쿠팡이츠 배달파트너’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본인 차량을 등록하자 곧바로 배달이 가능했다. 인근 치킨업체의 배달요청 알림이 휴대폰 진동으로 울렸다. 배달요금은 4930원. 임씨는 본인의 아우디 차량을 몰고 치킨업체에서 음식을 픽업해 평창동으로 배달했다. 임씨는 이렇게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5건씩 이틀 동안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의 통장에는 열흘쯤 뒤 이틀치 배달료 5만원 정도가 입금됐다. 임씨는 “코로나19 탓에 카페 영업이 언제 제한될지 몰라 불안한 마음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해봤다”며 “비대면 배달이라 문 앞에 두고만 오면 돼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최근 1년간 일반인 배달 '알바'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음식 배달 시장이 확 커지면서 일반인 배달 시대가 열리고 있다. 대학생부터 주부, 회사원, 고령자 등이 아르바이트하듯 때때로 배달을 하고 수십만원씩 수입을 올린다. 이렇게 최근 1년 사이 배달에 뛰어든 사람만 수 만명이고, 이들이 이용하는 배송 수단도 도보부터 퀵보드, 자신의 벤츠 차량까지 가지각색이다. 10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GS리테일 등이 일반인 누구나 배달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앱을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2019년 5월 배달파트너 모집을 시작했고, 배민이 그 해 7월 배민 커넥트를, GS리테일은 지난해 7월 우리동네딜리버리(우딜)을 출범했다. 
 

1년새 수 만명이 배달 시작  

배달을 시작하려면 앱을 다운받고 운송수단을 등록해야하는데 앱 가입자수가 최근 1년간 급증했다. 배민 커넥트 가입자수는 2019년 12월 1만여 명에서 지난해 12월 5만여 명이 됐다. 우딜은 지난해 말 배달원 3000명 모집이 목표였는데 세 배가 넘는 1만 명이 가입했다. 올해 4월까지 가입자수는 7만 명까지 늘었다. 쿠팡이츠는 배달파트너 수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올 초까지 가입자수가 5만여 명 정도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포장·배달 음식이 늘어난 지난해 8월25일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이 포장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포장·배달 음식이 늘어난 지난해 8월25일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이 포장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연합뉴스

배달앱 배달원 등록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배달앱 배달원 등록 현황.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일반인의 배달 수단도 도보부터 자전거·전동킥보드·오토바이·자동차까지 다양하다. 쿠팡이츠·배민은 모든 운송수단이 가능하고, 우딜은 도보 배달만 할 수 있다. 서울 성수동에서 수제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38)씨는 “벤츠 외제차를 몰고 와서 햄버거 주문배달 봉지를 들고 가는 40대 주부도 봤다”며 “도보·자전거·퀵보드 배달원도 자주 본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우딜 배달원 중엔 80대 노인 분도 있다”고 귀띔했다.
 

"주부가 벤츠 타고 햄버거 배달"  

일반인 배달 시대가 열린 건 코로나19로 음식배달 시장이 팽창하며 배달원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으로 이뤄지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이 지난해 17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8.6%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과 비교하면 시장이 6.4배 성장했다. 특히 쿠팡이츠가 빠른 배달을 목표로 ‘한 건 배달’을 내세우며 재작년부터 일반인 배달원 모집에 나선게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음식서비스 거래액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음식서비스 거래액 추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원이 대학생부터 주부, 회사원, 고령층 등 남녀노소 다양하다”고 했다. 배달에 나선 이들은 “간편하게 부업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직장인 김모(35)씨는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간편하게 용돈벌이가 가능하다”며 “주말에만 배달 알바를 하는데 40만~50만원 정도 번다”고 말했다. 배민 커넥트의 경우 배달요금 체계는 배달거리 1.5㎞까지 건당 평균 3500원이고 초과 500m당 500원씩 추가된다. 하지만 주문량이 몰리는 점심·저녁 때는 배달료가 건당 5000~6000원씩 한다. 
   

배달 전업자는 일평균 1만명  

다만 배달업계에 따르면 매주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일반인은 각 업체당 일평균 1만 명선이다. 5만 명 이상 가입해도 호기심에 몇 번 해보고 관두는 이들이 많고, 꾸준히 배달하는 인원은 하루 1만 명 정도라는 얘기다. 한 배달업계 관계자는 “취직 준비하는 20대, 코로나19로 수입이 줄어 '투잡'을 뛰는 30~40대 등 생계형인 경우가 많다”며 “매일 배달을 10여건씩 하면 한 달에 300만~400만원도 번다”고 말했다. 올해 최저임금 시급이 8720원이고, 월급은 182만원 정도다. 
 
아르바이트형 음식배달, 배민커넥트. [사진 우아한형제들]

아르바이트형 음식배달, 배민커넥트. [사진 우아한형제들]

일반인이 배달원으로 참여해 편의점 GS25의 상품을 도보로 배달해주는 플랫폼인 '우리동네딜리버리'(이하 우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지난해 8월19일부터 정식 운영됐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우딜 앱을 이용해 '우친'으로 불리는 배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진은 1호 우친으로 위촉된 장영은 씨.연합뉴스

일반인이 배달원으로 참여해 편의점 GS25의 상품을 도보로 배달해주는 플랫폼인 '우리동네딜리버리'(이하 우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지난해 8월19일부터 정식 운영됐다. 만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우딜 앱을 이용해 '우친'으로 불리는 배달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사진은 1호 우친으로 위촉된 장영은 씨.연합뉴스

 
하지만 기존에 없던 배달 형태이다보니 일부 사각지대도 생긴다. 배달업체는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 발생시 처리를 위해 관련법상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들고 있지만, 쿠팡이츠의 경우 배달시간 월 118시간·월수입 120만원 이상일 경우에 한해서만 보상해준다. 일정 시간 이하로 배달하다가 사고가 생기면 오롯이 본인 몫이다. 또 운송수단이 배달업체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대인·대물 피해가 발생하면 개별 민간보험으로 처리해야 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늘고, 투잡이 일반화되는 트렌드와 맞물려 ‘프리랜서 이코노미’가 등장했다”며 “전자상거래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거라 시대 변화에 맞춰 보험정책 등 관련 법 또는 제도 전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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