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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복당' 싸움 터졌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 국민의힘 [뉴스분석]

홍준표 무소속 의원. 우상조 기자

홍준표 무소속 의원. 우상조 기자

 
4·7 재·보선이 끝난 지 한 달이 흘렀다.

홍준표 “이제 돌아갈때” 복당 선언
주호영 “대통합 필요” 찬성 입장
김웅 “시한폭탄 안고 살거냐” 반대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적인 패배 이후 빠르게 당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 잇따라 치러진 당내 선거에서 친문 성향의 윤호중 원내대표와 비문 성향의 송영길 대표가 각각 선출됐다. 친문이냐 비문이냐의 택일보다는 당내 힘의 균형을 통해 집권여당이 안정을 택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초반 행보도 외연 확장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송영길 대표는 당선 이튿날인 지난 3일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를 참배했다. 여권 핵심 인사들이 절대적으로 옹호했던 방송인 김어준씨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사실관계를 허위로 쓰는 것은 엄격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보선 때 “김어준이 없는 아침이 두렵지 않느냐”고 했던 데 비하면 김씨와 다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작성한 방명록. 오종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현충원을 방문해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뒤 작성한 방명록. 오종택 기자

 
이렇듯 당내 정비작업 뒤 내년 3·9 대선 채비에 들어간 민주당과 반대로 국민의힘은 재·보선 뒤 내홍이 커져가는 양상이다. 대승을 이끌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난 뒤 ‘리더십 실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 새 리더십을 옹립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되는 건 여느 정당이든 거치는 통과의례다. 건강한 정당이라면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각자의 비전이 충돌하거나 정책 방향을 놓고 논쟁이 활성화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자칫 홍준표(5선·대구 수성을) 의원의 복당 문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최대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뒤 자유한국당 시절 당을 이끌었던 홍 의원은 지난해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탈당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으로 돌아갈 때 됐다”…홍준표, 복당 의지 

 
국민의힘 전당대회 날짜(6월 11일)가 정해지고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된 10일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제 당으로 돌아갈 때가 됐다”며 복당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당헌·당규에 따른 복당 절차를 조속히 밟으라”고 요구했다.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당내 입당 반대 여론에 대해선 “복당 여부는 당원과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홍 의원 스스로는 “당이 위기 때마다 희생했다”고 강조하지만 당내에선 그에 대한 호불호가 뚜렷히 나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왼쪽) 의원과 김웅 의원. 중앙포토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왼쪽) 의원과 김웅 의원. 중앙포토

 
당장 전당대회에 나선 유력 후보들의 입장도 엇갈린다. 10일 출마 선언을 한 주호영(5선·대구 수성갑) 전 원내대표는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대화합·대통합이 필요하다”며 복당 찬성 입장을 보였다. 반면 ‘초선 대표론’을 주창하고 있는 김웅(초선·서울 송파갑) 의원은 “시한폭탄을 안고 살 거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기현 대행은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이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이 나오자 “(복당 여부는) 급한 문제가 아니다”며 “의논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홍준표 복당’ 논란이 국민의힘 분열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건 그 이면에 미묘한 계파 갈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포 포럼’을 이끌며 원외에서 당내 여론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김무성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등 이른바 구(舊)주류는 김종인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재·보선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지체되자 공개적으로 김 전 위원장을 비난했던 쪽도 이들이다.
 
반면 전체 국민의힘 의원 101명 중 과반이 넘는 56명(55.4%)에 해당하는 초선 그룹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능력을 인정하며 대선 국면에서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어느 정도 의견이 모아져 있다. 여기에 이른바 ‘국민의힘 최대 계파’로 불리는 유승민계 의원들도 김 전 위원장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신(新)주류와 구주류를 가르는 핵심 인물이 김종인 전 위원장이고, 김 전 위원장과 관계가 껄끄러운 주요 인사 중 하나가 홍 의원이다.
 

‘홍준표 복당’ 이면에는 구주류-신주류 미묘한 갈등  

 
정치권에선 제1야당인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이 계속될 경우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윤석열 검찰총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지대로 갈 것이냐, 기성 정당에 입당할 것이냐의 선택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윤 전 총장의 입장에서 국민의힘이 과거 지향적 갈등 양상을 보인다면 행선지로 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부친과 가깝다고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아서는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면 (참신한) 이미지가 훼손될 게 아니냐”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건 또 다른 계기를 만들어서건 과거와 크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면 그 때는 그 부담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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